30일 서울 코엑스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25주년 행사 참석
젠슨 황 "내일 큰 발표", 이재용 "왜 아이폰 많죠", 정의선 "롤 해봤어"
엔비디아, 삼성, 현대차 3대장, '협업' 앞두고 재치 있는 발언 눈길
젠슨 황, 31일 경주 APEC에서 삼성전자·현대차 그룹과 중대 발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GPU) '지포스' 출시 25주년 행사에 참석해 있다.ⓒ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가 31일 경주 APEC CEO 서밋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과의 큰 협업을 발표할 것을 예고하고 나선 가운데 동맹을 맺은 세 CEO간의 재치 있는 입담이 눈길을 끈다.
황 CEO는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무대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과 나란히 올라 "내일 굉장히 큰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젠슨 황 CEO가 "내가 삼성의 그래픽 메모리를 쓰던 시절, 이재용 회장은 아주 어렸다"고 말하자, 이 회장은 "젊고 거만하죠"라는 재치 있는 답변으로 응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자신을 촬영하는 관중들을 바라보며 "근데 이렇게 아이폰이 많아요?"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이날 행사의 메인이 '게이밍 생태계'임을 감안해 "제가 이래 보여도 여기서 막내다. 아들을 따라 롤을 해본 적도 있다"고 하며 게임 이력을 밝히기도 했다. 이전보다 한층 더 밀착된 분위기를 연출한 모습이다.
이는 세 기업간의 협력 논의가 이미 안정적으로 형성돼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보인다. 반도체와 모빌리티 산업에서 AI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현대차·엔비디아 3각 협력 구도가 본격적으로 표면화되는 신호라는 해석이다.
이날 행사는 엔비디아 GPU(그래픽카드) '지포스'의 한국 출시 25주년을 기념하는 자리로 당초 황 CEO는 참석이 예정돼 있었으나 이 회장과 정 회장의 참석은 예정에 없던 '깜짝 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회장은 이날 무대에서 "엔비디아는 25년 전 삼성반도체 GDDR D램을 써서 지포스 256라는 제품을 출시했다. 그 사이에 업앤다운도 있었지만 정말 중요한 파트너였고 지금까지 같이하고 있다"고 돈독함을 과시했다. 이어 "젠슨은 최고의 혁신가이자 기업가, 존경하는 경영인"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회장도 무대에서 "미래에 엔비디아 칩이 차로 들어오고 로보틱스로 들어와 저희와 더 협력할 것 같다. 꼭 여러분들이 차에서 더 많은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CEO는 오는 31일 경주에서 열리는 CEO 서밋에서 특별 세션 연사로 나선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한국 기업들과 AI, 반도체, 로보틱스 등 전방위적인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0일 서울시내 한 치킨집에서 '치맥회동'을 하고 있다ⓒ뉴시스
앞서 젠슨 황 CEO는 엔비디아 행사 무대에 오르기 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깐부치킨'에서 이 회장, 정 회장과 70여분간 치맥 회동을 가졌다. 세 사람은 치킨과 맥주를 나눠 먹으며 '러브샷'을 하기도 했다. 황 CEO는 기자·시민들과 질의 응답에서도 "힌트를 드리자면 그 소식은 인공지능(AI), 그리고 로보틱스와 관련된 것일 것"이라고 삼성-현대와의 협력을 예고한 바 있다.
회동 장소로 깐부 치킨을 택한 배경에는 '깐부(친한 친구나 동료를 뜻하는 은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담겼다는 해석도 나온다. 황 CEO는 식당에 들어서기 전 취재진과 만나 "우리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대해 많은 발표가 있을 것이고 삼성과 HBM 관련 논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최근 HBM3E 양산과 HBM4 샘플 공급을 확대하며 AI 서버용 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에서의 경쟁력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음을 공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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