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급, GPU 6만장 수용 규모의국내 최대 AI DC
축구장 11개 달하는 부지서 지상 5층 건물 탄생 예정
SK에코플랜트·SK텔레콤·SK브로드밴드·SK가스 등
ICT분야·에너지 계열사 대거 참여…"AI 강국 여정 선도"
2027년 가동 예정인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조감도 ⓒSK그룹
지난 10월 29일 찾은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내 2만평(약 6만6000㎡) 규모의 부지. 축구장 11개 크기에 달하는 이곳에는 향후 국내 최대 규모의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 8월 첫 삽을 떠 현재 공정률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지만, 수십명의 인부가 투입된 이 공사가 마무리 되면 지상 5층 규모, 100㎿급, 그래픽처리장치(GPU) 약 6만장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만날 수 있다.
이날 현장에서는 인부 54명과 굴삭기 5대, 덤프트럭 3대가 투입돼 건물 하중을 지탱하기 위한 기초 말뚝(파일) 시공을 진행 중이었다. 이 파일은 AI 데이터센터의 안정적 구조를 지탱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SK그룹 계열사 밀집한 울산…"전력 공급 여건 탁월"
국내 최초 공랭·수랭식의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냉각
SK에코플랜트가 시공 중인 SK AI DC 울산 현장에서 기초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 ⓒSK에코플랜트
SK그룹은 지난 6월 글로벌 클라우드 그룹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울산에 AI 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고 발표했다. 시공은 SK에코플랜트가 맡았다.
현장에서 만난 이동규 SK에코플랜트 현장소장은 이번 프로젝트의 경쟁력은 'AI 데이터센터'라는 데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장비 및 네트워크를 단순 임대하는 방식의 과거 설비와 달리 AI 데이터센터는 고도화된 AI 서비스 제공은 물론 AI 자체의 학습과 추론까지 가능하도록 구성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전력밀도는 최대 10배, 발열해소를 위한 냉각용량 역시 10배 이상으로 구축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고발열, 고전력 장비로 구성되는 AI 데이터센터가 최고 성능을 안정적으로 내는데 시공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가동을 위해 전력, 열원, 공조 설비의 무중단 운영(MEP) 설루션이 핵심이라며 "유사 시 전력 및 냉수공급 루트를 확보해 안정성을 극대화했다"고 밝혔다.
AWS가 SK그룹을 AI 시대의 '동반자'로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5~10배의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에너지 공급망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때문에 AI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들도 전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SK가스가 한국석유공사와 합작 설립한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 전경 ⓒ데일리안 고수정 기자
현재 상업 운전 중인 코리아에너지터미널 LNG탱크 ⓒSK가스
AI 데이터센터 부지는 전력 공급 여건이 탁월하다. 인근의 SK가스에서 LNG 연료를 공급받는 SK멀티유틸리티 발전소에서 한국전력 요금보다 낮은 가격으로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가능하다. 이 발전소는 온실가스를 줄이면서도 효율적 운영이 가능한 구조다. 향후 SK는 데이터센터를 1GW 규모로 확장해 동북아 AI 허브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김재석 SK브로드밴드 AI DC 기술본부장은 "울산은 우리 그룹의 생산 모태다. 그룹사가 가지고 있는 상당히 많은 부지가 있다. 현재 100㎿로 시작하지만 언제든지 확장 가능한 부지를 확보했다"며 "SK멀티유틸리티라는 LNG 복합박전소가 있고, 향후 900㎿까지 확장할 수 있는 SK가스에서 하는 1.2GW 규모의 LNG·LPG 겸용 발전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전국망 네트워크를 통해 수도권과 울산 다중 경로의 안정적인 초고속 전용회선으로 연결된다. 지리적 핸디캡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며 "설계와 건설은 SK에코플랜드가 담당하고 서버들이 잘 동작하기 위한 MEP는 SK AX가 담당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현재 8개 데이터센터를 수도권에서 운영 중이다. 업력은 25년 이상으로, 이 모든 역량의 최적지가 울산이라고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AI 서버는 0.1℃의 온도 편차에도 성능이 좌우될 수 있다. 이를 위해 SK는 공랭식과 수랭식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냉각 시스템을 적용한다. 특히 수랭식중에서도 DtC(Direct to Chip) 방식이 도입돼, 냉각수가 직접 CPU나 GPU 칩에 전달돼 열을 효율적으로 제거한다. 모든 전력·통신·냉수 라인은 이중화 되어 365일 무중단 가동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SK는 자사 발전소를 활용해 전력 단가를 절감하고, 첨단 냉각 기술을 통해 전력사용효율(PUE)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또한 울산이 분산에너지특화지역으로 지정되면 전력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전력 구매 계약(PPA)을 체결할 수 있어, 망 사용료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김 본부장은 "특구 지정 시 혁신적인 요금제와 유연한 전력 공급 체계가 가능하다"며 "울산항 부근에 세계 최대 규모인 6GW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가 추진되고 있다. 2032년쯤에는 수급이 될 예정으로, 다양한 에너지원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그룹, AI DC 시너지 극대화…"미래 구축 중요한 인프라"
"SK, 대한민국이 AI 강국으로 향하는 여정을 선도할 것"
이동규 SK에코플랜트 현장소장이 10월 29일 SK AI DC 울산 시공 관련 사안을 기자단에 브리핑하는 모습 ⓒ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AI 데이터센터 시장이 본격 개화할 것으로 보고, 시공·운영·설루션 등 전 영역에서 입지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또한 ICT·반도체·에너지 등 SK그룹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AI 데이터센터 관련 핵심 기술을 내재화하고, AI 인프라 구축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을 중심으로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의 핵심 거점을 확보, 전국 단위의 AI 인프라 확장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AI 3대 강국' 실현에도 적극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SK텔레콤은 울산광역시와 AI 데이터센터 구축 및 고객사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협력은 물론, 하이퍼스케일급 AI 데이터센터를 향후 GW급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로 확장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별도로 체결한 바 있다.
또한 SK텔레콤은 지난 9월 세계적인 AI 데이터센터 설루션 기업인 슈나이더 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과 MEP장비 통합 구매 계약을 체결해 양사의 전략적 협력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은 데이터센터 운영 효율성 극대화 및 SK텔레콤 AI DCIM(Data Center Infrastructure Management) 설루션의 기능을 고도화 할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은 대한민국 디지털 경제의 근간을 세우고 미래를 구축하는 중요한 인프라가 될 것"이라며 "SK는 대한민국이 AI 강국으로 향하는 여정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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