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사극부터 중년 로코, 로맨스로 승부수 띄운 TV 드라마들 [D:방송 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5.11.03 07:04  수정 2025.11.03 07:04

묵직한 사극에 ‘영혼 체인지’라는 판타지적 설정으로 재미를 배가한 색다른 로맨스부터 중년 톱스타를 비롯해 현실에 발을 디딘 청춘들의 멜로까지. TV 드라마가 로맨스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무거운 장르물보다는, 가벼운 로코가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요즘, 얼마나 트렌디한 전개로 호응을 끌어낼지 각 드라마의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먼저 현재 방송 중인 SBS 금토드라마 ‘우주 메리 미’는 ‘리얼한’ 청춘 로맨스로 시청자들에게 가깝게 다가간다. 최고급 신혼집 경품을 사수하려는 두 남녀의 달달살벌한 90일간의 위장 신혼기를 다루는 이 드라마는, 전세 사기에 파혼까지 당한 주인공 메리(정소민 분)가 새로운 사랑을 찾는 과정을 그린다.


전 남자친구 우주(서범준 분) 대신, 새롭게 만난 우주(최우식 분)와 우연히 얽히며 감정을 키워가는 전개는 익숙하지만, 그 안에 위장 결혼’이라는 선택을 하기까지의 과정을 섬세하게 다루며 팍팍한 청춘 현실을 녹여낸 것이 강점인 작품이다.


1일 첫 방송을 시작한 KBS2 새 토일 미니시리즈 ‘마지막 썸머’는 이보다 더 ‘풋풋한’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우주 메리 미’가 현실적인 에피소드로 시청자 공감을 노린다면, ‘마지막 썸머’는 청량한 ‘여름 로맨스’로 판타지를 충족한다.


어릴 적부터 친구인 남녀가 판도라의 상자 속에 숨겨둔 첫사랑의 진실을 마주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리모델링 로맨스 드라마로, 건축이라는 소재와 청춘 로맨스를 적절하게 버무렸다.


어린 시절부터 친구였던 백도하(이재욱 분), 송하경(최성은 분)의 묵은 상처 또는 감정이 묵직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소꿉친구로 시작해 감정을 싹틔우면서, 동시에 삼각관계로 긴장감을 조성하는 로코의 정석적인 전개가 예고됐다. 이에 전작인 판타지 액션 ‘트웰브’, 마약 소재의 범죄물 ‘은수 좋은 날’과는 ‘다른’ 재미를 기대케 한다.


방송을 앞둔 MBC 금토드라마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는 판타지와 사극의 재미가 어우러진 로맨스 드라마다. 웃음을 잃은 세자와 기억을 잃은 부보상의 ‘영혼 체인지’ 역지사지(易地四肢) 로맨스 판타지 사극으로, 영혼이 뒤바낀 뒤 벌어지는 좌충우돌로 웃음을 선사한다. 여기에 조선의 왕세자 이강(강태오 분)을 향한 위협과, 이에 위기를 맞게 될 이강, 박달이(김세정 분)의 서사로 ‘로맨스 사극’ 특유의 애틋함이 기대되는 상황. ‘옷소매 붉은 끝동’, ‘밤에 피는 꽃’ 등으로 퓨전 사극의 재미를 선사했던 MBC가 이번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 외에도 배우 이정재, 임지연이 나선 tvN ‘얄미운 사랑’은 40대 톱 배우 임현준, 기자 위정신의 ‘혐관’(혐오 관계) 로맨스로 기대감을 자아내는 등 ‘다양한’ 로맨스 드라마들이 안방극장을 채우고 있다.


일상적인 소재로 공감을 끌어내면서, 동시에 코믹한 분위기로 진입장벽을 낮추는 ‘무겁지 않은’ 작품들이 요즘 시청자들에게 ‘통하는’ 소재가 된 가운데 로맨스, 특히 로코가 방송가의 인기 선택지가 됐다.


다만, 요즘 시청자를 겨냥하는 만큼 트렌디한 전개는 필수다. 한 예로, 현재 방송 중인 ‘우주 메리 미’에서는 가정의학과 전문의 윤진경(신슬기 분)이 공원 러닝 중 심정지 환자를 발견해 심폐소생술을 하는 장면이 담겼는데, 이때 윤진경을 몰래 촬영하는 인물이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당시 이를 눈치챈 백상현(배나라 분)이 윤진경에게 외투를 덮어주며 “좀 가리셔라”라며 자신이 직접 심폐소생술을 이어가는가 하면, 이후 몰카범을 쫓아가 붙잡으며 “불법 도촬은 징역 7년·벌금 5000만원 이하. 상습범이면 선처 없다”,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서 그냥 봐주는데, 다음엔 얄짤없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담겨 빈축을 샀다.


불법 촬영이 이뤄지는 장면을 적나라하게 포착한 것은 불필요했다는 지적부터 백상현이 몰카범을 ‘대리 용서’하는 모습은 자칫 불법 촬영 범죄를 가볍게 여기게 할 수 있다는 비판이 쏟아진 것이다. 이렇듯 지금의 시청자들이 요구하는 섬세한 감수성은 기본, 요즘 시청자들이 원하는 니즈를 파고들 수 있을지, 안방극장을 채운 로맨스 드라마의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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