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극장 개봉 후 공개… 오스카 자격·홍보 속 극장가 다양성도 견인 [D:영화 뷰]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5.11.05 15:13  수정 2025.11.05 15:15

넷플릭스가 오스카(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출품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극장 개봉 후 공개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프랑켄슈타인’(11월 7일 공개 예정)은 스트리밍 공개에 앞서 2주간 극장 상영을 진행했고, 캐스린 비글로 감독의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 역시 북미에서 먼저 개봉됐다.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는 8일부터 국내 극장에서도 관람할 수 있다. 두 작품 모두 내년 3월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 주요 부문 진출이 유력하다.


넷플릭스가 극장 개봉을 택한 이유는 최소 7일 연속, 하루 3회 이상, 이 중 한 회는 오후 6~10시 사이 상영이라는 오스카 내부 규정을 충족하기 위해서다.


넷플릭스는 수년 전부터 오스카 작품상을 목표로 해왔으며, ‘로마’, ‘아이리시맨’, ‘서부전선은 없다’, ‘파워 오브 도그’ 등 여러 작품이 노미네이트돼 수상했지만 아직 작품상 트로피는 손에 넣지 못했다. 다만 알폰소 쿠아론의 ‘로마’와 제인 캠피언의 ‘파워 오브 도그’는 각각 감독상을 수상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오스카 입성을 위한 명분적 상영에 그쳤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이 같은 시도가 극장가의 인식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제작 편수가 줄고 대형 배급사 중심의 라인업이 편중되자,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흥행성과 화제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대안 콘텐츠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넷플릭스 작품이 관객 유입이 불안정한 시기에 일정 수준의 흥행을 보장하는 흥미로운 카드로 작용하고 있다.


눈여겨볼 만한 사례는 오스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다. 이 작품은 지난 8월 극장 개봉 후 주말 1800만 달러의 수익을 기록하고 현재까지 243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극장과 플랫폼 모두에 긍정적인 성과를 안겼다.


업계에서는 “극장은 새로운 관객층을 확보하고, 넷플릭스는 작품의 신뢰도와 노출 효과를 얻는 상호보완적 관계”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향후 더욱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그러나 넷플릭스의 상영 규모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단기 개봉이 대부분으로, 전통적인 배급 시장을 대체하기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넷플릭스의 기본 기조는 여전히 스트리밍 중심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움직임이 극장가의 다양성 회복에 일시적인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넷플릭스의 극장 개봉은 단순한 출품 절차를 넘어, 극장과 플랫폼이 서로의 필요를 채우는 ‘윈윈 구조’로 자리하고 있다. 앞으로 이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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