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민주당 '자찬' APEC 외교 성과
파고드는 국민의힘, 문서화 거듭 강조
국회 비준 필요성도 대두…"헌법 따라야"
"제1야당 역할을 할 뿐…野, 대안 정당으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4일 오전 국회본청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2026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대통령 시정연설을 위해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시위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이 대통령실과 더불어민주당이 '성과'라고 내세우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외교 결과를 연일 정조준하며 제1야당으로서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결과가 문서화 되지 않았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며 국회 비준 필요성을 연계시키는 모습이다.
장동혁 대표는 4일 오후 부산·울산·경남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에서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아직 팩트시트도, 합의문도 공개되지 않았는데, 대통령은 손에 잡히지도 않는 신기루 같은 성과와 장밋빛 미래만 늘어 놓았다"고 직격했다.
장 대표는 "이번 관세 협상은 연 200억 달러씩, 총 2000억 달러의 천문학적인 현금을 쏟아부어야 하는 투자로 끝났다"며 "철강 같은 우리 주력 산업은 살인적인 고율 관세로, 산업의 생존마저 위협 받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원자력 잠수함 핵연료 공급은 '협의'라는 공허한 말장난에 그쳤고, 70조원의 한중 통화스와프는 마치 새로운 성과인 양 포장했지만, 실상은 과거 정부들이 닦아 놓은 길을 '연장'한 것에 불과하다"며 "국민을 상대로 한 명백한 성과 부풀리기다. 정말 '100점 만점의 120점'인지, 두고 보면 알 일"이라고 개탄했다.
국회 비준의 중요성도 내세웠다. 장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관세 협상에 따라 기업들이 많은 부담을 안게 됐다. 그 외에도 국민 1인당 1000만원 가까운 부담을 지는 관세 협상을 해 놓고, 국회에 비준을 받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어떤 오만함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회 비준을 받으면 될 일"이라며 "비준 이후에 국가와 정부에서 특별법이 필요하다면 그때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특별법 논의를 하면 된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를 비롯해 국민의힘 의원들도 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두고 정부를 향해 날을 세우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안철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포스트 APEC 시대, 디테일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회담에서 오간 대화를 구체적 약속과 문서로서 확정하고, 실행으로 결과를 증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이 있다"며 "APEC의 핵심이었던 한미회담 결과를 최종 문서로서 확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의원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핵추진잠수함 건조 '승인'을 두고 오랜 기간 축적된 기술을 토대로 국내에서 자체 건조를 관철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유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와 핵연료 공급 요청을 승인한 것을 두고 "지난 30여년간 원자력 추진 잠수함 연구·개발에 투입된 누적 예산은 '수천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며 "이렇게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한국형 원자력추진잠수함 사업을 접고 미국제 원자력추진잠수함을 도입한다면 천문학적인 예산 낭비 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제1야당으로서 외교 성과를 일방적으로 칭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향후 발생할 문제를 초기 차단하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요구하는 데 방점을 두는 분위기가 읽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상회담 결과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는 없다"며 "정부와 각국과의 정상회담을 보면 성명문이 나와야할텐데 그런 것들이 아무것도 없지 않느냐"라고 쏘아붙였다.
이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니 야당으로서는 당연히 해야 할 말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야당이 지적함으로써 합의문 등이 도출된다면 서로 이익이지 않겠느냐"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당이 강성 이미지가 강한 만큼,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 정당의 면모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수구 정당이 아닌 대안 정당이 돼야 하고, 그러니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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