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입니다"…국민의힘, '李대통령 연설 보이콧'하며 '대여공세 최고조'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5.11.05 04:10  수정 2025.11.05 11:29

국민의힘, '추경호 영장' 반발 '연설 보이콧'

장동혁 "李정권 끌어내리기 위해 힘 모아야"

"秋 영장 가능성 낮다" 전망에 '역풍 기대'↑

'포퓰리즘 예산안·無성과외교' 여론전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4일 오전 국회본청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2026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대통령 시정연설을 위해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시위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이 정부·여당을 향해 전쟁을 선포하며 최고 수위의 대여(對與)공세를 예고했다. 이를 위해 이재명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하고 침묵 시위에 나서면서 공세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내란 특검팀이 추경호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야당탄압과 정치보복에 나선 만큼 이에 준하는 수준의 공세가 필요하다는 전략에서다. 당내에선 추 의원의 수사결과에 따라 정부·여당이 위헌정당 해산심판을 청구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펼쳐질 수 있는 만큼 지금부터 여론전을 펼쳐 확고한 방어선을 구축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4일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의 2026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보이콧(불참)했다. 전날 조은석 내란특검팀이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 야당탄압이자 정치보복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에 대한 반발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이날 오전 국민의힘은 상복 차림으로 의원총회를 열어 정부·여당과 내란특검팀을 향한 규탄대회를 연데 이어, 국회에 도착한 이 대통령을 침묵으로 맞이하는 등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실제로 검은 마스크를 착용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오전 9시 44분께 국회 로텐더홀로 입장하는 이 대통령을 향해 침묵 시위를 실시했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대통령이 입장하는 과정에서 "X져라" "범죄자 왔다" "재판 받으세요"라고 외치며 반발심을 극대화 시키기도 했다.


야당이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연설을 보이콧 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보이콧 한 장본인은 바로 이재명 대통령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22년 10월 25일 민주당 대표를 맡고 있을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보이콧 한 바 있다.


당시 민주당 의원들도 윤 전 대통령이 국회에 들어설 때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로텐더홀에서 침묵시위를 한 바 있다. 민주당 의원들이 보이콧을 결정한 이유는 윤 전 대통령이 미국 순방 당시 야당 의원들을 "이 XX"라고 표현하고,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부당하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10월 25일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민주당 의원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에 들어서자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은 이번 시정연설 보이콧을 시작으로 향후 대여 공세를 최고조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전쟁이다. 우리가 나서서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기 위해 모든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이번 시정연설이 마지막 시정연설이 돼야 한다"고 대여 공세 강화를 공언했다.


이 대통령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국민의힘 의원 107명은 공동 명의의 성명문을 내서 "이재명 정권의 치졸한 야당탄압 정치보복과 특검의 야당 말살 내란 몰이 목적의 무리한 정치 수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야당 인사들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처벌하기 전 이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재판부터 재개돼야 마땅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추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 전형적인 야당탄압이자 정치보복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 공세를 강화할 방침이다. 내란 특검이 윤 전 대통령 지시를 받아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안 표결을 방해했단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계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추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만큼, 이를 막아내야 '위헌정당 해산심판'으로의 확전을 막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14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특검 수사를 통해 국민의힘의 내란죄 동조 행위가 드러난다면 위헌정당 해산 심판을 청구할 것이냐'는 전현희 민주당 의원 질문에 "계엄 해제에 참여하지 않은 것에 계엄에 부화수행하기 위한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다면 그에 따른 처분이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위헌정당 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법무부 장관이 직접적으로 가능성을 시인한 것이다.


추 의원의 구속 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정 장관이 꺼낸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 가능성이, 구속 결정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계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추 의원에 대한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가 인정될 경우, 국민의힘이 전체적으로 계엄에 가담했다는 법적인 해석이 나올 수도 있어서다.


국회의 12·3 비상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추경호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하지만 국민의힘에서는 실제 추 의원이 구속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에 참석했단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역시 지난달 15일 추 의원과 같은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았으나 법원에 의해 기각된 바 있어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복잡하게 법률적으로 따질 필요까지 없이 계엄 당일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국무위원에 대한 종사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는데 전화로 몇 분 통화했던 원내대표가 계엄에 가담했단 주장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느냐"라며 "특검 입장에선 뭐라도 만들어내야 하니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영장을 청구한 것일 텐데, 예상대로 기각이 되면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국가 운영을 비판하는 방식으로 공세 수위를 높일 방침이다. 당장 눈앞으로 다가온 내년도 예산안에서 대규모 국채 발행을 통해 역대 최대인 728조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한 것이 포퓰리즘일뿐 아니라 추후 국가 재정건전성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점을 꼬집는 방식을 통해서다. 아울러 아직 팩트시트조차 발표하지 못한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것 역시 국민의힘의 공세 방식 중 하나로 꼽힌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경남 창원에 위치한 경남도청에서 열린 '국민의힘-부산·울산·경남 지역 민생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이미 50% 넘는 국가 채무 비율에다 매년 100조원이 넘는 국가채무 추세를 고려해볼 때 60%를 넘는 것은 몇 년 안 남았다"며 "길게 생각해보면 지금 나이가 20세가 된 청년이 환갑이 되는 40년 뒤 2065년도에 가면 우리나라 국가 채무가 이대로 가면 150% 넘는다는 전망이 나와 있다"고 지적했다.


송 원내대표는 "(2065년이 되면) 국민연금은 이미 고갈된지 오래고 건강보험과 장기요양 보험의 누적 적자만 하더라도 거의 6000조원에 가까울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수입의 거의 3분의 2를 건강보험이나 연금으로 전부 납부해야 한다. 300만원을 벌어서 200만원 납부하고 100만원으로 생활해야 하는 시대가 올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10·15 부동산 대책에서도 알 수 있듯 이 대통령과 민주당이 얘기하는 대로 국가가 운영된다면 민생이 무너지고 삶이 피폐해진다는 점을 국민들께 분명하게 알려야 한다"며 "이걸 정쟁으로만 봐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일당 독재가 완성 되는 걸 막기 위해 처절하게 싸우고 있다는 걸 국민께서 꼭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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