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런' 멈춘 KT 롤스터 "오늘의 패배, 성장의 밑거름 삼겠다"[2025 롤드컵]

황지현 기자 (yellowpaper@dailian.co.kr)

입력 2025.11.09 22:30  수정 2025.11.09 22:39

KT 롤스터, T1에 2대 3 패배…준우승으로 롤드컵 마무리

KT 롤스터 선수단이 9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2025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화상 인터뷰 캡처.

'미라클 런'은 아쉽게 준우승으로 멈췄지만 그 과정은 빛났다. T1에 2대 3으로 패배한 KT 롤스터 선수단이 5세트 접전의 아쉬움과 올 한 해의 소회를 밝혔다. 선수들은 '팀의 수확은 없다'며 패배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미라클 런'을 일군 과정 속에서 얻은 배움과 성장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9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2025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 경기 종료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팀의 중심 '비디디' 곽보성은 패배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했다.


'비디디' 곽보성은 "마지막을 좋게 마무리해야 팀적으로 얻는 수확이 있는데 (우승하지 못했기에) 팀 수확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 팬덤 사이트에서 9.9점의 평점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결국 경기를 져서 이런 점수는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하지만 '10년 차' 베테랑으로서 롤드컵 결승까지 오른 여정 자체는 의미가 있었다. '비디디' 곽보성은 "개인적으로는 높은 곳을 못 올라가 아쉬웠는데 이번 롤드컵을 진행하면서 '과정이 중요하구나'라는 것을 느껴 뜻깊었다"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는 다시 기회가 온다고 생각해 (스스로에게) 잘 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다"고 다음을 기약했다.


5세트까지 가는 혈투였기에 아쉬운 순간도 많았다. '커즈' 문우찬은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많다"며 "1세트 3용 싸움 때로 돌아가서 다시 한번 잘해보고 싶다"고 구체적인 장면을 꼽았다.


'비디디' 곽보성이 9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2025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화상 인터뷰 캡처.

고동빈 KT 감독은 5세트 '페이커' 이상혁의 갈리오를 풀어주고 요릭을 픽한 밴픽에 대해 "준비한 과정에서 제일 괜찮다고 생각한 밴픽이었다"며 "아쉽게 잘 안 풀려서 결과가 아쉽다"고 설명했다.


특히 5세트 밴픽 과정에서 '비디디' 곽보성과 고 감독이 웃는 모습이 포착된 것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비디디' 곽보성은 "T1이 카밀과 갈리오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대비했다"며 "(고 감독에게) '이런 픽을 할 수 있다, 자신 있다'고 말하며 웃었던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5세트 '스몰더' 픽에 대해서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후반) 밸류가 좋고, 용 한타에서 시간이 지났을 때 좋은 챔피언이라 판단해 픽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미라클 런'을 함께한 신예 선수들에게 이번 결승은 성장의 자양분이 됐다. LCK 첫해에 결승 무대를 밟은 '피터' 정윤수는 "높은 무대에서 경험 있는 선수들과 경기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며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구나, 내가 저 선수보다 조금이라도 못하면 질 수 있구나 생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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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이승민 역시 "다양한 선수를 만나며 장점을 흡수하려 했는데, 오늘 보니 겉 핥기 식으로 한 것 같아 아쉽다"며 "내년엔 좀 더 내 것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덕담' 서대길은 "마지막이 아쉬워서 우승하기에는 부족했다"면서도 "올 한 해 롤 포지션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많이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고 감독은 선수단에게 격려를 보냈다. 고 감독은 "5경기까지 가다 보니 선수 입장에서 정말 이길 수도 있겠다는 마음도 들었을 텐데, 올 한 해 초반부터 많이 힘들었던 것을 생각하면 여기까지 온 것도 엄청 잘한 것"이라며 "오늘은 아쉬운 점보다는 올 한 해 고생했고 잘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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