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오세훈 때리기' 총력전…"대권놀음 위해 종묘를 제물로"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5.11.12 04:00  수정 2025.11.12 07:32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 논란 고리로 맹폭

與 시장 후보군 똘똘 뭉쳐 "서울, 당신 것이냐"

"세계문화유산 지정 해제 위기" "명태균 회피용"

吳 "과학적으로 얘기해야…최대 수혜자는 종묘"

이원종 더불어민주당 문화예술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과 의원 등 참석자들이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종묘 앞 고층 건물 개발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여권이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을 정조준하며 '오세훈 서울시장 때리기'에 총력을 쏟아붓고 있다. 이재명 정부 집권 1년 만에 치러지는 내년 6·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은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만큼, 오 시장에 대한 견제 수위를 바짝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문화예술특별위원회는 1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재개발은 필요하지만, 북촌이나 종묘 같은 문화유산은 보존이 생명이고 경쟁력"이라며 "시대착오적인 초고층 건물 개발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특위는 "유네스코가 인정한 수평의 장중함을 훼손하면 안 된다"며 "그런 콘크리트 고층 건물은 종묘 앞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얼마든지 구현 가능하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서울시장 후보군인 전현희 최고위원, 박홍근·서영교·박주민·김영배 의원 등이 총출동해 오 시장 규탄에 힘을 보탰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윤석열 정권에선 김건희가 안방마냥 종묘를 들락날락하더니, 이제는 오 시장이 종묘 코앞에 초고층 빌딩을 세우겠다고 한다"며 "오 시장의 무원칙 난개발로 세계문화유산 지정이 해제될 위기에 처했다"고 했다.


전 최고위원은 또 "오 시장은 대법원 판결이 마치 종묘 앞에 대형 건축물을 세우는 허가증을 내준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지만, 문화유산 100m 밖 (개발)은 문화유산청과 협의할 필요가 없다는 걸 확인한 취지이지, 무분별한 허가증을 대법원이 내준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이미 상위법에 문화재 근처에 난개발을 금지하는 법이 존재한다"며 "이런 내용을 아랑곳하지 않고 대법원 판결을 자기 마음대로 왜곡 해석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일"이라고 했다.


박홍근 의원은 "세계는 모두 다 역사 문화 유적지를 발굴하고 보존하는 데 앞다투고 있는데, 오 시장은 차기 시장직, 자신의 대권 놀음을 위해 종묘를 제물로 바치겠다는 것이냐"며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김영배 의원은 "지금 오 시장이 갑작스럽게 들고 나온 종묘 앞 초고층 개발 계획은 선거용일 뿐만 아니라 본인의 도시 철학의 빈곤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무분별한 개발"이라며 "'약자와의 동행'을 말씀하는데, '업자와의 동행'임을 명백히 보여주는 그런 사례"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께서 떡 주무르듯이 도시를 주무를 생각을 한다면, 당장 시민들에게 해고당할 것이라는 점을 경고드린다"고 했다.


김 의원은 또 "논란을 의도적으로 유발하는 방식으로 선거용 치적 쌓기, 그리고 어찌 보면 명태균 게이트의 화살을 피해가려고 하는 의도적인 도발 같다"고 했다.


박주민 의원은 "서울시가 당신의 것이냐. 오 시장이 하는 건 개발이 아니라 훼손"이라며 "서울시의회 조례 개정이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결은 개발 허가증이 아니다"라고 했다.


서영교 의원은 종묘 사진을 들고나와 "오세훈·서울시의회·국민의힘 의원들은 우리 종묘에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이냐"며 "종묘를 지켜내고 유네스코 유산을 만천하에 알리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종로가 지역구인 곽상언 의원은 국회에서 별도로 기자회견을 열어 "종묘의 경관을 훼손해 얻는 이익은 특정 사업자에게 귀속될 뿐이고 서울시민의 관점에서나 국민의 관점에서는 거의 없거나 미미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종묘를 종료시키는 막가파 개발, 오세훈을 두 팔로 막겠다"며 오 시장과의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여권의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정원오 성동구청장도 이날 친여권 성향 유튜버 김어준 씨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꾸준한 협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것을 (오 시장이) 지금 거의 독단으로 풀려고 한다"며 "유네스코나 시민이 판단해야 될 문제"라고 했다.


전날엔 김민석 국무총리가 종묘를 방문해 "서울시에서 얘기하는 대로 종묘 코앞에 고층건물이 들어서면 종묘에서 보는 눈을 가리고, 숨을 막히게 하고, 기를 누르게 하는 결과가 되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든다"고 했다.


오 시장은 김 총리를 향해 국민감정을 자극해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오 시장은 이날 CBS 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종묘로부터) 500m 떨어져 있는 곳에 100층·150층 건물이 지어지는 것"이라며 "그것을 보면서 어제 김민석 총리께서 숨이 턱 막힌다, 기가 눌린다, 눈이 답답할 거다 이런 감성적인 표현을 쓰시는데 그렇게 감성적으로 이야기할 게 아니라 과학적으로 얘기를 해야 한다"고 했다.


오 시장은 "세운상가를 허물고 녹지를 만들면 최대 수혜자가 있다면 종묘다. 그 앞을 꽉 막고 있는 세운상가가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김 총리가 '김건희 씨가 종묘를 마구 드나들어 국민이 모욕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한 데 대해선 "이게 김건희 씨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라며 "자꾸 감성을 자극하는 말씀을 하시면서 국민감정을 자극하려고 하는데 선동"이라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세운4구역 건물 높이를 종로변 55m, 청계천변 71.9m에서 각각 98.7m, 141.9m로 완화하는 내용의 재정비촉진계획 결정을 고시했다. 국가유산청은 종묘의 세계유산 훼손을 우려하며 서울시 결정에 반대 의견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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