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새판 짜는 부광약품…"빅딜 성사된 RNA, 전문 자회사 신설한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5.11.18 11:46  수정 2025.11.18 12:24

18일 오픈 이노베이션 성과 발표회 개최

'빅딜' 성사한 콘테라파마 RNA 플랫폼 분사

해외 투자와 함께 오픈 이노베이션 국내 확대

부광약품 본사 ⓒ부광약품

부광약품이 자회사 콘테라파마의 RNA 플랫폼 기술을 별도 회사로 분사(스핀오프)하고 AI 바이오 및 국내 유망 기술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해외 중심이었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국내외 양방향으로 전면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부광약품은 18일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중앙연구소에서 ‘오픈 이노베이션 성과 발표회’를 열고 안미정 회장이 직접 향후 신약 개발을 위한 주요 전략을 공개했다.


안 회장은 “콘테라파마의 RNA 플랫폼을 분할해 RNA 치료제 전문 회사를 덴마크에 신설하기로 결정했다”며 “기존 자산의 선택과 집중, 신규 해외 오픈 이노베이션 확대, 국내 오픈 이노베이션 추진을 3대 축으로 국내 혁신 기술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허브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략 발표는 덴마크 자회사 콘테라파마의 잇단 성과에 있다. 콘테라파마는 지난해 파킨슨병 이상운동증 치료제 ‘JM-010’의 임상 2상 실패로 위기를 맞았으나, 최근 파킨슨병 아침 무동증 치료제 ‘CP-012’의 임상 1상 성공과 룬드벡과의 RNA 플랫폼 기술 계약이라는 ‘빅딜’을 동시에 이뤄냈다.


이날 발표를 맡은 토마스 셰이거 콘테라파마 CEO는 “두 분야 모두에서 매력적인 과학적, 상업적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RNA 분사·AI 투자·국내 펀드 3대 청사진 공개
안미정 부광약품 회장이 18일 서울 동작구 부광약품 중앙연구소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미래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웨비나 캡처

부광약품의 첫 번째 전략은 기존 핵심 자산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선택과 집중이다. 이를 위해 부광약품은 콘테라파마의 RNA 플랫폼을 분사하며, 전문성을 강화한다.


안 회장은 “룬드벡과의 계약으로 기술력을 입증한 콘테라파마의 RNA 플랫폼은 별도 회사로 분리해 RNA 치료제 전문 기업으로 키울 것”이라며 “지금은 저희가 99.9% 콘테라파마의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신설 회사는) 많은 벤처 케피탈로부터 노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콘테라파마는 CP-012를 중심으로 한 CNS(중추신경계) 저분자화합물 전문 기업과 RNA 플랫폼 기반의 신설 회사로 재편될 전망이다.


셰이거 CEO는 자사 RNA 플랫폼의 독보적인 경쟁력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플랫폼은 ASO, siRNA 뿐만 아니라 저분자 화합물까지 다룰 수 있고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거나 증가시키는 양방향 조절이 모두 가능하다”며 “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곳은 우리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킨슨병 아침 무동증 치료제 CP-012는 야간에 복용하면 밤새 약물 레벨이 잘 유지돼 아침 무동증 환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독특한 프로파일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전략은 기존에 없던 AI 바이오 등 차세대 모달리티로 해외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다. 안 회장은 “부광 내부에 AI 역량이 없지만, 이 분야는 글로벌 수준의 기업들과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부광약품은 ‘서밋 임팩트 파트너스’가 운용하는 글로벌 AI 기반 바이오 펀드에 참여한다. 해당 펀드는 이미 콜로라도 덴버에 위치한 테크 센터에 6개 AI 바이오텍을 입주시켜 지원 중이다. 부광약품은 펀드 참여를 통해 글로벌 AI 기술 정보를 얻고 소통하며 신규 네트워크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세 번째 전략은 부광약품의 가장 큰 변화로 꼽힌다. 지난 10년간 해외에만 집중했던 오픈 이노베이션을 국내로 전격 확대하는 것이다.


안 회장은 “지난 20년간의 경험상 우리나라에도 좋은 초기 기술이 있다는 믿음이 있다”며 “국내 대학, 연구소, 초기 벤처들의 기술을 검토해 내재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한 실행 방안으로 ‘부광 중심의 바이오 펀드’ 조성을 공식화했다. 안 회장은 “단순 재무적 투자(FI)가 아닌, 우리가 직접 GP로 참여해 함께 일할 회사를 찾는 전략적 투자(SI) 펀드가 될 것”이라며 “바이오 플랫폼 기술, CNS, AI 바이오 3개 분야를 타겟으로 국내외 전문가들이 직접 심사에 참여하는 펀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