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공개 정보 이용의혹 LG家윤관·구연경 4차 공판
의문의 인물 제로 구(쿠), BRV 투자前 업체대표와 수수료 이메일
코스닥 상장사 메지온.
희귀질환 신약 개발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던 기업.
그런데…
"이 회사 주가, 곧 뛴다." 누군가 미리 알고 있었다면?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해 주식에 투자한 혐의를 받는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와 남편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의 법정 공방을 재구성했다.
구연경·윤관 부부 주변 수상한 주식 거래 사건의 재구성ⓒ데일리안 박진희 디자이너
1막. 구연경과 윤관 - 쀼의 의혹
2023년 4월 11일. 메지온과 투자사 블루런벤처스, BRV.
그들 사이에서 오갔다는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소식.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미공개 정보였습니다.
그 중심에 선 사람은 두 명.
LG복지재단 대표 구연경와 남편 윤관 BRV 대표.
검찰의 시각은 단순합니다.
"남편이 알려줬고, 부인이 샀다."
2023년 4월 11일 투자 사실상 확정한 윤 대표 → 4월 12일 아내 구 대표 메지온 주식 매수 →
6억원이 넘는 투자, 하루만에 16% 넘게 뛴 주가.
1만3000원대에서 횡보하던 주가는 그 해 5만원대까지 치솟습니다.
구 대표가 가지고 있었다면 단순 계산으로 380%, 17억원의 수익도 가능했습니다.
2막. 맞서는 반박
그러나 부부는 말합니다.
"투자는 4월 17일 투자심의위 이후에야 결정됐습니다.
미공개 정보를 전달한 사실도 없습니다."
두 날짜, 2023년 4월 11일 vs 17일.
이 둘의 충돌이 곧 사건의 본질이 됩니다.
3막. 법정에 선 증인들 – 최범진 그리고 노성일
BRV와 메지온 사이의 실제 실무 교신을 맡아, 투자 퍼즐의 핵심 조각을 쥐고 있던 사람들.
쟁점은 단 하나.
"BRV의 메지온 투자는 과연 언제 결정됐는가."
▶ 단서 1. 4월 11일 카카오톡
검찰은 노성일 메지온 경영지원본부장이 최범진 BRV코리아 부대표에게 보낸 카카오톡을 꺼냅니다.
그 내용에는
• 500억 투자액
• 계약 당사자
등의 핵심조건이 들어 있었습니다.
노성일 본부장은 검찰 조사에서 이미 말한 바 있습니다.
"4월 11일, BRV 투자는 사실상 확정이라고 봤다.
그러나 법정에선 그는 조심스럽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가격 등 큰 틀에서 중요한 부분이 4월 11일 이전에 정해진 건 맞습니다.
하지만 세부 협의가 남아 있었고 메지온 처지에서는 BRV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알 수는 없었습니다."
중요한 틀은 맞춰졌지만, 마지막 문은 아직 잠기지 않은 상태.
그 사이의 '여지'를 두고 각자의 해석이 엇갈린 셈입니다.
▶ 단서 2. 4월 10일 '제로 구(쿠)'에게 전해진 이메일
그리고 등장하는 이름 하나.
"제로……구(쿠)."
구연경… 제로 구(쿠).
그렇다면… 혹시 LG가(家)의 '구'(具)씨?
한국에서 흔치 않은 '구'라는 희성(稀姓)이 의외의 지점에서 등장합니다.
그는 윤관 대표를 박동현 메지온 회장에게 소개한 의문의 인물,
검찰은 박동현 대표가 제로 구(쿠)에게 보낸 이메일 출력본을 법정에 내밀었습니다.
소개비 3%를 준다는 내용.
그 문서는 4월 10일,
검찰은 말합니다.
"수수료 얘기가 오갔다는 건,
이미 내부적으로 투자 확정이라고 본 거 아닙니까."
그리고 떠오른 새로운 사실 하나.
앞서 법정에 선 최범진 전 BRV코리아 부대표는 이렇게 증언했습니다.
"4월 13일 윤 대표가 메지온 대표와 저녁을 함께했습니다.
이미 500억원 유상증자 규모가 결정된 걸 알고 나간 자리였다고 봅니다."
검찰은 다시 묻습니다.
"그날 식사, 혹시 투자 확정을 축하하는 자리는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그 자리에 의문의 인물 '제로 구(쿠)'가 함께 했다면?
'아직 결정 전'이라던 윤관 측의 주장과 어딘가 다릅니다. 이번 딜은 제로 구(쿠)에겐 소개비 3%가 걸린 중요한 투자였기 때문입니다.
구연경-윤관 부부의 제 3의 연결점 ⓒ데일리안 박진희 디자이너
4막. 다시 돌아가는 의혹의 톱니바퀴
구연경 — '구(具)'씨 성을 가진 사람
제로 구(쿠) — 또 다른 '구(具)'씨?
아무런 연관도 없어 보이던 이름들.
그러나 두 사람의 이름을 조용히 한 줄로 이어 놓는 순간,
이야기는 방향을 틀기 시작합니다.
"이게… 진짜로 우연이라고?
이거…우리가 모르는 제 3의 연결점이 있는 거 아닙니까?"
시간이 흐르고 법정의 기록이 맞물리기 시작하자
이 작은 미스터리는 사건 전체의 그림자를 조금씩 드러냅니다.
5막. "맞지만, 아니다?"
이제 질문은 더 또렷해졌습니다.
BRV의 메지온 500억원 투자가 사실상 확정된 건 11일일까요? 17일일까요?
하필 남편 윤관이 투자를 진행 중인 시기에 부인이 주식을 산 것은 그저 공교로운 우연이었을까요?
연결선 상에서 구연경의 메지온 주식 매입은 남편의 정보를 받아 산 걸까요? 스스로 판단한 투자였을까요?
13일 윤관·박동현 양사 대표의 저녁은 단순한 만남이었을까요? 아니면 축하 자리였을까요?
구연경과 제로 구(쿠)는 '구'씨로 이어지는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선일까요? 이것도 그냥 우연일까요?
혹시 구연경만 알고 있다던 이야기가 그녀 주변 다른 가족, 지인들에게도 흘러간 건 아닐까요?
500억원 유상증자의 그림자 속, 누군가는 이익을 챙겼고 누군가는 주가 조작을 의심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한 부부가 있습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