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의견 수렴 나선 국민의힘, '중도·외연 확장' 목소리 반영될까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5.11.21 00:10  수정 2025.11.21 00:10

장동혁, 중진부터 재선까지 만나 의견 공유

張, 단합 강조하는 한편 당부도 잇따라

일각서 의심의 눈초리도…"아직은 미지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중진 의원들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내부 의견 청취에 나서며 선거 전략 수립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에 돌입했다. 당내에서는 장동혁 지도부가 '집토끼' 결집에만 몰두한다는 우려와 함께 중도·외연 확장의 필요성이 거세지면서, 장 대표가 어떤 전략 방향을 선택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장 대표는 2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3선 의원들과 오찬을 갖고 내년 지방선거 관련 다양한 현안에 대해 의견을 공유했다.


이 자리에서 장 대표는 단합을 강조하며 의원들의 협력을 요청했고, 의원들은 국민과 민생을 중심에 둔 메시지 설정, 중도층을 향한 외연 확장의 필요성을 짚었다. 장 대표는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취지로 의원들의 의견에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날에는 4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도 장 대표는 결집을 거듭 강조했다. 일부 중진 의원들은 장 대표의 최근 행보가 지나치게 강성층 결집에 치중됐다고 지적하며,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중도층 공략과 외연 확장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에는 권영진·엄태영 의원 등 재선 의원들의 요청으로 별도 면담도 진행됐다.


권 의원은 면담을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12·3 계엄 1년이 다 돼가는데 공교롭게도 그날이 장 대표 취임 100일이 되는 운명적인 날"이라며 "국민께 잘못했던 부분을 되돌아보고, 더 많은 국민들로부터 신뢰 받을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여러 고민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우리가 외연을 확장하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필요할 때"라며 "장 대표 취임 100일에 그런 메시지가 나오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또 면담에서는 당명 개정과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사과 등에 대한 건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다수 의원들이 '외연 확장'을 강조하면서, 장 대표가 실제 전략에 이를 반영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는 여전히 장 대표가 기존 노선을 수정할 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장 대표가 이날 전국 당원협의회 사무국장 직무연수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체제 전쟁'이라고 또 다시 규정한 것도 이러한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은 "장 대표가 당내 의견을 전략에 반영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반영됐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라며 "결국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이 의견들이 전략에 반영돼야만 한다"고 짚었다.


이 의원은 "최근 그동안 침묵하던 중간 지대의 의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대로 안되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그간 관련 목소리를 내온 쪽이 친한(한동훈)계였지만, 장 대표의 스탠스로 이들의 마이크가 꺼지니 더 위기감을 느끼는 것 같다"며 "이 두 가지가 맞물려 다들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이미 강성 이미지로 굳어진 국민의힘의 외연 확장 자체가 쉽지 않다는 회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재 국민의힘에게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등 여러가지 호재가 많은데, 중요한 건 국민들에게 통할 수 있는 메신저와 메시지가 부재하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를 가지 않고, 내란 주요 세력들을 배척하면 가능했겠지만 정반대로 움직이니 굳어진 이미지를 어떻게 할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율 교수는 "국민의힘 바뀌려면 당명 교체를 하거나 당대표도 처음부터 비상계엄에 반대했던 인물이 적합할 것"이라며 "최근 장 대표가 의원들의 의견을 들으러 다니는 것도 당내 입지가 흔들린다는 방증이다. 호재에도 불구하고 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메신저의 교체는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다. 절박함이 있다면 필요성에 초점을 맞춰야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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