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동탄 원한다면 도지사 도전"
제3정당 영역 확장 꿈꿔
"향후 주도권 위해서라도
'역량' 보여줘야 하는 시기"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지난 3일 오후 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혁신당 21대 대선 개표상황실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개혁신당이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는 물론, 독자적으로 내년 지방선거를 출마하겠단 의지다. 이유는 정체성에 있다. 제3정당·중도보수라는 영역을 확장하면서 다음 챕터를 준비하겠다는 각오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지난 20일 SBS 라디오 '정치쇼'에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등판할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에 "나는 동탄 국회의원이니, 동탄 주민들이 나중에 그걸(경기도지사 출마를) 원하는 상황이 나오거나, (저의) 더 다른 역할이 필요하다 하면 내가 (출마)하겠다"고 답했다.
진행자가 '국회의원 배지 던지고 경기도지사 도전하는 게 전혀 불가능한 건 아니라는 얘기냐'고 되묻자 "지금 함익병 원장 같은 분들이 '후배 키워야 하니 나도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시는 마당에, 당대표가 됐다는 자가 혼자 빠져 있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독자적으로 치르고, 경기도지사 출마에도 가능성을 열어놓은 셈이다.
개혁신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피부과 전문의 함익병 원장의 지방선거 출마 의지도 전했다. '천하람 원내대표, 이기인 사무총장 정도 빼면 서울시민들이 알만한 사람이 별로 떠오르지 않는다'는 말에 이 대표는 "함 원장 같은 분도"라고 언급했다. 지난 18일 개혁신당은 이기인 사무총장을 '지방선거기획단장'으로 임명했다. 유권자 데이터와 지역 관심도를 분석해 후보자의 일정과 동선을 자동으로 최적화하는 시스템도 도입한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합(合)에 주목한다. 내년 지선에서 보수 진영 표가 갈려선 안 된다는 취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두 분은 자주 소통하고 사적으로도 만남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개혁신당이 국민의힘의 강력한 변화를 전제로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후문도 나온다.
개혁신당의 의중은 모호하다. 최근 개혁신당은 정치적 수사보다 정체성을 우선으로 보고 있다. 앞선 6·3 대선 레이스에서도 독자 완주를 택하며 '보수의 대안'을 꿈꿨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당성 평가'를 천명하며 강성 지지층을 타켓팅한 상황에서, '제3정당·중도보수'라는 영역을 확장하려 했던 개혁신당의 색채가 흐려지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
이 대표는 같은 날 SBS 라디오 '정치쇼'에서 "우리는 당당히 개혁신당의 이름으로 선거를 치러서 호사가들의 코를 눌러주는 것이 또 하나의 목적"이라며 "우리는 개혁신당의 위치에서 가만히 움직이지 않겠다. 그 다음에 저희와 정말 같이 하고 싶은 사람들이 어떻게 행보할지는 그들의 선택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하나의 변곡점은 야권이 서둘러 극우 문제를 정리하는 것"이라며 "부정선거, 탄핵과 계엄에 있어 개혁신당과의 접점이 만들어질 수 없기 때문에 연대까지 하는 것은 이익보다 불이익이 크다"고 했다.
이어 "향후에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서라도 지금 개혁신당을 바라보는 분들에게 지방선거도 잘 할 수 있다는 '역량'을 꾸준히 보여줘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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