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트 메이크업’ PD들이 찾은 ‘K-뷰티’의 ‘본질’ [D:인터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5.11.23 09:32  수정 2025.11.24 07:06

쿠팡플레이 뷰티 서바이벌

국내 넘어 해외에서도 입증된 K-뷰티 향한 관심

전문가들이 자존심을 걸고 대결하는 서바이벌 형식은 익숙하지만, ‘뷰티’라는 소재는 새로웠다. 물론 K-뷰티 열풍에 도움을 받은 면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저스트 메이크업’ PD들은 제품 소개를 넘어, 메이크업의 ‘본질’은 무엇인지 ‘진중하게’ 고민하며 K-뷰티가 왜 인기 있는지를 자연스럽게 입증했다.


ⓒ쿠팡플레이

쿠팡플레이 예능 ‘저스트 메이크업’은 K-뷰티를 대표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자신만의 색깔로 치열하게 맞붙는 메이크업 서바이벌이다. 손테일과 파리 금손 등 우승권에 든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물론, 1세대 김선진까지 총 출동해 수준 높은 메이크업을 선보였다.


심우진, 박성환 등 ‘흑백요리사’ 시리즈로 서바이벌 콘텐츠의 가능성을 보여준 콘텐츠 제작사 스튜디오 슬램의 제작진이 참여했지만, 사실 이들도 메이크업에 대해선 잘 알지 못했다. 그러나 메이크업이 비단 스타들에게만 해당되는 소재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 후, 이 소재가 통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다.


“몇 년 전, 같이 밤을 지새우며 작업하던 후배 PD가 너무 달라진 모습으로 나타난 거다. 물어보니 메이크업샵을 갔다 왔다고 하더라. 요즘엔 그냥 기분 전환을 하고 싶거나, 약속이 있을 때 누구나 가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하더라. 그때 그런 문화에 신기함을 느꼈었다. 아이템을 찾던 중, ‘K-뷰티’에 대한 관심을 접목해 보면 좋을 것 같더라. 뷰티 업계를 어떻게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하다가 서바이벌을 떠올렸다. 제품 소개는 너무 많지 않나. 그러다 보니 메이크업 서바이벌이 탄생했다.(”심우진 PD)


보편적인 소재라는 것은 체감했지만, 그럼에도 뷰티 서바이벌은 ‘새’ 도전이었다. 무엇보다 어떤 메이크업이 ‘잘’ 된 메이크업인지, 누가 더 잘했는지를 가리기는 힘든 영역이라 고민이 깊었다. 이에 ‘서바이벌’의 장르적 재미에 초점을 맞추고, 의미와 재미를 다 잡을 수 있는 미션의 내용을 고민했다.


“미의 기준은 다 다르지 않나. 미션을 통해 공정성을 획득해야 하는데, 그러면 어렵다. 그래서 아예 초반부터 ‘누가 더 메이크업을 잘하냐’라는 것보다 ‘이 미션에 적합한가’로 가기로 했다. 명확하게 잘하는 메이크업의 기준을 (우리가) 세울 수는 없었다. 처음엔 모델 선정에 신경을 써 봤다. 똑같은 헤어, 옷은 물론, 연령대와 키 같은 것도 다 비슷하게 섭외를 하려고 했다면 이후 변주를 주며 나아갔다. 쌍둥이에게 메이크업을 해보기도 하고, 예술성을 보기 위해 본인들이 구해 온 모델로 경연을 해보는 등, 다양하게 시도했다.”(심우진 PD)


그 결과, 시청자들의 만족도는 더 깊었다. 다양한 미션을 소화하는 참가자들의 도전기를 지켜보는 과정에서, 진지하면서도 열정적인 그들의 ‘진심’을 만나는 재미가 생겨난 것이다. 서바이벌 특유의 악마의 편집도, 빌런의 활약도 없어 다소 심심하기는 했지만, 그래서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활약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쿠팡플레이

PD들은 이 또한 일부러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며, 그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아냈다고 강조했다.


“빌런이 있었다면 우리도 담았을 것 같다. 그런데 없는 걸 억지로 만들 순 없었다. 메이크업 업계에서는 이렇게 서로 만나 교류할 일이 많이 없다고 하더라. 그런데 이번에 현장에서 다 만나다 보니 서로에 대한 리스펙이 기본적으로 있었다. 서바이벌이니까 치열한 맛이 있어도 좋았겠지만, 우리는 그냥 현장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내려고 했다. 존중하면서 각자의 것에 집중하는 모습이 있었다.”(박성환 PD)


극적인 재미 대신, 완성도를 높이는 것에 집중했고 이것이 ‘저스트 메이크업’을 향한 호평의 배경이 됐다. PD들은 아티스트들의 메이크업 과정을 스펙터클 하게 담는 과정을 설명하며 ‘저스트 메이크업’만의 재미가 만들어진 배경을 짐작케 했다.


“세트에 신경을 썼다. 보통의 예능 세트는 보정사각형 모양으로 크게 있다면, 우리는 길쭉한 형태였다. 그걸 잘 살리려고 했다. 화장대를 길게 늘어뜨리고 60명이 일렬로 서 있으면 좋겠더라. 좀 더 웅장해 보일 수 있도록 고민을 했다. 둘씩 마주 보며 하는 걸 카메라로 훑으면 또 신선하겠더라. 이런 식으로 세트장의 형태를 살려 못 보던 그림을 보여줄 수 있을까. 그런 부분을 고민했다.”(심우진 PD)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런웨이 같은 장면들이 나왔다. 세트가 길다 보니 끝에서 끝으로 걸어가야 했는데, 의도하지 않게 멋진 장면들이 나온 것이다. 매 미션에 맞게, 잘 담으려고 노력했다. 아이돌 미션에선 백스테이지로 꾸민다던지, 마지막 라운드에선 예술 세계를 펼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매 미션 적합한 방식을 적용하고자 했다.”(박성환 PD)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시청자까지 사로잡은 ‘저스트 메이크업’이다. 시즌2 제작을 향한 목소리도 높아지는 가운데, PD들도 ‘다음’을 생각 중이었다.


“하면서 보완해야 할 부분도 느꼈다. 지키지 못할 약속이 될 수 있지만 시즌2를 한다면 좀 더 대중적인 미션을 해봐도 좋겠더라. 예술적 면모에 방점을 찍은 4라운드는 우리의 욕심인 건 맞다. 너무 잘하시는 분들이니까 아트적인 면도 보여주고 싶었다. 그것도 좋았지만, 다음에 하게 된다면 메이크오버 같은 단순하면서도, 모두가 따라 할 수 있는 것을 해봐도 좋겠더라.”(박성환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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