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의사결정 공백에 합병 시계 멈춰…CJ ENM은 연쇄 인사로 속도전
KT 사옥 전경. ⓒKT
티빙-웨이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통합이 내년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경영진 겸임 등 경영 통합 작업은 진행됐지만 티빙의 2대 주주인 KT 경영진 교체 이슈가 맞물리면서 핵심 의사결정이 사실상 멈췄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콘텐츠웨이브(웨이브 운영사) 최대주주 SK스퀘어와 티빙 최대주주 CJ ENM은 통합 K-OTT 출범을 위한 준비를 마쳤으나 구체적인 합병 시기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월 양사는 전환사채(CB) 발행해 자금을 지원하고, 이사회 구성도 조정하며 연내 기업결합 기대감을 키웠다.
앞서 SK스퀘어는 콘텐츠웨이브에 1750억원, CJ ENM은 1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자금을 지원했다. CB는 일정 조건에 따라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어, 합병 완료 시 빠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후 CJ ENM은 콘텐츠웨이브를 연결 종속기업으로 편입해 통합 경영 체계를 구축했다. 공식 합병 절차는 남아있지만 회계 및 경영 측면에서는 실질적 지배력과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지난 6일 가진 3분기 실적 컨콜에서 CJ ENM이 "합병 시기는 이해관계자 간 협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연내 합병이 어려울 것임을 암시했다.
이는 주요 주주간 합의가 완료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주요 주주는 티빙의 2대 주주인 KT스튜디오지니를 말한다.
지난 4월 김채희 KT 미디어부문장(전무)이 "합병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성장 방향, 가능성이 티빙 주주가치에 부합하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다소 부정적 입장을 밝힌 이후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는 하반기 '무단 소액결제 사고'에서 비롯된 KT CEO 연임 무산이라는 돌발 이슈를 맞이하면서 주요 의사결정이 지연된 영향이 크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연내 최종 CEO 후보 1명을 추천할 계획이다.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정식 대표이사로 취임하게 되는 경영 공백 기간, 계열사 지분 구조 조정이라는 민감한 사안을 결정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새로운 경영진이 취임해 경영 방향을 정립한 이후에야 티빙 지분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티빙 일본 디즈니+ 내 티빙 컬렉션 샘플 이미지ⓒ티빙
KT의 지연과 달리 CJ ENM은 경영진 인사를 통해 K-OTT 재편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8월 서장호 CJ ENM 콘텐츠유통사업본부장이 신임 대표로 선임된 데 이어 티빙과 웨이브에서 재무를 이끌어온 CJ ENM 소속 이양기 CFO가 연말 인사에서 경영리더로 승진했다. 업계는 이러한 연쇄 인사가 양사 기업결합 추진에 탄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티빙과 웨이브는 경영 쇄신과 병행해 통합 서비스 경쟁력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양사는 디즈니플러스와 손잡고 티빙-디즈니+-웨이브 3개 플랫폼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3 PACK’을 출시하는 등 넷플릭스 독주 체제 견제에 나서고 있다.
앞서 티빙은 배달의민족 ‘배민클럽’ 제휴, 웨이브와의 ‘더블이용권’ 출시 등으로 신규 가입자 수를 대폭 늘렸다. 7월에는 SK텔레콤과 손잡고 제휴 구독 상품 ‘T우주 티빙’을 내놓기도 했다.
이같은 K-OTT 확장 전략은 콘텐츠웨이브 최대주주인 SK스퀘어에게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콘텐츠웨이브는 지난해 영업손실 189억원을 기록했다. 제작비 및 콘텐츠 확보 비용 증가 등으로 이익 개선이 더디다는 평가다.
적자는 SK스퀘어 기업가치 평가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콘텐츠웨이브 순이익의 지분율을 곱한 만큼 SK스퀘어 지분법이익으로 반영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누적 적자인만큼 SK스퀘어의 지분법손실로 반영된다. OTT 적자 사업의 수익성 개선은 SK스퀘어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SK스퀘어는 최근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발표하고 2028년까지 순자산가치(NAV) 할인율을 30% 이하로 낮추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할인율이 낮아질수록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 폭이 줄어들어, 기업가치가 시장에서 더 정확히 반영되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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