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없는 판도라”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구축한 '아바타'의 세 번째 세계 [D:현장]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5.12.12 12:10  수정 2025.12.12 12:14

'아바타' 시리즈가 보다 깊어진 감정과 새로운 위기로 관객 앞에 다시 선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신작 '아바타: 불과 재'는 거대한 판도라의 모험 속에 가족의 상실과 성장이라는 인간적 서사를 녹여내며 시리즈 중 가장 감정적인 작품임을 예고했다.


12일 오전 유튜브를 통해 열린 '아바타: 불과 재'(이하 '아바타3' 화상 기자간담회에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직접 참석해 작품을 소개했다.


2009년 개봉한 첫 번째 이야기 '아바타'는 혁신적 기술력으로 전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키며 국내 1333만 관객을 모았고, 글로벌 흥행 수익 29억 2371만 달러로 16년째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22년 공개된 '아바타: 물의 길' 역시 23억 2025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역대 흥행 순위 3위에 올랐고, 국내에서도 1080만 관객을 돌파하며 ‘아바타’ 시리즈의 위상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아바타: 불과 재'는 제이크와 네이티리의 첫째 아들 네테이얌의 죽음 이후 슬픔에 빠진 설리 가족 앞에 바랑이 이끄는 재의 부족이 등장하며 불과 재로 뒤덮인 판도라에서 펼쳐지는 더욱 거대한 위기를 담은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2009년 '아바타'부터 2025년 '아바타3'까지 오랜 시간 동안 이끌어온 소회를 밝히며 "함께해온 배우와 스태프들과 오랜 시간을 보낸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 그 과정에서 기술적 진보도 가속화돼, 이제는 제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어떤 이미지든 높은 퀄리티로 구현 가능한 단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다섯 아이의 아버지이자, 어린 시절 대가족 속에서 자라난 사람이다. 그 경험에서 비롯된 10대의 반항, 가족 간의 갈등과 성장을 이제는 부모의 시각에서 바라보게 됐다. 이런 이야기는 어느 나라 관객이 보더라도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정서라 생각했고, 그래서 판도라라는 세계에 옮겨 담고자 했다"라며 '아바타'의 주제를 가족으로 가져간 이유를 설명했다.


카메론 감독은 "이번 '아바타3'는 이런 주제를 만족스럽게 담아냈다고 느껴 기쁘다. 이번 작품은 장대한 판타지 세계로의 초대이면서 동시에 매우 인간적이고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리는 여정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장남 네테이얌을 잃은 가족이 슬픔을 어떻게 견뎌내고, 둘째 로아크가 어떤 내적 갈등과 성장을 겪는지를 그리고 싶었다"며 "세 작품 중 가장 감정적인 영화라는 반응이 많은데, 바로 그 지점을 목표로 만들었다"라고 '아바타3'의 연출 의도를 전했다.


그는 "캐릭터들이 겪는 도전과 고통, 감정의 깊이가 CG 캐릭터를 통해서도 온전히 전달되는 것, 그것이 이번 영화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가장 공을 들인 장면을 묻자 "하나를 꼽기 어렵다. 3000명이 넘는 제작진이 모든 장면에 영혼을 쏟아부었다"며 "실사영화와 애니메이션의 경계를 넘나드는 방식으로 완성해냈다"고 답했다.


또한 새롭게 등장하는 재의 부족 망콴족에 대해 "나에게 불은 혐오·증오·폭력·혼돈·트라우마를 상징한다. 망콴족은 그 개념의 결과물처럼 만들어진 부족이다. 바랑은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무력감을 타인에게 폭력으로 되돌리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화산 폭발로 마을이 초토화된 현장을 취재했던 경험이 모티브가 됐다며 "그곳을 떠나지 않고 남아있다면 어떤 모습이 되었을까 상상했고, 두려움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부족의 이미지가 그때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AI 기술 발전이 화두가 된 가운데,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영화 산업의 변화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전했다. 그는 "AI가 모든 영역에 침투하고 있고 영화계 역시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면서도 "그렇다 해도 배우를 대체할 수는 없다. 관객이 원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해석과 감정이며, AI가 만들어낸 이미지는 독창성과 인간성이 결여돼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바타3'에서는 제너럴 AI를 단 1초도 사용하지 않았다. 모든 장면이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와 아티스트들의 작업을 기반으로 완성됐다"고 말했다.


동시에 AI의 긍정적 활용 가능성도 언급했다. 급증하는 VFX 제작비로 인해 판타지·SF 장르가 지속 가능성을 위협받는 현실을 짚으며 "AI는 배우나 아티스트를 대신하는 용도가 아니라, 제작비를 효율화하는 보조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VFX 작업에서 조수처럼 활용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일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1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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