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새 수장에 '4수 도전' 박윤영 낙점… 보안 리스크·AI 수익화 '특명'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5.12.16 18:10  수정 2025.12.16 18:18

'4수' 끝에 돌아온 30년 'KT맨'… 이사회 "DX·B2B 성과 입증"

해킹·소액결제 사고 수습하고 신뢰 회복 나서야

AI 수익화·조직 안정 과제… 'CEO 잔혹사' 끊을지 주목

박윤영 KT 대표이사 후보ⓒKT

KT 차기 최고경영자(CEO) 최종 후보에 'KT맨' 박윤영 전 사장이 낙점됐다.


그는 약 5만명의 그룹 임직원을 통솔하고 46조원의 자산을 다루는 기간통신사업자 수장으로서 막중한 경영 책임과 함께 통신 본업 경쟁력 제고, AI·클라우드 중심의 B2B(기업간거래) 성장 가속, 보안 강화를 통한 신뢰 회복 과제를 안게 됐다.


'4수' 끝에 돌아온 30년 'KT맨'

KT는 16일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3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진행한 뒤 최종 후보로 박윤영 전 KT 사장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박윤영 후보를 정기 주주총회에 추천하기로 의결했다.


이사회는 박윤영 후보에 대해 “KT 사업 경험과 기술 기반의 경영 역량을 바탕으로 DX·B2B 분야에서 성과를 거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박 후보는 주주와 시장과의 약속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실질적 현안 대응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는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박윤영 후보가 KT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이끌 적임자라는 판단을 내렸다.


박윤영 후보는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KT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박윤영 내정자는 30년 이상 KT그룹에 몸담은 정통 'KT맨'이다. 앞서 2019년과 2023년 3월, 7월 등 세 차례 CEO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나 고배를 마셨고, 이번 '4수' 도전 끝에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1962년생으로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토목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2년 네트워크기술연구직으로 한국통신(현 KT)입사했다.이후 SK를 거쳐 2003년 KT로 복귀했다.


이후 미래융합사업추진실 미래사업개발단장(전무), 기업사업컨설팅본부장(전무), 기업사업부문장(사장)을 역임하며 B2B(기업간거래) 부문에서 실적을 쌓았다.


그는 기업부문장 당시 디지털 전환(DX) 사업을 이끌었다. 5G,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역량을 활용해 산업별 다양한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주도한 경험이 있다. 특히 스마트팩토리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 사업 기반을 닦은 인물로 평가된다.


박 후보가 30년간 KT에서 몸담아왔던 만큼, KT의 복잡한 사업 구조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즉각적인 업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주로 B2B에서 성과를 내왔던 터라 통신 사업 전반에 대한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특히 해킹 사태 이후 수습 방안과 기간통신사로서 역할 수행 등에서 어떤 로드맵을 제시할지가 관건이다.


해킹·소액결제 사고 수습하고 신뢰 회복 나서야

무엇보다 박 내정자는 '보안 리스크'로 어수선해진 내부 조직을 빠르게 정비하고 경영 공백을 메워야 하는 과제를 신속히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단 소액결제' 사고가 발생한 KT는 불법 펨토셀이 KT 네트워크에 접속한 정황을 즉각 차단하지 못했고, 소액결제 인증 체계에도 보완이 필요한 허점을 노출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날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에 KT 소액 결제 침해 사고 등 통신사의 개인정보유출 대응을 촉구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KT의 소액 결제 침해사고, BPF도어 감염 사실 은폐, 인증서 유출 정황 관련 서버 자체 폐기, KISA와 과기부 해킹 정황 따른 신고 권유 거절, 침해 사고 늑장 신고 등으로 이용자들의 선택권이 침해된 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제가 임명되고 권한 범위 안에 있다면 최우선적으로 하도록 하겠다"고 밝혀 민·관 합동조사단 및 경찰·개보위 조사 등에 이어 방미통위의 대응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전날 개인정보보호법 통과로 과징금 상한이 '전체 매출의 최대 10%'로 상향되면서 조사를 받고 있는 KT에도 후폭풍이 예상된다.


정부의 강도 높은 점검과 제재 수위 상향으로 박 내정자는 보안 기준 강화, 이용자 보호, 보안 인력 확충 등 다양한 대응책으로 소비자 신뢰 재건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동시에 유·무선 가입자 확대, AI 사업 성과 본격화 등 전사 이익 방어에도 역할을 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AI와 데이터센터 등 비통신 분야가 경쟁사에 뒤쳐지지 않는 '돈 버는 사업'임을 입증해야 한다.


KT는 3분기부터 AI 멀티모델 전략의 모델 라인업을 본격적으로 출시하며, 한국적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선보였다. 7월에는 독자 개발 모델 ‘믿:음 K 2.0’을 공개했고, 9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 협력 기반의 ‘SOTA K(State of the Art)’와 메타 오픈소스를 활용한 ‘Llama K’를 순차적으로 출시했다.


내부 개발 및 외부 파트너와의 협업 속에서 AX솔루션을 다양화하고 실질적인 AI 수익 모델을 창출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박 내정자 앞에 놓여있다.


'CEO 잔혹사' 끊을지 주목

반복되는 '낙하산 리스크', 'CEO 잔혹사'를 끊어내고 경영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도 급선무다.


박 내정자가 내부 사정에 정통한 만큼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추스르고,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지배구조를 확립해 임직원 및 주주의 불안을 해소하는 것도 중요한 책무다.


일각에서는 이전 정권의 사례처럼 'KT 내부자' 출신 CEO 선임에 대한 정치권의 간섭이 가해질지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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