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장동혁 갈등 고조…韓 내년 선거 출마 가능성은

당무위 '김종혁 중징계' 대한 내부 비판에

장동혁 "내부의 적 한 명이 더 무서워"

장예찬 앞세워 당게 논란 여론전 주도?

일각 한동훈 선거 연대 공감대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뉴시스

친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한 중징계와 당원게시판 논란 조사 등에 돌입하면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한동훈 전 대표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앙숙으로 불려온 두 사람의 대립 구도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공천권을 쥔 장동혁 대표가 험지 출마를 제외하고는 한 전 대표의 출마를 사실상 차단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해지고 있다.

장동혁 대표는 17일 친한계가 김 전 최고위원(고양병 당협위원장)이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2년 징계 권고 받은 것을 두고 논란이 일자 "(당무감사위 조사가) 당 화합을 해치거나 (외연) 확장에 방해된다는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앞서 당무감사위는 전날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해 강성 당원 모욕 발언 등을 이유로 당원권 정지 2년의 징계를 권고했다. 친한계를 비롯해 일부 의원들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기가 적절치 못하고, 정부·여당의 이슈를 전환 시키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억울함을 토로했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경기 고양 화전마을에서 연탄 배달 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무감사위 일정, 절차나 결과, 논의 과정에 대해 전혀 개입하지 않는다"며 "당무감사위는 지도부와 당대표와 상관 없이 독립적으로 활동해 어떤 소통도 하지 않는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어 "전당대회부터 당이 하나로 뭉치는 게 중요하다고 했고 '밖에 있는 적 50명보다 내부의 적 한 명이 더 무섭다'는 말도 드렸다"며 반발의 목소리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장 대표의 강경한 입장으로 내홍과 함께 장 대표와 한 전 대표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된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한 당무위의 조사 절차 또한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장동혁 '입' 된 한동훈 저격수
장예찬, 임명 직후 연일 공세
친한계 "비판 피할 수 없을 것"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과거 각종 '막말 논란'으로 지난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데 이어 탈당과 복당을 거쳤던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을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자리에 앉힌 것 역시 역시 장 대표가 비판 여론을 피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장 부원장을 통해 당원 게시판 논란을 여론에서 주도적으로 끌고 갈 것이란 해석이다.

실제 장 부원장은 임명 직후부터 각종 라디오에 출연해 연일 한 전 대표를 향해 날을 세우며 당원 게시판 의혹을 적극 파헤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의 중징계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독립된 당무감사위원회 결과에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장동혁 지도부에 힘을 실었다.

장 부원장은 이날 KBS 전격시사에 출연해 "당원들의 요청이 있었을 것이고 당무위에서도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인 만큼, 당의 결정에 대해서 찬반 여론은 조금 갈리겠지만 중대하게 우리가 토론을 오래 해야 될 문제인가 싶다"며 과거 한 전 대표의 최측근 유일준 전 당무감사위원장의 사례를 꺼냈다.

장 부원장은 "이 시절에는 현역 의원인 권영세, 이양수에게 당원권 정지 3년 권고를 내린 적도 있었다"며 "그때 가만히 있던 분들이 이제 원외위원장한테 (징계를) 2년 준 것을 갖고 자유민주주의가 어떻고 하는 것은 너무 내로남불 아니냐"라고 김 전 최고위에 대한 중징계를 비판한 친한계를 직격했다.

사실상 모든 권한을 쥔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정치적으로 고립시키려는 움직임을 노골화하면서, 친한계 내부에서는 당장 뾰족한 대응책이 없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다만 적지 않은 의원들이 내년 선거를 고려할 때 한 전 대표를 비롯해 친한계와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반발 여론이 더욱 확산되기를 기다리는 분위기다.

한 친한계 의원은 "전날 당무위의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권고를 두고 내부에서 파장이 일었다"면서 "우리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은 없지만 이대로 가다간 장 대표가 모든 비판을 받지 않겠느냐"라고 내다봤다.

한 전 대표 또한 내년 선거에 대한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재보궐선거에 출마와 관련해 "결정한 바 없다. 미리 정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렇다고 내가 정치를 중단하겠느냐. 나는 이 끝에 뭐가 있는지 볼 것"이라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