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에 고객 개인정보 유출까지…벼랑 끝 몰린 유통가 [2025 결산①]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입력 2025.12.24 07:00  수정 2025.12.24 07:00

홈플러스부터 1세대 이커머스까지 생존 위기

쿠팡, 6개 상임위 연석청문회…면세점 몸집 줄이기

올해 유통업계는 고물가·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소비 둔화와 경쟁 심화 등으로 구조조정이 본격화됐다.ⓒ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2025년, 한해도 서서히 저물고 있다. 올해 유통업계는 고물가·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소비 둔화와 경쟁 심화 등으로 구조조정이 본격화됐다. 중소 플랫폼은 물론 대형마트까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거나 생존 위기에 놓였고, 쿠팡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신뢰까지 흔들리고 있다. 백화점, 면세점 등도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면서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올 한 해 유통업계를 달군 주요 이슈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홈플러스, 회생절차 9개월째 진행 중…대형마트 위기 현실화


홈플러스는 지난 3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지금까지 다섯 차례 연장했으며, 현재 최종 기한은 이달 29일까지로 설정 돼 있다.


지난달 진행된 본입찰에서 인수 후보가 단 한 곳도 나타나지 않았고, 현재까지도 별다른 진전이 없어 청산·파산 수순 가능성이 거론된다.


쿠팡, 3370만명 대규모 정보 유출…불매운동·집단 소송까지


쿠팡에서 지난달 말 약 3370만건에 달하는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대규모 보안 사고가 터졌다.


사고 발생 후 한 달 가까이 피해자 구제안을 내놓고 있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안과 불신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다 정치권, 경찰, 국세청 등까지 나서 쿠팡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과방위)는 오는 30일부터 이틀간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사태에 대한 연석 청문회를 실시한다.


연석 청문회 증인으로는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 박대준 전 쿠팡 대표이사,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브랫 매티스 쿠팡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민병기 쿠팡 대외협력 총괄 부사장,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 등 14인이 채택됐다.


대형마트·편의점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


대형마트, 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매출이 올 상반기 역성장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 오프라인 매출이 역성장한 것은 2020년 이후 5년 만이다.


경기 불황과 온라인 쇼핑 일상화 등이 맞물리면서 오프라인 업체들의 경쟁력이 약화된 모습이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형마트의 매출은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이 기간 편의점 매출도 0.5% 줄었다.


다만 편의점의 경우 하반기 들어 매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지난 7월부터 전 국민은 대상으로 지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와 고객 맞춤형 상품 강화, 특화 점포 전환 등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백화점, 고급화·체험형 마케팅 강화 적중


백화점 업계는 올해 고급화 전략과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오프라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 고객들을 끌어들여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글로벌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드들의 매장 리뉴얼 및 신규 입점과 함께 국내 최고의 럭셔리 맨션으로 재탄생했다.


롯데백화점 인천점은 ‘럭셔리 패션관’을 오픈했다. 럭셔리 패션관은 인천점 2층에 약 2800평 규모로 마련됐으며, 59개 브랜드를 선보인다. 팝업스토어, 체험형 공간 등도 눈에 띈다. 특히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초대형 트리와 미디어아트 등을 내세우며 연말 ‘인증샷 성지’ 경쟁에 나섰다.


지난 10월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지마켓 미디어데이’ 행사장에서 지마켓 제임스 장(한국명 장승환)대표가 지마켓의 향후 전략 방향 및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G마켓
시내 면세점 축소에 인천공항 탈출까지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면세업계는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1~10월 한국을 방문한 외래관광객은 1582만133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2% 증가했다.


면세점 이용객도 늘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면세점 이용객은 2451만명으로 전년(2406만명)보다 1.9% 상승했다.


하지만 면세점 매출은 오히려 축소됐다. 올 들어 10월까지 국내 면세점 매출은 73억달러(약 10조원)로 1년 전 대비 16.6% 감소했다. 이는 고환율과 외국인 관광객들의 쇼핑 패턴 변화 등에 따른 것이다. 이에 면세점들은 희망퇴직을 통해 인력을 줄이고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시내 면세점에 이어 인천국제공항에서도 철수했다. 최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신라·신세계면세점이 빠진 공항 면세점 DF1·2 구역(화장품·향수·주류·담배) 입찰 관련 사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에는 국내 업체 신라, 신세계, 현대, 롯데 등과 해외 업체인 아볼타가 참여했다.


위메프 이어 인터파크커머스도 파산…티몬만 살았지만 재오픈 먼 길


‘티몬·위메프(티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인터파크커머스도 결국 파산했다. 앞서 같은 큐텐 계열사인 위메프 역시 지난달 10일 파산 선고를 받았다.


반면 티몬은 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에 인수됐지만 재오픈이 지연되고 있다. 오아시스는 지난 6월 181억원을 투입해 티몬을 인수했다.


당초 오아시스는 지난 8월과 9월에 티몬 서비스를 재개하려고 했으나 결제망 구축에 실패하면서 일정이 미뤄진 상태다. 카드사들이 결제대행사(PG)로 참여하지 않으면서 재오픈 일정이 불투명해진 셈이다.


신세계-알리 합작 법인 공식 출범…한국 셀러 글로벌 진출 앞장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인터내셔널(알리바바)이 손잡고 만든 합작법인(JV) ‘그랜드오푸스홀딩’이 공식 출범했다. 신세계그룹의 G마켓과 알리바바의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합작법인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G마켓은 알리바바 계열 라자다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등 60만 셀러들의 글로벌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신세계는 향후 5년간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를 중심으로 합작법인 거래액 40조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내년 G마켓에 약 7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방침이다.


▲<정부·여당, 규제 의지 '활활'…올해도 계속된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논의 [2025 결산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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