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이혜훈 지명 논란에 "잡탕 아냐…오색빛깔 무지개 만들자는 것"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5.12.30 12:18  수정 2025.12.30 12:22

국무회의서 "인재·운동장 넓게 써야 한다"

이혜훈 두고 "각료 지명, 참 고려할 게 많다"

방향 '파란색 중심 오색찬란 무지개'에 비유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각료 지명이나 인사에 있어 참으로 고려할 게 많다"며 말을 아꼈다. 국민의힘 출신인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을 두고 여야 안팎에서 반발이 잇따르자 '통합' 차원의 인선으로 설명하며 진화에 나선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처음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대통령의 가장 큰 책임은 국민을 통합하는 거다. 국민통합의 힘을 바탕으로 국민과 국가가 더 나은 내일을 만드는 최종 책임자가 바로 대통령"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생각도 다양하고 입장도 다른 5200만명이 모여 사는 게 대한민국 공동체"라며 "대통령이 될 때까지는 특정 세력을 대표하지만 대통령이 되는 순간 모두를 대표해야 한다. 전쟁과 정치가 다른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최종 권력을 갖게 되더라도 그 권력을 쟁취하는 과정에서 함께 한 세력, 사람만 모든 걸 누리고 나머지를 배제하면 그건 정치가 아니고 전쟁"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통합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정략적 수단이 아니고 정상인 사회로 되돌아가려면 통합·포용 등 더 반대쪽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한다"며 "그래서 가장 모범이 돼야 할 정치, 관료들이 깊이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모든 일은 최종적으로 국민의 뜻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나와 다른 사람들을 긍정해주고, 의견이 다른 게 불편하게 아니라 시너지의 원천이라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모래라면 모래 말고 자갈·시멘트·물을 모아야 콘크리트를 만들 수 있다. 그래야 새로운 세상으로 나간다"며 "좀 더 포용적이고 융화하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현 정부의 정치적 통합 방향성을 '파란색 중심의 오색찬란한 무지개'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는 예를 들면 일곱 가지 색깔의 무지개라고 하면 빨간, 파란 생각하는 온갖 사람이 다 있다. 근데 가끔씩은 흰색 중심의 사회냐, 파란 중심의 사회냐를 선거를 통해 구성원 전원의 의견을 들어 결정하는 것"이라며 "파란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권한을 들었다고 통째로 파랗게 세상을 만들 순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빨간색은 어디 가느냐. 빨간색은 우리나라 공동체 자격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냐. 그렇지 않다. (빨간색도) 여전히 대한민국 국민이고, 주권자"라고 했다.


다만 "무지개 얘기하고 포용·화합 애기했더니 '그럼 잡탕하자는 거냐' 할 것 같다"며 "우린 푸른색을 상징해서 집권한 세력인데 다른 색깔들을 다 받아들여서 무지개색을 다 섞으면 검은색이 된다. 그렇게 만들겠다는 건 아니고, 푸른색 선택했을 때 가진 기대와 원칙, 가치를 잃어버리진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유임 등을 언급하며 "일부 언론에서 보수에만 자릴 다 준다고 하던데 다 주긴 뭘 다 주느냐"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체적·주류적 입장은 유지하는데 이것만으로는 안된다는 것"이라며 "가급적이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넓게, 인재도 넓게, 운동장도 넓게 써야 한다는 차원이다. 잡탕을 만들자는 건 아니고 조화로운 오색빛깔 무지개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권 일각의 불편한 기류에도 불구하고, 진영 논리를 넘는 인재 기용을 통해 국정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이혜훈 후보자는 이날 서울 중구 소재 예금봉사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내란은 헌정사에 있어서는 안 될 분명히 잘못된 일"이라며 "정당에 속해 정치를 하면서 당파성에 매몰돼 사안의 본질과 국가 공동체가 처한 위기의 실체를 놓쳤음을 오늘 솔직하게 고백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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