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장벽 넘은 한화…새해 방산확장 전략 '본궤도'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01.01 06:00  수정 2026.01.01 06:02

폴란드 천무 3차 계약…JV 통해 현지 생산 체계 구축

반복 매출·유럽 생산 거점 확보…장기 수익 구조 강화

보잉 F-15 항전장비 공급…글로벌 방산 네트워크 주목

지난해 12월 29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군사 박물관에서 열린 '천무 3차 실행계약 체결식‘에서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왼쪽 네 번째)이 코시니악 카미슈 폴란드 부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파베우 베이다 폴란드 국방부 차관, (왼쪽 다섯 째부터)아르투르 쿱텔 폴란드 군비청장, 이용철 방사청장, 피오트르 보이첵WB그룹 회장, 원종대 국방부 자원관리실장.ⓒ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럽연합(EU)의 ‘유럽산 무기 우선’ 기조가 강화되는 가운데 한화가 현지화 전략을 앞세워 폴란드 대형 수주를 성사시켰다. 폴란드 계약을 기점으로 한화그룹의 새해 방산 전략이 현지 생산과 장기 수익 구조를 축으로 한 확장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가 현지 생산을 전제로 한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K-방산의 유럽 시장 진출에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연말 폴란드 군비청과 약 5조6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다연장로켓 ‘천무’ 유도미사일(CGR-080) 3차 실행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폴란드 최대 방산기업 WB일렉트로닉스와 공동 출자해 설립한 합작법인(JV)을 통해 추진되며 폴란드 현지에 전용 생산공장을 구축해 유도미사일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수주는 EU가 세이프(SAFE) 기금 등을 통해 유럽산 무기 우선 구매를 장려하는 이른바 ‘방산 블록화’가 본격화된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단순 완제품 수출을 넘어 현지 생산과 공급망을 함께 구축하는 방식으로 유럽 시장의 제도적 장벽을 넘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구조적인 반복 매출과 유럽 내 생산 거점 확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보고 있다. 폴란드군이 도입을 확정한 천무 발사대 물량과 재고 비축, 훈련 소모, 수명 만료에 따른 교체 수요를 고려하면 유도탄 추가 발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WB그룹은 폴란드를 거점으로 에스토니아 등 기존 도입국은 물론 노르웨이, 프랑스 등 인근 유럽 국가로의 수출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30년부터 납품되는 유도탄은 이후 유지·보수·정비(MRO)와 신규 발주로 이어지며 지속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할 것”이라며 “이미 입증된 강점인 빠른 납기에 더해 유럽 역내에서 안정적인 유도탄 수급이 가능하다는 점은 신규 도입을 검토 중인 국가들에게 경쟁 우위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보잉이 개발한 F-15EXⓒ보잉

한화의 방산 확장 전략은 유럽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화시스템은 최근 보잉이 제작하는 한국 공군의 F-15K와 미국 공군의 F-15EX에 대형 다기능 전시기(ELAD)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미 방산 밸류체인에도 본격 진입했다. 한화시스템이 미국 본토 시장에 디지털 항공전자 장비를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황금함대’ 구상을 언급하며 한화를 미 해군 호위함 협력 파트너로 거론한 점도 한화 방산 계열 전반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한화시스템은 한화오션과 함께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를 중심으로 미 해군 함정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전투체계와 항전 장비 역량을 결합해 유럽과 미국을 잇는 글로벌 방산 네트워크 구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권혁민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한화시스템은 방산 부문 성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규모 투자에도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필리조선소는 단기간 내 큰 폭의 실적 개선은 어렵지만 한화오션의 지원과 미국 조선업 재건 추진, 설비 투자, 생산효율성 제고 노력에 힘입어 점진적으로 영업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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