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150여일 앞으로 다가와
민주당 "빠른 공천" 국민의힘 "인적쇄신"
서울·부산 등 격전지에 희비 엇갈릴듯
선거 결과 따라 '국정 주도권'도 '출렁'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오른쪽)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6·3 지방선거가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를 염두에 둔 여야 간의 전쟁도 막이 올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가 이재명 정부 출범 1년차에 치러지는 중간평가 성격을 갖고 있는 만큼 대승을 거둬 정국 주도권을 놓치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모양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해 제1야당으로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켜 향후 정국을 흔들어보겠다는 입장이다.
또 이번 선거엔 여야 간 정국 주도권 경쟁뿐 아니라 각 당과 그 당 대표들의 정치적 미래가 달려있는 만큼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선거에선 서울·부산 등 최대 승부처에서의 성적에 따라 각 당의 운명이 엇갈릴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시도당위원장 및 시도당지방선거기획단장 연석회의에서 "이번 6·3 지방선거 승리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 여부에 매우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어떤 일이 있더라도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무슨 일을 다 해서라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완벽하게, 완전한 당원 경선과 국민들이 참여하는 경선을 하다 보면 공천에 끼어들 수 있는 부정부패·금품수수 이런 불법적 요소가 완벽하게 제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는 5월 21일이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이다. 그러면 한 달 전인 4월 20일까지는 공천을 마무리 할 것이고, 역대 가장 빠른 공천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처럼 정 대표가 지방선거 승리의 중요성과 공천 시기를 강조한 이유는 최근 당내 분위기는 물론이고, 향후 정국 주도권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당원·국민 참여 경선'과 '공천 시기'를 못박은 건, 최근 터져나온 강선우 의원의 '공천헌금 수수 의혹'을 빠르게 매듭지으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지난달 31일 중앙당 사무처 종무식에서 "민주당의 행태를 보면서 다시 다짐하게 됐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데 이어, 이튿날인 지난 1일 신년 인사회에서도 "6월 지방선거의 승리를 생각하면 선거에서 패하게 될 것이고, 국민을 생각하고 국민의 삶을 생각하면 선거의 승리는 따라올 것"이라고 선거 승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어 지난 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장 대표는 "지방선거 공천에 있어서 새로운 인물들, 국민께서 감동할 수 있는 인물들로 인적 쇄신을 이루고 파격적인 공천을 하는 게 지방선거 승리의 전제조건"이라며 "당의 쇄신 중에 가장 중요한 쇄신은 인적 쇄신"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으로 인적쇄신을 꼽은 것이다.
이처럼 양당이 벌써부터 선거에 대해 큰 줄기를 잡으면서 대비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이번 선거가 가진 의미 때문이다. 민주당 입장에선 이재명 대통령 당선 1년에 맞춰 치뤄지는 지방선거인 만큼 중간평가 성격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50%가 넘는 상황인데도 선거에서 패배하게 되면 국정 주도권을 쥐는데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단 분석이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민주당과의 간극을 좁힐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이재명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적표가 낙제점으로 나오게 되면 의석이 적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국정 주도권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양당이 지방선거 채비에 고삐를 죄는 이유는 한 순간에 선거에서 불리해질 수 있는 리스크를 인지하고 있어서다. 민주당의 리스크는 정부·여당에서 터져나오는 다양한 이슈다.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인한 서울 집값 상승이나 고환율·고물가로 대표되는 경제 악화, 최근 불거진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이나 공천헌금 수수 의혹 등이 대표적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민주당도 공천헌금 의혹 같은 게 터져나오면서 큰일인 건 사실"이라며 "청와대와 정부 그리고 여당은 어쨌든 책임지는 자리니까 어떤식으로든 국민으로부터 견제받는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장동혁 대표의 강경 일변도가 선거 승리에 필요한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오세훈 서울시장 등 당 안팎에서 지속적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절연과 범보수 대통합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고 있으나, 요지부동인 형국이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일반 국민들이 볼 땐 국민의힘은 아직 '윤석열 당'이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당내 통합이나 범보수 연합 등에 대한 사안을 놓고 국민의힘이 지금 기조를 유지하면서 밀고 나가면 그 진심이 국민들에게 영향력을 발휘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치권에선 이번 지방선거 승패를 가를 승부처로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을 꼽고 있다. 양당 모두 최대 승부처로 꼽는 곳은 단연 서울이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긴 쪽은 항상 직후 대선에서도 승리했다는 공식이 있어서 이기도 하지만, 현재 서울의 민심 자체가 반반으로 갈라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에선 오세훈 현 서울시장이 전무후무한 5선에 도전한다. 당내 중진인 나경원 의원의 서울시장 도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에선 지난해 12월 초 SNS를 통해 이 대통령이 직접 칭찬을 한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가장 큰 주목을 받는 모양새다. 아울러 김영배·박주민·박홍근·서영교·전현희 의원, 박용진·홍익표 전 의원도 출마 선언을 했거나 출마를 준비 중이다.
부산 역시 만만치 않은 지역이다. 보수 텃밭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부산시장 자리를 꿰찬 적이 있는데다, 현재 민심 역시 반반으로 나눠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국민의힘 소속인 박형준 현 부산광역시장은 3선 도전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며 선거 준비에 고삐를 죄는 모양새다. 이외에 당내에선 김도읍·조경태 의원, 서병수 전 부산시장 등이 경선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입장에선 이 대통령도 대선후보 시절부터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약속하고, 장관에 민주당의 유일한 부산 현역인 전재수 의원을 임명하는 등 부산 민심을 겨냥한 행보를 이어온 만큼 부산 탈환에 진심으로 전력투구 중이다. 하지만 당내 유력 후보인 전재수 의원이 지난해 12월 초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으로 장관직에서 물러나면서 후보군을 원점에서 고민해야 할 처지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양당 대표의 정치적인 미래도 엇갈릴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게 되면 대표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 것은 물론 영향력 확장을 통해 연임까지 바라볼 수 있지만, 패배하는 쪽은 사실상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어서다.
신율 교수는 "국민의힘이 지방선거가 어렵다고 얘기할 때 항상 서울과 부산이 위태하다고 표현하는데 그만큼 두 지역이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현재 여론지형 상 서울과 부산의 민심을 얻는 쪽이 향후 정국 주도권 싸움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태곤 실장은 "올해는 이 대통령이 2년차를 맞아 작년보다 더 큰 권력을 휘두르게 될 텐데, 이를 견제하거나 제동을 걸 수 있는 건 지방선거 결과 밖에 없을 것"이라며 "선거 결과에 따라 이 대통령이, 여당이, 야당이 어떻게 될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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