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최대 승부처 '서울시장·경기지사'
선거의 승패 가를 수도권 '중도층 민심'
서울 관건은 국민의힘 '계엄 리스크' 해소
'중도확장성' 핵심인 경기…野 후보 숙제
김동연 경기도지사(왼쪽)와 오세훈 서울시장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명 정부 임기 초반 국정 동력을 좌우할 6·3 지방선거가 5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등 주요 광역단체장 수성·탈환 여부는 이번 지선의 핵심으로 꼽힌다. 단순한 승리를 넘어 이재명 정부에 대한 수도권 민심 바로미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직후 선거인 2028년 23대 총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지선 결과에 따라 여야 운명도 갈릴 전망이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선에 시선을 둔 여야는 당내 리스크를 수습하거나 그 리스크를 가지고 공세 고삐를 당기는 등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6·3 지방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선거인 만큼 이른바 '대통령 프리미엄'이 최대 효과를 내는 선거다. 하지만 선거를 불과 5개월여 앞두고 여권이 '공천 헌금' 등 여러 의혹에 휩싸이면서, 견고한 판세에 일부 균열을 내고 있다. 다만 야당이 특검을 고리로 공세를 펼치는 만큼, 여당은 의혹 연루자를 모두 조치해 공격 소재를 차단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탓에 현재로선 수도권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서울시장 '중도 확장성' 관건…국민의힘 개혁이 분수령
서울시장 탈환을 노리는 여당의 공세는 매섭다. 우선 물량부터 국민의힘과는 차별화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중 출마를 공식화했거나 출마를 예정한 인사만 8명에 달한다. 원내에선 김영배·박주민·박홍근·서영교·전현희 의원이 원외에선 박용진·홍익표 전 의원, 정원오 성동구청장 등이 후보군이다. 사실상 '5선 서울시장' 도전을 앞둔 오세훈 시장을 놓고 여당 후보들은 매일 서울 시정을 비판하며 '오세훈 흔들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당까지 전면에 나서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 흔들기에 나설 정도로 여당은 이번 지선에 총력을 쏟고 있다. 이들이 내세운 핵심 키워드는 '성과'다. 서울시의 종묘 앞 세운4구역을 비롯해 광화문 감사의 정원, 한강버스 안정성 등 역점 사업을 문제 삼거나, 강남북 불균형 해소를 위해 추진된 이른바 '강북 전성시대' 프로젝트의 실효성을 제기하고 있다.
여당이 오 시장의 성과와 성향을 문제 삼는 것은 지난 2022년 당시 송영길 민주당 후보를 꺾고 4선 고지에 달성하게 된 핵심 요소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지난 지선 당시 1년 전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한 경험을 토대로 '준비된 서울시장'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했고, 견제론을 내세운 송 후보를 뛰어넘었다. 특히 오 시장은 중도 확장성을 가진 인물로 평가되는데, 이번에 소위 '탄핵의 강'을 건넌 것도 중도층에 대한 호소력을 강화한 요소로 꼽힌다. 그러다 보니, 여당으로선 오 시장의 주요 성과를 지적해 경쟁력을 약화시키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정치권에선 서울 민심의 향방은 결국 중도층 호소력을 가졌는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오 시장과 나경원 의원이 대표적인 후보군으로 거론되는데, 이들 중 중도층 표심을 흔들 수 있는 인물이 당심도 가를 것으로 관측된다. 나 의원의 경우 아직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22대 총선 당시 여당에 우호적인 수도권이라는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서울 '동작을' 지역을 탈환한 인물로 꼽힌다.
민주당 역시 중도층에 호소력이 있는 대표적인 인물이 최근 급부상했다. 당내 후보군 중 온건파로 분류되는 후보가 있긴 하지만, 이 중 정 구청장은 이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인물로 주목을 받으면서 주요 후보로 평가된다. 타 후보와 달리 원외라는 한계에도 일부 여론조사에선 오 시장과 접전이라는 결과가 나올 정도로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는 것도 야당으로선 뼈 아픈 지점이다.
여권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정 구청장은 조직도 인지도도 없지만 밑바닥에서 올라온 인물이라 중도 확장성이 높은 사람으로 평가된다"며 "오 시장에 대항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히는 이유도 중도 확장성이 있다는 이유가 크며, 세력이 뒷받침해 준다면 과거 오 시장이 초선에도 불구하고 오세훈법 등으로 유명해져서 서울시장에 당선된 것처럼 스토리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정 구청장의 중도 확장성은 국민의힘 일부에서도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사실상 여당 입장에선 '정권 안정론'이 우세한 정권 초 선거일뿐 아니라, 12·3 비상계엄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패배할 수 없는 환경에서 선거를 치른다. 여기에 중도층 표심을 흔들 수 있는 정 구청장이 후보로 확정된다면 오 시장의 '5선 고지'를 저지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중도 확장성을 가져가려는 오 시장과 당 지도부와의 엇박자다. 오 시장은 지난 1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그동안 기다릴 만큼 기다렸고 참을 만큼 참았다"며 지도부를 향해 12·3 비상계엄 사태 절연을 요구했다. 서울시장 승리를 위해선 중도층 민심 확보가 절실함에도 지도부가 강경 지지층의 목소리를 일부 대변하는 것을 지속하자 불만이 터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당내 일부에서도 서울시장 수성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결국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중도층 표심을 확보하는 측이 우세를 점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민주당으로선 국민의힘이 끝내 계엄과 절연하지 못한 채 서울시장 후보를 내는 것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고, 국민의힘은 불리한 환경 속에서도 계엄과 절연한 모습을 통해 여당과 맞붙을 기회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에서 공천헌금 등 여러 악재가 터져 나오고 있지만 실상 서울 민심에는 큰 영향을 주는지는 모르겠다"며 "정 구청장은 인지도는 없었지만 현재는 새로움에 연륜까지 갖춘 후보로 중도층 민심을 흔들 인물로 부상하고 있지만, 우리 당은 계엄을 가지고 여전히 내분이 지속되고 있어서 힘든 상황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 ⓒ뉴시스
야권 후보 부재한 경기지사…'중도 보수' 인물난 돌파할까
서울시장 다음으로 수도권의 최대 격전지는 경기도지사 선거다. 김동연 지사의 연임 도전이 사실상 확정되는 분위기지만, 야당에선 뚜렷한 후보가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여당에선 김병주 의원과 양기대 전 의원이 출마를 공식화했고, 추미애·한준호 의원 외에도 권칠승·염태영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여당은 내부 경쟁이 최대 난관이라면 국민의힘은 인물난을 뚫는 것이 최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이 경기도지사 인물난을 겪는 이유로 중도 확장성을 가진 인사의 부재를 꼽는다. 지난 지선에서 당시 김은혜 후보가 8900표 차이로 석패한 것은 국민의힘 입장에선 뼈아픈 지점이다. 물론 강용석 무소속 후보와 단일화를 이뤘다면 당선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을 수 있지만, 당시에도 유승민 전 의원이 후보로 등판했다면 김 지사가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김 후보의 경쟁력 부족이 아닌 경기도 민심이 중도 확장성이 높은 인물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유 전 의원이 현재 출마 의지가 크지 않고, 거론되는 후보들도 중도층 민심을 흔들만한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일 CBS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6·3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주변에 가까운 분들한테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경기도지사나 서울시장 도전을 이야기하지만 전혀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국민의힘 내에서 대표적인 중도 확장성을 가진 인물로 꼽히는 유 전 의원이 출마 의지를 접은 것은 현재 당내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의원은 "우리 당의 지금 모습으로는 지방선거는 도저히 해보나 마나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오 시장이 우려하는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문제와 절연하지 못하는 당에 대한 불만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선 이재명 정부 임기 초반 '집권여당 프리미엄' 속에서 치러는 선거는 야당으로선 극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이 가운데 당 지도부가 개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까지 겹치면서 승패를 장담할 수 없는 경기도지사 선거 도전이 무의미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여당은 김 지사 대 후보군 간 구도로 잡히는 분위기다. 야당에서 마땅한 인물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김 지사만 꺾을 수 있다면 승리를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김병주 의원과 양기대 전 의원은 김 지사의 도정과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다만 김 지사의 경쟁력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김 지사는 오 시장과 마찬가지로 중도 확장성을 가진 인물로 꼽힌다. 지난 대선 국면 당시 세력과 전국적 인지도 부재로 당내 경선에선 고배를 마셨지만, 경기도 내에선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대선 당시 윤석열 정부에 맞서기 위해선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분위기 속에서 이재명 후보의 대망론을 이기긴 역부족이었지만, 중도 확장력이 필요한 지선에선 오히려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당 내 다른 후보의 경우 강성 이미지가 있어 민주당 지지층에 지지받지만, 김 지사는 중도층에 소구력을 가지고 있고 지지도 나오는 상황"이라면서 "이번 공천헌금 사태로 강성 이미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오히려 중앙 정치와 떨어져 있는 김 지사의 중도 확장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수도권 표심은 결국 중도층 민심을 흔들 수 있는 인물에게 쏠릴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문제는 여당이 유리한 환경 속에서 국민의힘이 어느 정도로 개혁을 선보이는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한다.
이 평론가는 "국민의힘은 혁신을 해내야 겨우 여당과 맞붙어볼 만하지만, 현재처럼 어기적거리면 여당에 어떤 악재가 불거져도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여당은 공천헌금 사태를 진화하기 위해 총력을 쏟는 탓에 이 이슈가 지선까지 가기는 어려운 만큼, 정권 안정론을 뒤집어 낼 역량을 국민의힘이 보여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오 시장도 안정권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재는 이 판세도 불안한 것 아니냐"라면서 "경기도지사도 국민의힘은 중도 보수 성향의 인지도 있는 인물이 나오지 않는 한 어렵다고 봐야 한다. 결국 중도층 선택이 중요하기 때문에 여야 모두 그런 성향의 인물을 내세우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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