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황, 현대차 로봇에 "인크레더블" 극찬…깐부 동맹 확대되나 [CES 2026]

데일리안 라스베이거스(미국) =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6.01.06 15:12  수정 2026.01.06 20:04

2030년까지 로보틱스 생태계 완성 로드맵 제시

GPU 5만 장 도입 제조·로봇 전반 AI 인프라 구축

빅테크 연합 통한 개방형 혁신으로 속도전 가속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현대차그룹 보스턴다이내믹스 관계자들이 신형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소개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피지컬 AI(인공지능)'를 미래 핵심 먹거리로 낙점하고 구글,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강력한 연합전선을 구축한다. 단순히 기술을 과시하는 단계를 넘어 실제 제조 현장에서 가치를 증명하고 2030년까지 로보틱스 생태계를 완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6 현장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엔비디아와의 협력과 관련해 "엔비디아와 협업 관계 특히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심의 구매 부분은 정부의 전체적인 방향과 같이 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개별 기업의 부품 조달 차원을 넘어, 국가 안보 및 산업 경쟁력과 직결된 AI 반도체 공급망을 정부와 긴밀히 공조하여 관리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장 부회장은 "엔비디아의 국내 투자와 현대차의 GPU 구매를 통한 애플리케이션 활용 측면에서 상세 계획을 디벨롭(발전)하고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의 GPU 관계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와 디지털 트윈, 로보틱스 관련해 파운데이션 모델, 그리고 실제 로봇 공장에 대한 디지털 트윈 예약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추진 방향과 관련해 자율주행이나 로봇, 기타 확산되는 부분에서 제품 포트폴리오뿐만 아니라 앞으로 얼마만큼의 스케일링(확장성)을 가지고 가느냐가 중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양사의 밀착 행보는 이미 예견된 바 있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월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계기로 15년 만에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서울의 한 치킨 전문점에서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해당 음식점 이름에 '깐부'가 포함돼 이른바 '깐부 회동'으로 불린 이 만남 이후, 현대차와 엔비디아는 블랙웰 GPU를 활용한 AI 모델 개발 계획을 공식화하며 파트너십을 공고히 해왔다.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는 단순한 하드웨어 공급 체계를 넘어선 '피지컬 AI' 동맹으로 진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기술 고도화를 위해 2030년까지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블랙웰’ 5만 장을 도입해 대규모 AI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엔비디아의 GPU를 단순 구매하는 것을 넘어,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SDF), 디지털 트윈, 로보틱스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전반에 걸쳐 엔비디아의 컴퓨팅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루에서 열린 엔비디아 CES 2026 라이브에서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갈무리

이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특별 연설도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 전략에 힘을 실어줬다. 황 CEO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정말 대단하다(Incredible)"며 로보틱스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그는 미래의 로봇 시스템이 엔비디아의 가상 세계인 '옴니버스(Omniverse)'와 로봇 시뮬레이터 '아이작(Isaac)' 플랫폼 안에서 설계되고 훈련된다고 설명했다.


김흥수 현대자동차·기아 글로벌전략(GSO) 본부장도 "단순히 로봇 하나를 두고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제조 부문의 혁신, 그리고 로봇 생태계를 제대로 만들어 어떤 확산 가능한 속도 관점에서 현대자동차 그룹이 가지고 있는 안전이나 품질이라든지 신뢰성에 기반한 접근을 결합해서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또 그런 차원에서의 개발과 선택에 관점에서의 여러 파트너십도 저희가 구체화되고 공개할 수준이 되면 바로 논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날 현대차그룹 로보틱스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는 구글 딥마인드와 '미래 휴머노이드 기술 개발 가속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양사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보틱스 경쟁력과 구글 딥마인드의 로봇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결합해 차별화된 기술 개발을 주도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이 이처럼 외부와의 동맹을 전방위로 강화하는 것은 속도전이 핵심인 AI 시장에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모든 기술을 직접 개발하기보다 이미 검증된 글로벌 빅테크의 역량을 빠르게 수용하는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기술 격차를 단숨에 좁히고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장 부회장은 "물론 현대차그룹이 직접 만드는 것은 가능하다"면서도 "개발을 위해 들이는 시간과 비용을 감안하면 10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 그때는 이미 다른 데(세상) 가 있을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시간과 돈이 중요하다"며 "글로벌 선도 업체와 연합해 이 부분을 빨리 개척하고 우리의 위치를 확보하는 게 먼저 맞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전략의 배경에는 정의선 회장의 확고한 비전이 자리 잡고 있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회에서 "피지컬 AI로 중심이 이동할수록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자동차, 로봇과 같은 움직이는 실체와 제조 공정 데이터 가치는 중요해질 것"이라며 "이는 빅테크 기업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우리만의 강력한 무기"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이날 CES 2026에서 지능형 로봇의 실질적인 상용화 로드맵도 공개했다. 차세대 전동식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우선 투입해 부품 서열 작업부터 맡길 계획이다. 이어 2030년에는 복잡한 부품 조립 공정까지 역할을 확대하며 연간 3만 대 규모의 로봇 생산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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