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헌금 사태에 與 휘청…김현지 재등장에 '김병기 탈당' 요구 분출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6.01.08 04:05  수정 2026.01.08 04:05

지방선거 前 '도덕성 논란' 확산

"김현지, 감찰단에 탄원서 전달"

내부서 '거취 결단' 목소리 분출

국민의힘, 관련 사안 '특검법' 발의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가 지난해 12월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병기·강선우 의원을 둘러싼 '공천헌금 의혹'이 6·3 지방선거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을 강타했다. 정치권 전반의 '도덕성'에 의구심을 던진 이번 사안에 자진 탈당한 강 의원과 달리 김 의원은 버티기에 들어갔다.


여기에 직전 총선에서 김 의원의 금품수수 의혹이 담긴 탄원서가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에 전달됐다는 주장이 나오며 파장이 커졌다. 당내에선 김 의원의 '거취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신중론이 엇갈리고 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원은 강 의원의 1억원 금품수수 묵인 의혹을 비롯해 현재 10여 건이 넘는 고발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 2020년 총선 전후 동작구의원 2명에게 공천을 대가로 3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과 함께 배우자의 업무추진비 유용 수사무마, 갑질·특혜 의혹 등이 고발 대상에 포함됐다.


설상가상 민주당 이수진 전 동작을 의원이 김 의원의 동작구 구의원 공천헌금 수수 의혹과 관련한 탄원서를 당시 당대표였던 이재명 의원실 김현지 보좌관에게 전달했으나, 묵살됐다고 주장하며 논란이 확대됐다. 이같은 내용엔 정청래 대표 이름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민주당은 탄원서 체계를 오인한 이 전 의원에 책임을 돌렸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열린 현장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 윤리감찰단과 각급 검증위 등에 (관련 시스템이) 설치돼 있었을 텐데 체계를 잘 아는 전직 의원이 의원 보좌관을 통해 처리하려는 것 자체가 시스템을 잘 이해하지 못한 허점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뉴시스

또 '탄원서 묵살' 의혹에 대해 "공천과 선거가 이뤄지는 기간 중 가장 많은 탄원과 민원·제보·비방 등이 각급 단위에 접수된다"면서도 "탄원서 접수와 처리 기록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당 지도부의 책임론이나 은폐 이런 것과는 다르다. 당 시스템을 더 갖춰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공천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다는 논란이 나날이 확산하자 당 지도부는 이를 '개인적 일탈' '휴먼 에러'라며 사태 축소를 시도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모양새다. 지방선거를 약 5개월 앞둔 시점에서 사태의 장기화를 막으려면 강 의원과 마찬가지로 김 의원의 '책임지고 탈당' 같은 그림이 필요한데 김 의원이 버티기에 나서고 있어서다.


이에 당내에선 김 의원의 거취결단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그가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더라도 전국단위 선거를 앞둔 현 시점에선 '선당후사'를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 원내대표 보궐선거에 출마한 진성준 의원은 라디오에서 "(오는) 12일 윤리심판원 회의가 잡혀 징계 결정을 하게 되는데 그전에라도 김 의원이 선당후사 하는 선택을 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물론 본인 입장에선 억울하다 생각되는 측면이 있겠지만, 당을 위해 선당후사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개적인 '자진 탈당'을 목소리도 나왔다.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광주에서 '21세기 대명천지 민주당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냐'고 야단"이라며 "김 의원은 억울하더라도 자진 탈당하시라고 눈물을 흘리며 강연했다. 억울하더라도 선당후사·살신성인의 길을 가야 한다고 말하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고 적었다.


박주민 의원도 라디오에서 선당후사의 결단을 언급하며 "김 의원은 당을 우선시하는 분이고, 선당후사의 정신을 가지고 있으리라 믿는다"며 "당에 가장 부담이 안 가는 결정을 스스로 판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는 12일 열리는 당 윤리심판원 회의 결과를 지켜본 다음 거취를 언급해도 늦지 않다는 신중론도 있다. 원내대표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병도 의원은 라디오에서 "윤리심판원이 본인 소명을 듣고 증거 자료를 두고 판단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원내대표 후보인 박정 후보도 라디오에서 "김 의원의 억울한 부분을 듣고 당원이나 국민에게 판단의 기회를 줘야 한다"며 "들어보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 '당에 부담을 줄 것 같다'고 하면 제명이든 뭐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과 강 의원이 연루된 2022년 지방선거 공천헌금 수수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특별검사법을 발의해 공세에 나섰다. 특검법안 발의 명단에는 곽규택 수석대변인과 나경원·조배숙·강선영·김재섭·주진우·최수진·송석준·박충권·신동욱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 제출한 특검법의 수사 대상에는 이재명 대통령 등이 포함됐다. 이 대통령이 당시 민주당 대표로서 해당 의혹을 은폐·방조한 정황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곽 수석대변인은 "탄원서를 2023년 말 이재명 당시 대표실의 김현지 보좌관이 받았지만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했다.


아울러 송언석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강선우·김병기 의원뿐 아니라 민주당 공천 뇌물 카르텔의 전모를 완전히 밝히기 위한 성역 없는 특검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비대위원장이었던 윤호중 행안부 장관과 2024년 총선 당시 대표였던 이 대통령에 대한 수사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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