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푸 로봇은 필요 없다"…보스턴다이내믹스가 그리는 아틀라스의 실전 무대 [CES 2026+인터뷰]

데일리안 라스베이거스(미국) =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6.01.08 08:46  수정 2026.01.08 09:50

퍼포먼스 아닌 산업 현장 투입이 목표

아틀라스 상용화 앞두고 부품 생태계 재편

잭 재코우스키 "사람 대체할 신뢰도·내구도가 핵심"

오세욱 현대모비스 로보틱스추진실장 상무(왼쪽), 잭 재코우스키보스턴다이내믹스 아틀라스 개발 총괄이 아틀라스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로봇 시장은 현존하는 현재의 자동차 시장 규모 이상이 될 것입니다. 단순히 반복 작업을 대체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기회가 있을지 상상해 보십시오."


잭 재코우스키 보스턴다이내믹스 아틀라스 개발 총괄은 7일(현지시간) CES 2026이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에서 오세욱 현대모비스 로보틱스추진실장 상무와 진행된 공동 인터뷰에서 로봇 산업의 미래를 이같이 정의했다. 그는 '경제적 효용'을 강조하며,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그리는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의 상용화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최근 우후죽순 격으로 등장하는 휴머노이드 로봇들과 명확한 선을 그었다. 재코우스키 총괄은 "현장에 들어가서 아무것도 안 하고 단순히 걸어 다니거나 쿵푸 퍼포먼스만 선보이는 로봇은 경제적 효용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로봇이 실제 산업 현장에 투입되었을 때 사람 이상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신뢰도'와 '내구도'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 업체들이 사람의 행동을 모사하는 데 집중하는 것과 달리,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실제 생산 라인에서 복잡한 조작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슈퍼휴먼' 성능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구글 딥마인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학계에서 답을 내지 못한 로봇 난제들을 해결하며 지능형 로봇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아틀라스 상용화의 핵심 파트너로 현대모비스를 선택한 것은 전략적 실익에 기반한 결정이다. 재코우스키 총괄은 "그룹의 전략적 결정이 아니었더라도 모비스를 선택했을 것"이라며 "조향 시스템이나 전기차 파워트레인 부품은 휴머노이드 로봇 부품과 구조적 유사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로봇 원가의 50%에서 6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Actuator)'는 현대모비스가 전담하게 된다. 현대모비스는 기존 전동식 조향장치 양산 경험을 바탕으로 로봇용 초소형·고밀도 액추에이터를 개발 중이다.


재코우스키 총괄은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대량 생산 노하우가 부족하지만, 모비스는 성능과 가격, 신뢰도를 모두 충족하는 부품을 대규모로 공급해온 역사가 있다"며 파트너십에 대한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양사의 협력은 구체적인 로드맵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중반 의왕연구소에 프로토타입 개발을 위한 시작 라인을 설치하고, 아틀라스용 모터 등을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공급할 계획이다. 2028년 본격적인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대차그룹이 연 3만대 규모의 로봇 공장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최대 매출 또한 기대하고 있다.


생산 거점 최적화도 논의 중이다. 아틀라스가 투입될 미국 공장 인근에 부품 생산 라인을 구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재코우스키 총괄은 "조지아에 위치한 모비스 전기차 파워트레인 공장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며 "모비스가 실익이 가장 큰 위치에서 부품 생산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하드웨어 경쟁력을 넘어 로봇 산업의 '제도적 표준' 정립에도 앞장서고 있다. 재코우스키 총괄은 현재 미국 정부의 표준위원회 멤버로 활동하며 로봇 관련 인증과 법령 제정에 제언을 제공하고 있다.


그는 "자율주행 산업이 발전하며 표준과 제도를 함께 정립했듯 로봇 산업도 같은 트랙을 밟게 될 것"이라며 한미 정부 간 협력이 로봇 시대의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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