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법 시행 본격화…‘사용자 범위 확장’ 쟁점
원청-하청, 노사 관계 따라 공기지연·비용 증가 우려
건설업 특성 반영…인세티브 확대 등 정책 보완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노란봉투법’이 오는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건설업계에 연초부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가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각종 안전 관련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노란봉투법까지 시행되면 원청사인 건설사의 경영 부담이 더 가중될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정치권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국회 문턱을 넘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률’, 일명 ‘노란봉투법’이 3월 10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
법안은 사용자 개념을 확장해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사의 책임을 강화하고 노동조합의 자주권 및 노조 활동에 대한 권리를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다. 또 사용자의 손해배상청구권 행사는 크게 제한된다.
업계에 미칠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은 사용자 개념을 확장한 것이다. 앞으로 직접 근로 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면 사용자로 볼 수 있다.
건설업은 조선·철강업 등과 달리 도급 구조로 돌아간다. 원청인 건설사와 수많은 협력업체가 같은 현장에서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하게 된다.
이같은 건설업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채 원청의 사용자성이 폭넓게 인정되면 하청 노조나 노동자 등이 원청을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하거나 파업에 나설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특히 원청이 하청업체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로 인정되면 대체근로 제한 등으로 공기 지연 및 공정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수많은 협력업체가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업체별·개별 단체로 직접 교섭을 요구하거나 파업에 나서면 그만큼 사업이 늘어져 비용 부담은 막대하게 불어날 수 있다”며 “늘어난 금융 비용은 모두 원청에서 질 텐데 그렇게 되면 결국 공사비 증가, 향후 분양가 상승 등 연쇄적으로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타워크레인, 철근·콘크리트, 레미콘 등 지금도 이들 노조가 파업에 나서면 현장이 멈춰버리는 등 주요 공정에서 여러 노조의 영향을 받는 상황”이라며 “경기 침체로 업황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노란봉투법까지 시행되면 비용 및 리스크 관리에 더 예민해질 수밖에 없고 더 보수적으로 사업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산재 예방을 위해 정부가 안전 관련 규제를 대폭 강화한 가운데 노란봉투법까지 맞물리면서 업황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에 규제 실효성을 끌어올리면서도 현장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는 정책 보완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건설경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작업중지권 남용 우려 등 현장에서 노조의 영향력이 비대해지면서 안전 문제를 빌미로 한 무리한 요구가 늘어나 공사 진행에 차질을 빚는 사례도 일부 보고된다”며 “안전한 현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는 시장 참여자 모두 공감하지만 현행 규제 방식은 특히 중소기업 현실과 맞지 않고 예기치 않은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것이 우려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령 강화된 안전 규정 준수와 노동자의 작업중지권 행사 등으로 인한 불가피한 공기 지연에 대해선 공사기간 연장을 자동 인정하고 이에 따른 간접비를 보전해 주는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며 “처벌에서 사전 예방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안전 인센티브 검토 등 다양한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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