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상설특검 사무실 피의자 신분 출석
엄희준, 의혹에 '선긋기'…문지석의 '무고' 주장
"객관적 물증 토대로 적극적으로 설명할 예정"
쿠팡 사건 무혐의 처분 외압 행사 의혹을 받고 있는 엄희준 광주고등검찰청 검사가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쿠팡·관봉권 상설특검팀 사무실로 소환조사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관봉권·쿠팡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안권섭 상설특별검사팀이 '쿠팡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 수사 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엄희준 광주고등검찰청 검사(전 인천지검 부천지청장)를 불러 조사하고 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엄 검사는 이날 오전 10시경 서울 서초구에 마련된 특검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특검팀이 출범한 뒤 핵심 피의자인 엄 검사를 소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엄 검사는 조사 전 '수사 과정에 외압이 있었다는 문지석 광주지검 부장검사(전 부천지청 형사3부 부장검사)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취재진 질문에 "일방적인 허위 주장"이라며 "특검팀에서 객관적 물증을 토대로 충분히 적극적으로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년 4월18일 보고 당시 검찰 메신저 전산 시스템 등에 (외압이 없었다는) 객관적인 물증이 남아있다"며 "'문 부장검사가 이런 주장을 하고 이런 증거에 대해 이런 의견을 갖고 있다. 이런 것을 추가 검토해야 한다는 게 문 부장검사의 의견이다'는 내용이 보고됐고 그 물증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처분은 최선의 결론이었다"며 "16개 사건이 무혐의 처분 됐고 무죄 판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무죄 판결을 보고 법리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주임검사의 의견도 처음부터 무혐의였다"고 강조했다.
엄 검사는 '대검찰청에서도 이견은 없었냐'는 질문에는 "대검의 지휘를 받았다"며 "16개 사건이 모두 무혐의 처분됐고 이 사건도 대검이 같은 취지로 지휘했기 때문에 무혐의 처분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허위 주장으로 이렇게 큰 일을 만드는 게 과연 적절한 일인가 싶다"며 "특검이 수사를 통해 객관적인 진실을 잘 밝혀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지석 부장검사.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엄 검사는 부천지검 부천지청장으로 근무하던 작년 초 쿠팡의 퇴직금 미지급 의혹을 수사 중이던 당시 문지석 부천지청 형사3부 부장검사에게 무혐의 처분을 하라고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은 쿠팡이 지난 2023년 5월 근로자들에게 불리하게 취업규칙을 변경해 퇴직금 성격의 금품을 체불했다는 의혹이다.
쿠팡은 퇴직 금품 지급 관련 규정을 '일용직 근로자도 1년 이상 근무하는 경우 주당 근로 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기간만 제외'에서 '1년 이상 근무하고 주당 근로 시간이 15시간 이상인 경우'로 변경했다.
근무 기간 중 하루라도 주당 근로 시간이 15시간 이하인 날이 끼어있으면 퇴직금 산정 기간을 이날부터 다시 계산하도록 해 '퇴직금 리셋 규정'이라고도 불렸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문 부장검사는 작년 10월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상급자인 엄 검사와 김동희 부산고검 검사(전 부천지청 차장검사)가 쿠팡에 무혐의 처분을 하라고 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작년 1월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쿠팡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기로 마음먹고 이를 문 부장검사에게 압박했다고 의심한다.
이 과정에서 엄 검사가 올해 2월 문 부장검사를 배제하고 해당 사건의 주임검사인 신가현 검사에게 '쿠팡 사건을 2025년 3월 7일까지 혐의없음 의견으로 정리하라'고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또 작년 3∼4월 신 검사에게 쿠팡 사건의 주요 증거인 압수수색영장 집행 결과 등을 대검 보고용 보고서에서 제외하도록 지시했다고도 본다.
특검팀은 이날 엄 검사를 상대로 쿠팡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있는지, 무혐의라고 판단한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엄 검사는 혐의를 적극 부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엄 검사는 지난달 6일 특검팀이 현판식을 열고 수사를 개시한 직후 사무실을 방문해 문 부장검사를 무고 혐의로 수사해달라는 내용의 수사 요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문 부장검사가 대검 감찰을 받게 되자 이를 피하기 위해 지휘권자인 자신을 무고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당시 엄 검사는 "쿠팡 측과 아무런 관련이 없고 쿠팡 관련 사건 처리를 왜곡할 그 어떤 동기도 없다"며 "상설특검은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해 양측 모두에 균형감 있는 공정한 수사를 진행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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