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지난해 7월24일 미 워싱턴DC 연준 건물 개보수 현장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검찰이 중앙은행 수장인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 의장에 대해 연준 청사 개보수 논란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 동안 자신의 금리인하 요구를 끝내 받아들이지 않은 파월을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11일(현지시간) 연준 홈페이지에 이례적으로 올린 영상 메시지를 통해 "법무부가 지난 9일 연준에 소환장을 발부했다. 내가 지난해 6월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증언한 내용과 관련해 형사 기소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연준 의장이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은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일이다.
그는 당시 25억 달러(약 3조 6000억원) 규모의 연준 청사 개보수 사업과 관련해 VIP 전용 식당 등 호화 시설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는데, 미 검찰은 위증을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이 연준 청사를 호화롭게 개보수하면서 막대한 비용을 지출했다고 비난한 바 있다.
그는 “이런 전례 없는 조치는 행정부의 위협과 지속적인 압력이라는 더 큰 맥락에서 봐야 한다”며 “(위증 의혹 등은) 모두 구실일 뿐이고 연준이 대통령의 의사가 아닌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금리를 설정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끈질기게 요구해 온 금리인하를 자신이 거부한 데 따른 불만이 이번 수사의 배경이라는 얘기다. 그는 이어 “이번 사건은 연준이 경제지표와 상황에 근거해 금리를 설정할 수 있을지, 아니면 정치적 압력이나 협박에 의해 통화정책이 좌우될지에 관한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월 의장은 정면 돌파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공적 임무는 때로는 위협에 강력하게 맞서야 한다”며 “나는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확인한 미국민을 위한 나의 임무를 계속할 것”이라고 결기를 보였다.
미 정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미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톰 틸리스(공화)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 내 참모들이 연준 독립성을 훼손하려는 시도가 명확해졌다”며 차기 연준 의장을 포함해 공석인 연준 이사 후보자 인준에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오는 5월 임기가 만료되며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차기 후보자를 지명할 예정이다.
이번 수사는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이 비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미 뉴욕증시의 선물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선물은 166포인트(-0.33%), S&P 500 선물은 25.75포인트(-0.37%), 나스닥 100 선물 지수도 147.5포인트(-0.57%)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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