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위' 앞세워 칼날 휘두른 장동혁
지방선거 구상에 변수된 사법부 판결
'裵 서울시당 복귀'로 吳 압박 동력 약화
"무리하다가 역풍 불겠단 생각 할 수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사법부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로부터 부당한 징계를 받았던 배현진 서울시당위원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당 윤리위원회를 앞세워 이른바 '숙청 정치'를 펼쳤던 장동혁 대표의 행보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선거 모드'로 전환하며 친한(한동훈)계를 비롯해 노선 변화를 촉구했던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등의 영향력을 차단하고 당권파에 힘을 실으려 했던 장 대표의 구상에도 변수가 생겼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현역의원 11명, 전·현직 원외 당협위원장 26명은 6일 성명을 내서 배현진 서울시당위원장에 대한 윤리위 징계의 효력을 정지한 법원의 결정을 환영하는 한편 윤민우 윤리위원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성명에는 고동진·김예지·김재섭·박정훈·조은희·진종오·한지아·안상훈·정성국·유용원·김건 의원 등과 함경우 전 조직부총장, 김근식 서울 송파병·김경진 서울 동대문을·김경진 서울 동대문을 당협위원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법원은 윤리위가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조사하지 않으면서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고 지적했으며, 징계사유로 삼은 명예훼손의 주체도 불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절차와 내용 모두 문제가 있는 징계로 판단한 것"이라며 "당의 기강을 바로세우는 윤리위가 당 지도부의 입맛대로 움직이며 정적을 제거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는 현실은 당원과 국민에게 깊은 실망감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또 "윤리위의 위상도 땅에 떨어졌으며, 존재 이유조차 부정당하는 게 냉정한 현실"이라며 "윤민우 위원장이 당 대표 뜻만 살피는 바람에 윤리위가 사당화의 도구로 악용되면서 우리 당은 지방선거 민심과 더욱 깊이 괴리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과도한 징계를 내렸다는 평가를 받는 윤 위원장을 향한 비판이 쏟아지면서, 한동훈 전 대표의 대구 서문시장 일정에 동행했다는 이유로 윤리위에 제소된 친한계 의원들에 대한 징계 처분이 장 대표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간 징계를 밀어붙였던 장 대표가 내전을 계속 이어갈 것이란 시각도 존재하지만 장 대표로서도 한 번 더 고심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는 것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지방선거가 석 달밖에 남지 않았고, 전망이 점점 흐려지는 상황인 만큼 이제 장 대표의 속내가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행보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장 대표의 숙청정치가 올스톱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대여투쟁쪽으로만 집중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지 않을까 싶다. 최근 분위기가 그렇지 않느냐. 대여투쟁 말고 내부갈등을 유발하는 그런 숙청정치·당내정치·당권장악 정치 행보 등 모두 속도 조절을 할 것 같다"며 "어쨌든 장 대표도 선거 이후 상황을 준비하고 대비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선거를 다 지면 전당원 재신임 투표를 하든, 비상대책위원회를 거쳐서 전당대회를 출마하든 장 대표도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자중할 것 같다"며 "최고위원들만 봐도 그런 목소리를 가능한 안 내고 있다. (강성의) 김민수 최고위원이 가만히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배현진 복귀로 승기 잡은 오세훈
'오세훈 대항마' 찾기 난항 속
서울시장전서 張 영향력 약화
사법부의 판단은 당내 권력 구도뿐 아니라 향후 지방선거 지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한동훈 전 대표 이후 또 다른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오세훈 시장을 향한 장동혁 대표의 압박 역시 일정 부분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당내에서 오 시장의 대항마를 마땅히 찾지 못하는 상황까지 겹치면서, 무리하게 오 시장을 배제할 경우 선거 국면이 '장동혁 심판론'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서울 서초갑)은 "공천관리위원회가 서울지역 현역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려 출마를 강권하고 있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 당의 소중한 자산인 현역 의원들을 경선 들러리, 정적제거 수단으로 세우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폭로한 바 있다.
엄 소장은 "사실 서울·경기·부산 선거는 연동돼있다. 부산은 박형준 부산특별시장이 아니라도 대안이 조경태든 주진우든 상관이 없는데, 서울·경기는 다른 문제"라며 "서울에서 지금 최고 경쟁력을 가진 인물은 오세훈이라 볼 수 밖에 없고, 경기도 하면 유승민·안철수 정도인데 이들은 출마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동혁이 오세훈을 짜르고 싶어 미치겠는 상황이라도, 오세훈을 짜르면 선거 전체가 대혼돈에 빠지고 보수가 장동혁 심판 쪽으로 흐를 가능성도 없잖아 있다"고 짚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그동안 배현진 서울시당위원장과 호흡을 맞춰온 오 시장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 관련 당내 공천 구도에 미치던 장 대표의 영향력 역시 일정 부분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수도권 선거는 장 대표 체제와 분리를 해 자체 선거로 가야 하는데, 서울시당위원장과 서울시 자치구·시구 의원은 전부 한 몸으로 움직인다. 어떤 지역 시의원의 공약은 결국 시장의 공약인 것처럼 전략적 조율이 필요한 지역"이라며 "배 위원장이 장 대표로 인해 날라갔을 때 기존 2022년에 당선된 구청장, 시·구의원들은 공포에 떨었었다. 그렇기에 당권파가 들어와 구성이 엇박자가 나면 선거 운동이 어렵고, 현재로서는 '오세훈'이라는 간판을 달고 선거를 치뤄야 살아남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우선 장 대표가 '이게 내 뜻대로 안되는구나'라고 깨달았을 수도 있다. 오 시장의 컷오프는 결국 못했고, 국민의힘 지지율이 너무 떨어지니 나경원·안철수 의원 등도 지금 출마를 재고 있지 않느냐. 그러니 컷오프로 인위적으로 잘라내기 어려워 '복면가왕' 경선이 최후의 장치 같은데 '숙청정치' 제동보다도 장 대표가 너무 무리하다가 역풍이 불 것이란 생각을 갖고 있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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