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 브랜드] 몬트쿠키는 어떻게 '두쫀쿠 원조'가 되었나

박영민 기자 (parkym@dailian.co.kr)

입력 2026.01.14 13:55  수정 2026.01.14 16:00

수제 디저트 브랜드 '몬트쿠키' 이윤민 대표 인터뷰

팔리는 상품을 넘어, 신뢰받는 브랜드를 만드는 시대. 브랜드 커머스의 중심에는 이제 자사몰이 있다. 자사몰을 기반으로 브랜드를 일군 창업자들의 여정을 들여다보았다. 성과보다 먼저 찾아온 망설임, 시행착오 속에서 내린 선택, 그리고 그들만의 방식으로 쌓아올린 과정까지.

“피스타치오 카다이프 페이스트를 마시멜로로 만두처럼 감싸면 어떨까?”


지금 대한민국 디저트 업계를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두바이쫀득쿠키’ 열풍은 거창한 기획에서 시작되지 않았다. 댓글과 DM으로 반복되던 고객의 요청, 그리고 그 요청을 그냥 넘기지 않은 한 번의 실험이 전부였다.


경남 진주 3평 매장에서 출발한 몬트쿠키는 지금 하루 2만 개의 수제 쿠키를 전국으로 배송한다. 네이버 쇼핑 12주 연속 1위, 자사몰 개설 1년 만에 월 매출 13억 원. 그러나 이 브랜드를 설명하는 데 중요한 건 성과 그 자체가 아니다. 몬트쿠키를 이해하려면 이들이 유행을 대하는 방식부터 봐야 한다.


직업군인 출신 IT 개발자는 왜 ‘수제 디저트’를 시작했을까


몬트쿠키 이윤민 대표. ⓒ몬트쿠키

이윤민 대표의 이력은 단순하지 않다. 9년간 직업 군인으로 복무했고, 전역 후에는 화장품 브랜드에서 데이터 엔지니어로 일했다. 전형적인 IT 서비스 회사가 아니라 ‘뷰티 소비재 브랜드’에서 고객 데이터와 매출 흐름을 다루며, 브랜드가 어떻게 성장하는지 내부에서 체감했다. 그는 이 시기를 “창업을 위한 훈련 기간”에 가깝다고 표현한다.


그 경험이 남긴 교훈은 명확했다. 브랜드 성과는 아이디어 하나나 감각적인 기획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결국 브랜딩·마케팅·세일즈 같은 요소들이 운영 구조와 맞물릴 때 결과가 나온다. 이 대표는 “코딩 자체보다도 브랜딩이나 마케팅, 세일즈 같은 요소들이 브랜드 성과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걸 체감했다”고 말한다. 어느 순간부터는 직무 범위를 넘어 브랜드 방향성이나 제품 전략을 이야기하는 자신을 발견했고, 그때 처음으로 “나만의 브랜드를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시작됐다.


창업 아이템으로 수제 쿠키를 택한 이유도 그 연장선에 있다. 온라인 수제 디저트는 구조적으로 가장 까다로운 시장이다. 방부제를 쓰지 않으면 유통기한이 짧고, 당일 제조·당일 출고가 전제된다. 매출이 늘어날수록 생산 캐파와 출고 관리가 더 어려워지고, 잘 팔릴수록 오히려 더 정교해져야 한다.


그럼에도 그는 이 시장이 오히려 매력적이었다고 말한다. “될지 안 될지를 맞히는 게임보다, 이 구조를 어떻게 굴릴 수 있을지가 더 궁금했다.” 핸드메이드 디저트가 주는 특유의 ‘손맛’은 기계로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고, 제대로 굴릴 수만 있다면 그 자체가 차별점이 된다고 봤다. 어렵지만 욕심이 났고, 그래서 더 본격적으로 도전해보고 싶었다.


‘두바이쫀득쿠키’를 가능하게 만든 실험 구조


몬트쿠키 두바이쫀득쿠키. ⓒ몬트쿠키

대한민국을 들썩이고 있는 두바이쫀득쿠키는 처음부터 기획된 제품이 아니었다. “쫀득쿠키 두바이초콜릿 버전은 없나요?” 같은 요청이 DM, 댓글, 리뷰 등 여러 채널에서 반복됐다. 몬트쿠키는 이런 피드백을 ‘참고 의견’으로 처리하지 않는다. 일정 수준 이상 반복되면, 그때부터는 개발의 출발점이 되는 데이터이자 ‘신호’로 본다.


문제는 구현이었다. 두바이 초콜릿의 핵심 재료인 피스타치오 카다이프 페이스트는 공기에 닿는 순간 식감과 풍미가 빠르게 무너진다. 위에 올리거나 속에 단순히 넣는 방식으로는 배송 과정에서 마르거나 균열이 생겼다. 그래서 몬트쿠키가 세운 가설은 단순했다. “이 재료는 노출시키는 순간 실패한다.” 접근 방식이 바뀌었다. ‘어떻게 올릴까’가 아니라 ‘어떻게 보호할까’로.


해답은 의외로 익숙한 방식에서 나왔다. 마시멜로로 카다이프를 감싸 공기와의 접촉을 줄이는 구조였다. 이 대표는 “만두처럼 감싸면 어떨까 싶었다”며, 마시멜로의 쫀득함이 카다이프를 보호해줄 것이라 판단했다고 말한다. 온도·습도·반죽 두께·감싸는 비율까지 조합을 반복 테스트했고, ‘출고 이후에도 동일한 맛과 식감을 유지할 수 있느냐’를 끝까지 검증했다.


아이디어가 나오자 실행은 빨랐다. 보통 새로운 디저트 개발에는 두세 달이 걸리지만, 몬트쿠키는 일주일 만에 제품을 내놓았다. 중요한 건 ‘속도’ 자체가 아니라, 이미 가설→테스트→검증을 반복할 수 있는 구조가 준비돼 있었다는 점이다. 출시 후에도 레시피는 고정되지 않았다. 일부러 하루를 기다렸다가 먹어보고, 직접 택배로 받아 배송 과정에서의 변화를 다시 확인한다. 이윤민 대표는 “저희에게 출시는 완성이 아니라 검증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두바이쫀득쿠키는 히트 상품이 아니라, 몬트쿠키의 실험 시스템이 증명된 결과물이었다.


5만 팬덤 ‘몬뭉이’가 몬트쿠키를 응원하는 이유


몬트쿠키 공식 자사몰. ⓒ몬트쿠키

몬트쿠키의 고객은 스스로를 ‘몬뭉이’라고 부른다. 이 애칭은 전략 회의에서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다. 라이브 커머스를 하던 중, 고객을 조금 더 가깝게 부르고 싶다는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나왔다. “괜히 막 챙겨주고 싶고, 계속 생각나는 모습이 멍뭉이들처럼 느껴졌다”는 표현에는, 몬트쿠키가 고객을 단순한 구매자가 아닌 관계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담겨 있다. 시간이 지나며 이 이름에는 애정과 감사, 그리고 함께 성장해왔다는 의미가 쌓였다.


이 관계의 깊이가 선명해진 건 위기였다. 동종 업계의 악성 리뷰와 여론 조작이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정황을 찾아 캡처해 제보한 건 고객들이었다. 이윤민 대표는 “브랜드보다 고객분들이 상처받을까 봐 그게 가장 걱정됐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조용히 지나가려 했지만, 침묵이 오히려 무책임하다는 판단 끝에 사실과 기준을 분명히 밝히는 입장을 냈다. 누군가를 공격하기 위한 대응이 아니라, 브랜드가 고객을 어떤 태도로 대하는지를 보여주는 선택이었다.


몬트쿠키의 팬덤은 감정만으로 유지되지 않았다. 대표적인 장치는 카카오 채널이다. 카카오 채널 회원 수가 5만 명으로 늘어난 이유에 대해, 이 대표는 이를 마케팅 채널이 아니라 운영과 고객 응대의 중심 채널로 사용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CS 창구를 카카오톡 하나로 통합하면서, 고객 입장에서는 가장 익숙한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었고 브랜드는 응대 톤과 기준을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문의·불편·요청이 한곳에 모이며, 그 데이터가 다시 제품과 운영 판단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몬뭉이는 ‘열성 고객’이라기보다, 브랜드 운영의 일부에 가까운 존재였다. 그래서 몬트쿠키는 이 관계를 일회성 접점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구조로 옮길 필요가 있었다.


이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몬트쿠키가 선택한 중심은 자사몰이었다. 플랫폼에서는 매출은 쌓여도 브랜드 경험과 관계는 남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자사몰 운영 플랫폼으로 아임웹을 선택한 이유도 같았다. 개발 지식 없이도 직접 수정하고 실험할 수 있고, 고객 반응을 바로 구조에 반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몬트쿠키 매출의 약 80%가 자사몰에서 발생하지만, 더 중요한 건 주요 의사결정이 자연스럽게 자사몰 반응을 기준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자사몰은 몬트쿠키에게 판매 채널이 아니라, 관계가 쌓이는 중심이 됐다.


“두쫀쿠는 지금이 정점”…몬트쿠키의 다음 실험은


몬트쿠키 이윤민 대표. ⓒ몬트쿠키

몬트쿠키의 운영 원칙은 단순하지만 엄격하다. 오늘 만들고, 오늘 보내서, 내일 도착하게 할 것. 주문이 아무리 늘어도 당일 제조·당일 출고 기준은 바꾸지 않는다. 그는 “무리해서 더 파는 건 의미가 없다”며, 지킬 수 없는 기준을 깨는 순간 브랜드는 금방 흔들린다고 말한다. 주문이 폭주하면 오히려 일부 플랫폼 판매를 중단하는 선택도 서슴지 않는다.


가격 정책도 같은 기준에서 나온다. 다른 브랜드 가격을 참고하기보다, 먼저 적정가를 정하고 그에 맞는 고객 경험을 설계한다. 두바이쫀득쿠키 유행으로 원가가 올랐을 때도 가격 인상 대신 가격 유지 이벤트를 택했다. “가격 경쟁을 하고 싶지 않았다”는 말에는, 단기 성과보다 브랜드의 기준을 지키겠다는 판단이 담겨 있다.


이 대표는 두바이쫀득쿠키 유행을 “지금이 최고점”이라고 본다. 디저트 트렌드는 앞으로도 계속 바뀔 것이고, 숏폼 콘텐츠 확산으로 그 주기는 더 짧아질 것이라고 판단한다. 그래서 몬트쿠키는 하나의 히트 상품을 오래 끌기보다, 다음 실험을 계속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데 더 집중하고 있다. 피스타치오 다음으로 ‘헤이즐넛’에 주목하고, 이탈리아산 헤이즐넛을 활용한 ‘이태리쫀득쿠키’ 실험을 준비하는 것도 그 연장선이다.


이윤민 대표가 그리고 있는 미래는 빠른 확장이 아니다. “전국 어디에 살든 트렌디한 디저트를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유행은 지나가도, 기준은 남는다. 몬트쿠키는 지금도 그 기준을 중심으로 다음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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