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장관 구두 개입에 기준금리 동결까지…원·달러 환율 향방 '촉각'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6.01.15 16:15  수정 2026.01.15 16:17

"원화 가치 하락 과도"…1460원 회귀

이 총재 "한은 돈 풀어 오른 것 아냐"

"이번 조치 임시방편에 그치면 안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만장일치 결정으로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했다.ⓒ한국은행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로 유지하며 5회 연속 동결을 결정했다.


미국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사실상 구두 개입으로 급등하던 원·달러 환율이 일단 1460원대에 안착한 가운데, 한은 역시 환율 변동성을 최우선 고려하며 신중한 행보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8원 내린 1469.7원 마감했다.


앞서 이날 새벽 야간 거래에서는 전날 대비 9.7원 내린 1464.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오전 9시 전 거래일 대비 12.5원 큰 폭 하락한 1465.0원에 개장했다.


1480원대를 넘보던 환율을 끌어내린 계기는 미국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발언이었다. 미국 재무장관의 이례적인 구두 개입 이후 즉시 환율이 급락했다.


베선트 장관은 전날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회동한 후 자신의 SNS(엑스)를 통해 "원화 약세가 한국의 견조한 경제 펀더멘털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과도한 변동성에 우려를 표했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만장일치 결정으로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리 동결의 배경으로 수도권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와 더불어 높은 환율 변동성을 꼽았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원·달러 환율이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 등으로 하락했다가 달러화 강세와 엔화 약세, 지정학적 리스크, 거주자 해외투자 지속 등으로 다시 1400원대 중후반으로 높아졌다"며 상당한 경계감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최근의 환율 상승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그는 연초 환율 상승분 중 약 4분의 3은 달러 강세와 엔 약세 등 외부 요인이었으며, 나머지 4분의 1 정도가 국내 수급 요인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국민연금 환 헤지 물량이 꾸준히 나오고 있고 해외 투자 물량도 줄여주고 있다"면서도 "개인 투자자들은 환율이 일정 수준으로 내려가면 대규모로 달러를 사는 상황을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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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통화량 지표인 M2(광의통화)가 늘며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상승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한은이 돈 풀어서 환율 올랐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면서 "최근 가장 가슴 아프고 화도 나고 이상하게 생각하는데 어떻게 이런 얘기를 데이터 확인 없이 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명목 국내총생산 대비 M2 비율(153.8%)이 미국(71.4%)보다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총재는 "지난 10년간 이 비율은 우리가 미국보다 계속 높았는데, 왜 갑자기 지금 이 비율 때문에 환율이 오르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해외 기관들은 환율이 1400원대 초중반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는데 유독 국내에서만 1500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크고, 여기에 한은이 돈을 풀어서 그렇다는 오해가 섞여 있다"고 덧붙였다.


금리 인상을 통한 환율 방어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금리 정책은 환율 자체가 아닌 환율이 물가에 주는 영향을 보고 결정한다"며 "금리로만 환율을 잡으려면 2~3%포인트를 올려야 하는데, 이는 수많은 국민에게 고통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베선트 장관의 발언과 금통위의 동결 결정으로 당장의 환율 급등세는 꺾였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보고 있다.


한 금융권 전문가는 "정부가 전방위적인 안정 대책을 고민하고 있지만, 한미 간 경제성장률 격차, 외환 수급 문제 등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또다시 1500원선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미 연준을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구두 개입에 따른 하락세가 장기적인 추세 전환으로 이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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