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후보자 배석도 못하고 '정회'
임이자 "여야 간사 협의하면 속개"
박수영 "자료 제출, 부실 투성"
정태호 "그래도 단독 개회는 부적절"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19일 국회에서 인사청문회 대기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여야 간 '자료 제출' 공방에 파행됐다. 야당은 요구한 자료를 제출받더라도 검토 시간이 필요해 청문회를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여당은 우선 개최한 이후 논의해야 한다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청문회 개최 여부는 여야 간사 간 합의에 따라 판가름 날 예정이다.
임이자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위원장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재경위 전체회의에서 "위원장은 청문회는 반드시 개최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여야 간사는 오찬 시간을 이용해 앞으로 청문회를 어떻게 진행해 나가는 것이 효율적이고 좋은 것인지 협의하고, 협의해 오면 다시 회의를 속개하자"고 정회를 선포했다.
당초 재경위는 이날 오전 10시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하기로 했지만, 야당이 이 후보자의 자료 제출 미흡을 문제 삼아 '청문회 연기'를 주장하면서 결국 개최되지 않았다. 이후 청문회 개최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전체회의가 열렸지만, 여야는 이 후보자 자료 제출 논란을 두고 1시간 30여분 동안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공방만 벌였다.
야당은 앞서 이 후보자 자료 검토 등 이유로 오는 20일 청문회 개최를 요구했다. 다만 여당이 성실한 자료 제출을 약속하자 이날로 청문회를 앞당겼지만, 전날(18일) 밤 추가 자료가 제출되는 등 청문회 개최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연기를 주장했다.
임 위원장도 "여야 간사 간 신뢰 속에서 (청문회 일정이) 진행됐지만, 이 과정에서 여러 의혹과 문제가 많이 나오는 탓에 여야 간 자료 관련해 실효성 문제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것 같다"며 "청문회를 오늘 계속 진행해야 하는 것인지, 일정 변경을 해야 하는 것인지 논의해 보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원장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한다"며 "지난 전체회의에서 의결할 때 조건부로 일정을 변경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달아놨다"고 부연했다.
야당에선 이 후보자가 여러 의혹을 감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집중 질타했다.
야당 간사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청문회는 언론의 의혹 제기와는 달리, 이 의혹이 사실인지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자리여야 한다"며 "당초 약속했던 15일 오후 5시까지 제출된 답변은 전체의 15%에 불과했고 버티기로 일관하던 후보자 측은 전날 저녁 9시가 다 돼서야 일부 추가 자료를 냈는데, 생색내기에 불과한 부실 투성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의 분노를 유발한 불법 증여, 로또 아파트 부정 청약, 자녀의 부모 찬스 등 후보자 측이 제출한 자료는 검증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특히 자녀들이 거액 증여를 받을 당시 학생이거나 미취업자였는데, 증여세를 누가 냈는지 확인해야 하지만 개인 정보를 이유로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권영세 의원은 윤석열 정부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서 청문회를 받을 당시 65%가량 자료 제출을 했다는 점을 들어 "이 후보자는 20%도 채 안 되는데, 무슨 청문회를 제대로 하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당이 청문회 자리에서 부족한 자료는 언제까지 제출하는 것으로 보완하면 된다고 하지만, 청문회 시작 전부터 부족한 자료이며 충분히 낼 수 있음에도 내지 않는 것을 아는데 청문회 시작한다고 내겠느냐"면서 "이 후보자는 수시로 입장을 바꾸는데, 불리한 내용을 제대로 말할 것 같느냐"고 했다.
과거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공천 과정에서 세 차례 검증했다고 여당이 주장하는 것을 두고선 "우리 당 검증 능력을 철썩 믿어서 죽어라고 시키려고 하는 것 같은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청문회를 열겠느냐"며 "우리 당은 이 후보자가 청문회가 아닌 경찰서에 출두할 사람으로 보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19일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장인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이 정회를 선언하자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정태호 의원과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은 국민의힘의 요청이 있을 경우 추가 자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그럼에도 청문회를 개최하지 않는 것은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반박했다.
여당 간사인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선 "일정 연기나 조정에 대해 박 의원은 어떤 말도 한 바 없고, 당연히 오늘 청문회가 시작되거나 아니면 못하거나 둘 중 하나로 예상했지 일정 조정은 들어본 바 없다"며 "임 위원장이 일정 조정에 대해 언급한 것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야당의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서도 "제가 간사로서 자료 제출을 책임지겠다고 말했고, 박 의원한테 급히 필요한 자료 무엇인지 목록을 받았고 전달까지 했다"며 "26개 목록 중 3개 항목은 자료가 없었고 나머지 3개는 가족이 동의하지 않아 불가능하다고 했다. 부족한 자료가 또 있다면 추가 조치를 할 텐데, 그런 요청이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정 의원은 "야당은 정상적으로 청문회를 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이며, 국민을 대신해 후보를 검증해야 할 우리의 책무를 스스로 저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입장에선 야당이 청문회를 하지 않으려는 이유가 '자료 요구다'라는 것만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만큼, 우선 청문회를 시작하고 부족한 것은 더 채워 나가자"고 당부했다.
여야는 이 후보자 자료 제출을 두고 협의를 마친 후 재경위 전체회의 속개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여당은 '청문회 단독 개최'는 고려하지 않겠다고 했다.
정 의원은 전체회의 정회 후 기자들과 만나 "단독으로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선택지가 있더라도 단독으로 하는 게 국민 보기에 모습이 안 좋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청문회 법정 기한이 이날까지인 점을 들어 "간사 간 합의에 의해 위원회 안에서 정치적 판단을 할 수 있는데, 법정 기일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문회가 불발될 경우에 대해선 "(청문 보고서를) 채택을 못하는 것"이라며 "국회가 제 역할을 안 해주면 청와대도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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