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 카페서 먹는 딸기”…‘레드 아틀리에’, 애프터눈 티의 재해석 [임유정의 체크인 로그]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6.01.26 07:00  수정 2026.01.26 07:00

22층 구절판 위에 오른 ‘산지 딸기’

전통 식기와 디저트의 낯선 조합

제철코어·적시소비 겨냥한 기획

인증샷·체험 소비로 존재감 확대

레드 아틀리에 세트(Red Atelier Set).ⓒ임유정 기자

서울 도심의 스카이라인을 내려다보는 고층 카페 한 가운데, 겨울 딸기가 구절판 위에 정갈하게 놓였다. 붉게 익은 딸기 한 알 한 알이 칸에 나눠 담기며 접시 위를 가지런히 채웠다. 테이블에 가까이 다가가자 딸기 특유의 달콤한 향이 은은하게 퍼졌다.


구절판은 본래 궁중 음식과 잔칫상에 쓰이던 전통 식기로, 정갈함과 격식을 상징한다. 여기에 딸기를 올리니 전통적 이미지와 현대적 디저트가 대비를 이뤘고, 익숙한 디저트를 다시 보게 만들었다. 단순한 간식이 아닌 ‘대접받는 한 상’ 같은 인상을 남겼다.


통유리창 너머로는 N서울타워와 숭례문이 시야에 들어왔고, 테이블 위 붉은 딸기는 회색빛 도심 풍경 속에서 한층 또렷하게 돋보였다. 절제된 공간 구성과 개방감 있는 통유리 설계가 어우러지며, 여유와 휴식을 즐기기에 제격이었다.


올 겨울 색다른 딸기 디저트를 즐기고 싶다면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을 방문해 보는건 어떨까. 고층에서 즐기는 도심 전망과 지역별로 선별된 여러 품종의 딸기를 선별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호텔 애프터눈 티 경쟁이 치열한 이 시장에서도 분명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지난 23일 오후 3시 기자는 딸기 애프터눈티를 즐기기 위해 이 호텔을 찾았다. 호텔 최고층 22층에 위치한 ‘THE 22 남대문 베이커리’는 한국 고유의 미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프리미엄 베이커리 카페다. 탁 트인 서울 도심 전경을 조망할 수 있는 ‘뷰 맛집’으로 자리 잡았다.


THE 22 남대문 베이커리는 지난해 5월 문 열었다. 지난해 여름 시즌부터 구절판 구성을 애프터눈 티 세트를 본격 도입했다. 여름에는 복숭아, 겨울에는 딸기를 활용해 시즌별 메뉴를 운영하고 있다. 딸기 애프터눈 티 세트는 지난해 12월 처음 선보였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 관계자는 “THE 22 남대문 베이커리’의 애프터눈 티 세트는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제철코어’와 ‘적시소비’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반영해 기획됐다”며 “제철 식재료 본연의 풍미와 특별함을 통해 고객들에게 가장 신선하고 맛있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도록 제안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레드 아틀리에 세트(Red Atelier Set).ⓒ임유정 기자

이날 맛 본 애프터눈 티 세트 ‘레드 아틀리에(Red Atelier) 세트’는 ‘빨간 작업실’이라는 의미와 ‘빨간 딸기 농장’의 의미를 담아 지어졌다. 다채로운 디저트 및 웰컴 드링크 2잔과 아메리카노 2잔으로 구성됐고 시각적인 아름다움은 물론, 달콤함과 상큼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애프터눈티 속 딸기는 매일 다른 지역의 품종으로 구성된다. 이날은 금실 딸기가 제공됐다. 직원은 서브 과정에서 각 딸기의 산지와 품종, 토양과 기후에 따른 맛의 차이를 직접 설명했고, 농부와 수확지 정보까지 함께 전했다.


구절판에는 먹기 아까울 만큼 정교하게 완성된 디저트가 담겨있었다. ▲딸기 무스 ▲딸기 크레이프 ▲딸기 화이트 밀푀유 ▲딸기 쿠키슈 등 4가지 디저트와 제철 생딸기가 함께 구성됐다. 직원은 4가지를 순서대로 맛볼 경우 가장 균형 있게 느낄 수 있다고 안내했다.


함께 제공된 웰컴 드링크는 과하지 않은 단맛으로 디저트와 균형감 있는 조화를 이뤘다. 히비스커스와 딸기청, 살구를 우린 따뜻한 차 ‘설단차’는 포근한 겨울 분위기를 전했고, 딸기청, 복숭아, 히비스커스, 오렌지껍질이 어우러진 아이스 음료 ‘화과연’은 상큼한 활력을 선사했다.


두 가지 웰컴 드링크를 차례로 즐긴 뒤에는 아메리카노도 제공됐다. 딸기 디저트의 달콤함을 정리해 주며, 다음 메뉴를 부담 없이 이어갈 수 있도록 입안을 깔끔하게 환기시켰다.


이날 맛본 애프터눈 티는 인증샷을 남기기에도 제격이었다. 화이트 톤의 구절판 위에 가지런히 놓인 붉은색 딸기는 어떤 각도에서 촬영해도 선명한 대비를 이루며 사진의 완성도를 높였다. 정돈된 붉은 딸기는 위에서 내려다봐도, 옆에서 담아도 자연스럽게 화면을 채웠다.


실제로 매장 곳곳에서는 스마트폰을 들고 사진을 촬영하는 방문객들의 모습이 쉽게 눈에 띄었다. 테이블마다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며 창밖으로 보이는 남산타워를 배경 삼아 딸기를 촬영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최근 국내 호텔업계는 비교적 짧은 시간과 예측 가능한 비용으로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엔트리형 럭셔리’ 수요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식 경험은 물론 사진과 굿즈까지 남길 수 있다는 점이 젊은 소비층의 체험 욕구와 맞닿고 있기 때문이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역시 젊은 층의 유입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애프터눈 티를 강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얼마나 많이 먹느냐’보다 ‘무엇을 경험하느냐’에 초점을 맞춰 인증샷 욕구를 자극하고, 프라이빗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상품 구성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호텔 관계자는 “3단 트레이 대신 구절판을 선택한 것은 매장 콘셉트인 코리안 모더니즘에 맞춰, 한국 제철 식재료로 만든 모던한 디저트를 전통 미감을 담은 그릇에 담아내기 위한 것”이라며 “사랑스러운 딸기와 함께 아름다운 서울의 전경을 감상하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틀리에 세트는 오는 2월 28일까지 즐길 수 있다”며 “신선한 재료 준비를 위해 3일 전 사전 예약이 필수이다. 이용 시간은 평일(월~금) 오후 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말 및 공휴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메리어트 본보이 포인트 적립도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THE 22 NAMDAEMUN BAKERY.ⓒ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