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환율 1480원 정당화 어려워…국민연금 환헤지 늘려야"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6.01.30 13:47  수정 2026.01.30 13:50

이창용 한은 총재, 지난 28일 '글로벌 매크로 컨퍼런스' 참석

"원화 평가절하 이유 되돌아보면 의아…일종의 풍요 속 빈곤"

"국민연금 해외투자 규모 우리 외환시장 규모에 비해 커져"

지난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범금융 신년 인사회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신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원·달러 환율이 1480원 가까이 오른 것과 관련해 "역사적으로 높은 경상수지 흑자를 고려하더라도 정당화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 28일 홍콩에서 열린 '글로벌 매크로 컨퍼런스'에서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대담 중에 "원화가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평가절하되기 시작한 이유를 되돌아보면 정말 의아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당시 환율 급등 배경에 대해 "일종의 풍요 속 빈곤"이라면서 "수출 호조 등으로 달러가 풍부했지만 사람들이 달러를 현물 시장에 팔기를 꺼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과 국민연금, 기관투자자를 포함한 국내 투자자들은 원화 가치가 더 하락할 것으로 봤다"며 "이런 기대 심리에 대응하기 매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국민연금 해외 투자 규모가 우리 외환시장 규모에 비해 상당히 커졌다"며 "이는 원화가 평가절하될 것이라는 기대를 계속 창출하고, 그 기대는 개인 투자자들이 다시 해외 투자를 선호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국민연금이 올해 해외 투자 규모를 절반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며 "이는 최소한 200억달러 이상의 달러 수요 감소를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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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현재 국민연금 환 헤지 비율 목표는 0%"라며 "경제학자로서 사견으로 말이 안 된다. 헤지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헤지 수단이나 달러 자금 조달원도 확보해야 한다"며 "국민연금의 달러 표시 채권 발행 허용 여부를 논의 중으로, 아마 3∼6개월 내 한국 외환시장 구조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관련, "가장 중요한 성장 동력은 반도체, 방산, 자동차, 조선업 수출"이라며 "특히 반도체 산업, 인공지능(AI) 관련 수출이 상당히 강세"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물가에 대해 "원·달러 환율이 1470~1480원 선에서 장기간 머무르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더 높여야 할지 모른다"면서도 "올해 물가 상승률을 2% 안팎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우리는 정부와 함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80%까지 낮추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지금처럼 대출 제한 중심 정책을 지속한다면 수도권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다. 정부는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같은 다른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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