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화·기술이전 경쟁...국내 방산기업 집결
미국·유럽 공급 공백 속 비전 2030 맞춤 전략
단순 전시 넘어 협력…중동 수주 향방 가늠
내달 열리는 중동 최대 방산 전시회 ‘월드 디펜스 쇼(WDS) 2026’를 계기로 K-방산의 현지화 전략과 대형 프로젝트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국내 방산업계의 시선이 다음 달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로 향하고 있다. 중동 최대 방산 전시회 ‘월드 디펜스 쇼(WDS) 2026’를 계기로 현지화 전략과 대형 프로젝트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 장기 협력 모델을 둘러싼 수주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6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WDS 2026에는 국내 방산기업 39개사가 참가해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시장 공략에 나선다.
WDS는 사우디가 추진 중인 ‘비전 2030’ 국방산업 자립 전략의 핵심 행사로 꼽힌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국방 조달의 50% 이상을 현지화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글로벌 방산 기업들의 투자와 협력을 유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시회 역시 무기 성능 자체보다 현지 생산과 산업 참여, 기술 이전 여부가 주요 평가 요소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현지 시간으로 다음 달 8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한화오션은 통합 부스를 운영한다. K9 자주포와 레드백 장갑차, 잠수함, 지휘통제체계 등 지상과 해상 전력을 중심으로 전시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사우디 리야드에 구축한 중동 거점을 기반으로 현지 생산과 정비 인프라를 포함한 패키지형 협력 모델을 검토 중이다.
사우디 해군 호위함 사업을 추진 중인 HD현대중공업도 호위함 등 해상 전력을 중심으로 단독 부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사우디는 해군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호위함 5척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HD현대는 사우디 동부 주베일 항에 위치한 킹살만 조선산업단지 내에 IMI 조선소와 마킨 엔진공장을 건립 중이며 각각 올해와 2027년 완전 가동을 목표로 현지 협력 기반을 넓히고 있다.
현대로템은 K2 전차와 다목적 무인차량을 전면에 내세운다. 회사는 유럽 시장에서 납기 신뢰도를 입증한 경험을 바탕으로 중동과 중남미 지역에서 K2 전차 수출 확대를 병행하고 있다. 현대위아는 105㎜ 경자주포와 이동식 박격포 등 지상화력 체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LIG넥스원은 천궁-II(M-SAM)를 포함한 방공무기 솔루션을 중심으로 중동 맞춤형 다층 방어 체계를 제안한다. 최근 해양 방산 전시회와 무인체계 전시회에 연이어 참가한 LIG넥스원은 방공·유도무기와 무인 플랫폼을 결합한 통합 운용 개념을 강조해 왔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KF-21 전투기와 수리온 헬기를 중심으로 중동 시장 내 항공 전력 협력 가능성을 타진한다.
올해 WDS를 K-방산의 중장기 수주 흐름을 가늠할 분기점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WDS를 계기로 사우디 국가방위부(MNG) 관련 사업의 세부 구상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중동은 최근 수년간 대공방어와 무인체계, 지상전력 현대화 수요가 동시에 확대된 지역이다.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으로 공급 여력에 부담을 겪으면서 중동 국가들이 대안 공급처로 한국에 주목하는 배경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20~2024년 세계 10대 무기 수입국 가운데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쿠웨이트 등 중동 국가들이 다수 포함됐다.
이에 업계는 WDS 이후 성과의 윤곽이 어느 수준까지 구체화될지 주시하고 있다. 전시회 전후로 체결되는 업무협약이나 이행 계약이 중동 공략의 향방을 가늠할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채운샘 하나증권 연구원은 “WDS는 사우디의 방산 현지화와 산업 다각화, 국제 협력을 촉진해 비전 2030 목표를 뒷받침하는 행사”라며 “과거 WDS에서 국내 기업들이 계약과 협력 성과를 거둔 사례가 있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을 중심으로 수주 기대감이 재부각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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