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패가망신' 글 내린 李대통령에 나경원 "SNS 삭튀 방지법 개정해야"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6.02.03 14:59  수정 2026.02.03 15:16

"국가원수 발언은 '국가의 공식 입장'

권력 행사의 흔적 의도적 지우는 것

1·29 부동산 대책도 실패 이어지면

그때도 그 글들을 '삭튀'할 것이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월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 뉴시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이 소셜미디어(SNS)에 '한국인 건들면 패가망신'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이 캄보디아 측의 항의성 문의 이후 슬그머니 삭제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외교에 '삭제 버튼'은 없다. 뱉은 순간 역사가 되고 책임이 따를 뿐"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나경원 의원은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범죄 조직을 향해 '패가망신' 운운하며 호기롭게 날린 SNS 경고장이, 결국 상대국 정부의 문제 제기를 부르고 곧바로 삭튀, 국제적 망신으로 귀결됐다"며 이같이 적었다.


앞서 정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엑스(옛 트위터)에 '캄보디아 현지 중국 범죄조직도 이제는 한국 경찰의 단속이 두려워 한국인 조직원을 모집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기사를 공유하면서 "한국인 건들면 패가망신…빈말 같습니까? 대한민국은 합니다! 끝까지"라는 글을 올렸다.


이후 캄보디아 현지에서는 이 대통령의 게시글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왔다. 지난 1일 캄보디아 현지 언론 크메르타임스 등은 이 대통령의 해당 글을 거론하며 "한국 대통령의 스캠 범죄 경고가 캄보디아 국민의 분노를 촉발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대통령이 캄보디아 전체를 범죄 집단 소굴로 낙인찍었다"는 비판도 나왔다. 캄보디아 측은 신임 김창룡 주캄보디아 대사를 초치성으로 불러들여 이 대통령이 크메르어로 글을 작성한 의미에 대해 항의성 문의를 했고, 캄보디아 측의 문의 이후 이 대통령 엑스에서 해당 글은 슬그머니 삭제됐다.


나 의원은 "국제사회에서 국가원수의 발언은 그 자체로 국가의 공식 입장으로 간주된다. 그런데 이를 하루이틀 만에 삭제?(를 하느냐)"며, 정부가 얼마 전 발표한 1·29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도 "무책임하게 SNS에 뱉어내는 대로 시장이 요동친다. 부동산정책이 큰 실패로 이어지면, 그때도 그 글들을 삭튀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식 SNS삭튀를 방지할 법 개정이 필요하다. 이 대통령처럼 개인 SNS 계정으로 정책을 발표하고 마음대로 삭제한다면, 이는 권력 행사의 흔적을 의도적으로 지우는 것과 다름없다"며 "대통령이 무슨 말을 했고,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를 국민과 역사 앞에 명확히 남기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나 의원은 끝으로 "대통령의 SNS를 포함한 모든 디지털 공적 기록의 생성·보존·삭제에 관한 명확한 기준, 삭제 시 사전 심의 절차 등을 만들고, 위반시 강력한 제재 조항을 마련해야 한다"며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국가의 약속이다. 그 약속을 함부로 지우고 감추는 권력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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