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나노 공정 수주 규모 전년대비 130% 늘릴 것"
TSMC 맹추격 의지…파운드리 선단 공정 경쟁 격화
전문가 "올해 TSMC와 격차 좁힐 적기…기술력 입증"
삼성 화성캠퍼스 3나노 양산라인에서 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삼성전자
글로벌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들의 선단 공정 경쟁이 다시 속도를 올리고 있다. 빅테크의 인공지능(AI) 칩 수요가 미세 공정 경쟁을 부추기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또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TSMC 추격을 넘어 주도권 회복이라는 목표를 내건 삼성이 선단 공정 경쟁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2나노(㎚·10억분의 1m) 공정 수주 규모를 전년 대비 130% 이상 늘리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2025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AI 응용처 중심으로 2나노 수주 과제는 130% 이상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현재 모바일 및 고성능컴퓨팅(HPC) 고객과 제품 사업화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선단 공정 로드맵과 수주 목표를 함께 제시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청사진이 아니라, 실제 고객사 확보를 전제로 한 수치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이러한 삼성전자의 자신감은 초대형 고객 확보에 근접한 상황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지난해 대형 고객 확보에 성공하면서 경쟁력 입증을 했다고 본다"며 "저런 숫자가 구체화된 것은 이미 대화가 진행 중이라 가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이미 테슬라와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대형 계약을 통해 첨단 공정 경쟁력을 일정 부분 입증했다. 회사 관계자는 "테슬라 수주 이후 미국과 중국 대형 고객들과 활발히 과제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경쟁 환경은 한층 거세지고 있다. 파운드리 1위 TSMC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설비 투자 규모를 최대 560억 달러(약 82조원)로 제시하며 물량과 자본에서의 격차를 재확인했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은 "고객들의 지갑이 두둑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실수요의 존재를 강조했으며, 최근 대만을 방문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역시 "향후 10년간 TSMC의 생산 능력은 10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이러한 흐름에 힘을 실었다.
인텔의 행보도 주목된다. 인텔은 최근 18옹스트롬(A·1.8나노) 공정을 적용한 CPU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 3'를 공개하며 파운드리 재도약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업계 최초로 1나노미터대 파운드리 공정 양산에 돌입한 것으로 첨단 공정 시장의 경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현 시점을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TSMC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 적기로 평가하는 시각도 나온다.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작년에 테슬라, 애플 등 고객사를 확보하면서 자연스레 경쟁력을 입증했는데, 여러 빅테크들의 AI칩 열기는 갈 수록 더해지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한 것을 보면 물밑에서 논의가 굉장히 활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관건은 수율과 양산 안정성이다. 이 교수는 "공격적인 수주 계획과 기술 자신감은 분명해졌지만, 이를 실제 양산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높은 수율과 안정적인 공정 운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단 공정 경쟁의 승부는 결국 생산 현장에서 갈릴 것이라는 의미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