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광물 전략 통했다"…'44년 흑자' 고려아연, 신사업으로 성장 축 확대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6.02.10 14:21  수정 2026.02.10 14:21

핵심광물·귀금속 회수율 확대가 수익성 개선으로 직결

자원순환·신재생에너지·이차전지 소재 신사업 성과 가시화

미국 통합제련소·희토류 협력으로 중장기 공급망 전략 구체화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고려아연

고려아연이 지난해 글로벌 경기 둔화와 비철금속 업황 부진이라는 악재를 뚫고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신재생에너지와 이차전지 소재, 미국 통합제련소 투자 등 중장기 사업을 병행하며 사업 구조 다변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0일 관련 업계와 고려아연의 실적 자료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6조5812억원, 영업이익 1조232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7.6%, 영업이익은 70.3% 급증하며 외형 성장과 내실 강화를 동시에 이뤄냈다. 실적 발표가 의무화된 2000년 이후 26년 연속, 고려아연 자체 기준으로 44년 연속 흑자를 거둔 성적이다.


이번 실적 개선 배경으로는 제품 믹스 변화가 꼽힌다. 고려아연은 아연·연 중심의 제련 구조에서 안티모니, 인듐 등 핵심광물과 금·은 등 귀금속의 회수율을 높이며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해왔다. 반도체와 인공지능, 방위 산업을 중심으로 핵심광물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관련 금속 가격 흐름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러한 기술력은 최윤범 회장이 주도하는 신성장 동력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핵심인 자원순환 사업과 맞물리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실제로 미국 자원순환 자회사 페달포인트는 설립 후 첫 연간 흑자를 기록하며 ‘재활용 원료 기반의 제련’이라는 사업 모델의 경제성을 입증했다.


자원순환 사업은 최근 전략 자산인 ‘희토류’ 분야로까지 영토를 넓히고 있다. 고려아연은 생화학 기술 기반의 희토류 분리 기술을 보유한 미국 알타 리소스 테크놀로지스(Alta Resource Technologies)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미국 내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 협력은 폐영구자석을 리사이클링해 전기차와 풍력 터빈 등에 필수적인 고순도 희토류 산화물을 생산하는 것이 핵심이다. 2027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는 이 시설은 페달포인트가 구축한 자원순환 밸류체인으로부터 원료를 공급받아 한미 양국에 안정적인 희토류 공급망을 제공할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성과도 구체화되고 있다. 고려아연의 호주 신재생에너지·그린수소 자회사 아크에너지는 최근 뉴사우스웨일스(NSW) 주정부와 보우먼스 크리크 배터리에너지저장시스템(BESS) 프로젝트에 대한 장기 에너지 서비스 계약(LTESA)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아크에너지는 상업운전 이후 10년간 수익 기반을 확보하게 됐으며, 앞서 승인받은 리치몬드밸리 BESS 프로젝트와 함께 호주 내 전력망 안정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는 최근 떠오르고 있는 로봇 등 신시장을 노리고 있다. 고려아연은 차세대 음극집전체로 주목받는 복합동박 상용화를 위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태성, 네오배터리머티리얼즈코리아와 함께 복합동박 소재 개발과 배터리 적용 가능성 검증을 추진 중이며, 드론과 로봇 등 소형 모빌리티용 배터리 시장을 주요 적용처로 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통합제련소 투자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고려아연은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약 74억달러(약 11조원)를 투입해 통합 제련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하며, 아연·연·동 등 기초금속부터 안티모니, 갈륨, 게르마늄 등 미 정부 지정 핵심광물 11종을 포함해 총 13종의 비철금속을 생산하게 된다. 이는 특정 국가에 대한 핵심광물 의존도를 낮추고 한·미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중대한 기점이 될 전망이다.


한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최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해 핵심광물 공급망의 구조적 과제와 장기적 접근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핵심광물 산업은 개발과 투자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단기 가격 변동보다는 통합적인 공급망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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