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질문서 "박충권에 사과할 것은 없다"
부동산 놓고 공방…金 "국가부채 관리 가능"
野, 환율·물가·집값폭등 '3폭 정부' 맹공
깅리치 "한국이 친중 공산 독재" 인용에 술렁
김민석 국무총리가 10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관련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대정부질문이 이틀째 진행되는 가운데 김민석 국무총리는 여야의 집중 포화같은 경제 분야 질문에 맞서 싸웠다. 특히 김 총리는 야당 의원 질문에 "얻다 대고"라는 표현을 쓴 데에 대해 사과 요구를 거부하며 공방을 키웠고, 여당은 정부의 정책 일관성과 수출·증시 지표 개선을 내세워 방어에 나섰다.
10일 대정부질문은 시작부터 거칠었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기조와 환율 불안, 대외 통상 환경 대응을 싸잡아 문제 삼으며 '시장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고 몰아붙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과 코스피 상승세를 근거로 '예측 가능한 정책 운영의 성과'라고 맞섰다.
우선 김 총리는 대정부질문 질문과 답변 과정에서 질문자로 나선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얻다 대고'라고 발언한 것에 관련해, 사과 권유가 나왔지만 사과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첫 질문자로 나선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의 '박 의원의 전날 질의는 국군을 모욕하는 말이 전혀 아니다. 기회가 되면 사과를 하라"는 권유에 "선의로 해석해 주는 것은 감사하게 받아들인다. 그런데 맥락을 확인해 보면 문자 그대로 우리 군에 대해 용인하기 어려운 표현들도 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김 총리는 "전날 박 의원이 상당히 모독적인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는 넘어갔다"면서도 "그렇지만 대한민국 국군에 대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심기 보호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표현한 것을 총리로서 이 자리에서 그냥 넘겼다면 어떻게 보면 공직자로서 (잘못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온 국민이 다 봤기 때문에 박 의원께 사과할 것은 없다"며 거듭 일축했다. 윤 의원이 '국회의원들의 말에 너무 다 말꼬리를 잡고 사사건건 그렇게 다 하느냐'라고 다그치자 "사사건건 그런 스타일이 아니라는 건 잘 알 것"이라고 받아넘겼다.
앞서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정치·통일·외교·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 총리를 향해 "지난달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회담하시지 않았느냐"라며 "(총리가) 귀국하자마자 25% 관세 폭탄 뒤통수를 맞았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지난해 북한이 공개한 신형 핵잠 보셨느냐. 우리에게 어떻게 위협이 된다고 보느냐"라고 물은 뒤, 김 총리가 "북핵 전체가 이미 위협"이라고 답하자 "능구렁이처럼 넘어가려고 하지 마시고, 이게 얼마나 위험천만한 무기인지 알고 계시느냐"고 다그쳤다. 그러자 김 총리는 "인신 모독적 표현은 부적절하다"며 '능구렁이'라는 표현을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
박 의원이 현 정권의 대북 저자세를 질타하자, 김 총리는 돌연 "얻다 대고 국군에 대해 아무것도 없다고, 어디서!"라며 "대한민국 국군에 대해 아무것도 없다고 어디서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느냐. 사과하라. 국군 전체에 대해 사과하라. 앞으로 그런 식의 질의는 하지 말라"고 고성을 질렀다.
이어 윤 의원이 '국가 부채 관리를 잘해야 한다. 그에 대한 계획은 무엇이냐'라고 묻자 "성장률을 회복시키면서 걱정하는 부채 문제를 관리해 가는 것이 현시점에서는 적절한 정책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다행히 현시점은 (국가)부채가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관리가 가능한 수준에 있고 상대적으로 과한 수준에 달하지는 않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미국의 관세 인상 발표 후 디지털 등 비관세 장벽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정확한 인식과 입장'에 대해 묻자 "특별히 지금 비관세장벽 문제에 대해서 우리들이 기존의 판단을 바꿀만한 그런 상황에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전날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미국이 한국과의 비관세장벽 관련 협상에서 진척이 없을 경우 한국에 대한 관세를 인상해 무역적자를 개선하려고 한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 수습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총리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기존에 합의됐던 어떤 틀에도 불구하고 관세 인상 압박이 다시 제기된 것의 직접적인 이유에 대한 우리의 종합적 판단은 지금까지 누차 말씀드린 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기한 바 있는 입법 지연"이라며 "(대미) 투자 프로젝트 결정 지연, 자금 납입 지연 이게 가장 거의 100%다 이렇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10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관련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부동산 정책을 두고는 여야의 인식 차가 극명하게 갈렸다. 위성곤 민주당 의원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예정대로 종료하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한 것은 정책 신뢰를 세우는 조치라며 "그동안 정부가 국민과 약속해놓고 지키지 않아서 지금까지혼란이 된 측면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같은당 박상혁 의원도 정부 출범 이후 수출과 무역수지, 외환보유액 등 주요 지표가 개선 흐름을 보인다며 중과 유예 종료 안내 역시 사전 신호를 충분히 준 것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 기조가 시장을 더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은 "환율·물가·집값 폭등으로 폭망하게 생겼으니 이제는 3폭 정부라고 불러야겠다"며 "문재인 정부 때처럼 되지 않도록 '지난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28번 내놨으면 이번 정부는 30번 할 것'이라는 식의 기 싸움을 하지 말고 곁에서 대통령을 말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의 글을 보면 다주택자들을 마귀가 깃든 사람들로 만들고 또 부동산 폭등의원인을 다주택자의 탐욕으로만 다 몰아가는 것 같다"며 "우리 역사에 두 사람 있었다. 궁예하고 이재명 대통령"이라고 질타했다.
이인선 의원이 고환율 문제를 지적하자 김 총리는 "환율이 오른 것은 사실이어서 우려를 갖고 보고 있다"며 "최근 환율은 경제 체력이 급격히 약화했거나, 펀더멘털(기초여건) 문제거나, 외채가 급증했거나, 외환보유고가 떨어졌다거나 (하는) 등등에 기인한 것은 아닌 상태"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원화 가치가 왜 이렇게 떨어졌느냐'라고 거듭 묻자 김 총리는 "'이것이 원인이다'라고 말하기보단 '이것은 원인이 아니다'라고, 예를 들어 펀더멘털 상황이나 외환보유 상황의 문제는 아니라고 말씀드리겠다"며 "현재는 주로 (외환) 수급 상황이 반영되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인선 의원이 정부가 환율방어에 국민연금을 동원했다고 언급하자 김 총리는 "국민연금은 자체의 룰을 갖고, 수익성이라는 목표를 갖고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환율 방어가 쓰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반박했다. 다만 '적정 환율이 얼마인가'라는 질문에는 "환율 정책에 관여되는 당국자들이 이야기할 사안이고 가볍게 말씀드릴 일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증시를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여당은 코스피 지수 상승과 '코스피 5000' 공약을 성과로 부각했지만, 야당은 체감 경기와 괴리가 크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측은 주가 지표만으로 민생이 나아진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며 고물가에 시달리는 서민에게 지수 상승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했다.
통상 이슈도 도마에 올랐다. 야당은 미국의 관세 정책과 각종 비관세 장벽 가능성을 거론하며 정부 대응 전략을 따져 물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상 통상 변수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도, 정부가 장밋빛 지표만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당은 수출 증가와 산업 경쟁력 회복이 확인되고 있다며 방어했지만, 구체적 대응 로드맵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10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관련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 총리는 장철민 민주당 의원이 '공공기관 이전 시 통합특별시를 우대할 계획이 있느냐'라고 묻자 2차 공공기관 이전 문제와 관련해 "지금부터 올해 상반기에는 원칙을 갖고 내용을 숙성시켜 가되 실제 결정은 올해 하반기부터 해 갈 것으로 생각한다"며 "통합지역에 (이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답했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보유세 정상화 등의 원칙과 방향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우리가 선거를 앞두고 세제 문제에 대해 조심성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세제를 강화하는 정책으로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은 아니어도 가급적 뒷순위라고 보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부동산 정책을 놓고 볼 때 공급, 수요 억제, 세제 등 모든 정책의 어느 것도 원칙적으로 배제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한편 윤 의원이 질문 중 미국의 전직 11선 중진 하원 의원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 의장이 이재명 정부에서의 우리나라를 '지금 친중 공산 독재로 들어가고 있다'로 말했다는 점을 거론하자 민주당 의석에서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고성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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