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전이 '100℃' 미는 배경...위생 넘어 "안심 마케팅"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2.18 08:00  수정 2026.02.18 08:00

로봇청소기·가열식 가습기·정수기까지 고온 기술 전면에

2026년형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 특장점ⓒ삼성전자

최근 가전업계에서 '100℃(섭씨 100도)'가 핵심 마케팅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로봇청소기의 스팀 살균, 가열식 가습기, 초고온수 기능을 갖춘 정수기까지 고온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다. 단순한 성능 경쟁을 넘어 '위생'과 '안심'을 수치로 보여주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대표 사례는 삼성전자의 2026년형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다. 신제품은 흡입력과 AI 주행 성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100℃ 스팀 살균'을 핵심 메시지로 내세웠다.


청소 후 '스팀 청정스테이션'이 물걸레 표면을 100℃ 스팀으로 살균해 유해균을 99.999% 제거하고 냄새까지 줄인다는 점을 강조한다. 단순히 바닥을 닦는 기기를 넘어, "청소 도구를 위생 관리해주는 시스템"이라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신일전자 가열식 가습기. ⓒ신일전자 홈페이지

또한 가열식 가습기도 다시 각광받는 추세다. 신일전자는 최근 2026년형 신제품 가열식 가습기를 내놨다. 역시나 100℃를 앞세워 세균과 불순물, 잔류염소가 없는 안전 살균을 강조한 제품이다.


이는 세균 번식 가능성을 낮추는 구조로, 초음파식 대비 위생성을 강조한다. 특히 영유아 가정과 반려동물 가구를 중심으로 "끓인 물로 가습한다"는 직관적 메시지가 소비자 선택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고온 기술은 정수기 시장에서도 뚜렷하다. 쿠쿠는 '리얼 100℃ 끓인물 정수기' 라인업 판매량이 전년 대비 26% 성장했다고 밝혔다. 버튼 하나로 보일링 챔버에서 100℃ 끓인 물을 즉시 출수하는 기능을 앞세웠다.


외식 물가 부담 속 '홈카페' 수요 증가와 맞물리며, 끓인물 기술이 편의성과 위생을 동시에 잡는 요소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아이콘 정수기 3.ⓒ코웨이

코웨이 역시 '아이콘 정수기 3'에 100℃ 초고온수 기능을 탑재했다. 45℃·70℃·85℃·100℃ 등 4단계 온수 조절이 가능하다. 여기에 출수 시마다 유로 끝단을 UV로 99.9% 살균하고, 6시간마다 정기 살균을 진행하는 기능을 결합했다. 고온과 UV 살균을 동시에 내세워 '보이는 청결'을 강조한 셈이다.


이처럼 100℃는 기술적 사양을 넘어 '끓는점'이라는 직관적 상징성을 갖는다. 소비자 입장에서 100℃는 "완전히 끓였다"는 인식과 연결되며, 세균·바이러스 제거에 대한 심리적 신뢰를 높인다. 코로나19 이후 강화된 위생 인식, 실내 생활 시간 증가, 어린 자녀·반려동물 가구 확대 등도 고온 기술 선호를 뒷받침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흡입력·정수량 같은 물리적 성능 수치가 강조됐다면, 최근에는 위생 관리 수준을 수치로 보여주는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100℃는 소비자가 가장 이해하기 쉬운 '안심 기준'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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