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돈 벌지 말라” 경고에 서울 아파트 매물, 매매 늘고 전월세 줄고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6.02.19 17:16  수정 2026.02.19 17:33

양도세 중과 부활 앞두고 다주택자 매물 출회 본격화

아파트값 둔화 전망 무게에도 전셋값 상승 압력↑

‘토허제’ 실거주 의무로 2년 유예에도 전세 공급 감소 구조

ⓒ뉴시스

다주택자를 향한 압박이 거세지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매매와 전세 매물이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매매시장에서는 매물이 증가하고 있지만 임대차 시장에선 감소 흐름이 뚜렷하다.


이에 따라 설 연휴 이후 서울 부동산 시장에선 아파트값 상승세가 둔화되는 동시에 전셋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9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6만4207가구로 올해 초 5만7001가구 대비 12.6%(7206가구)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3060가구에서 1만9604가구로 15.0%(3456가구) 감소하며 상반된 추이를 보였다. 월세 매물도 2만1364가구에서 1만8085가구로 15.3%(3279가구) 줄었다.


이는 연초부터 다주택자가 보유한 매물출회 현상이 본격화된 영향으로 파악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설 연휴기간에도 수 차례 본인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다주택자들을 향한 쓴소리를 반복하는 등 부동산 시장에 경고성 발언을 쏟아 내고 있다.


이러한 대통령의 경고에 더해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매도 수요가 꾸준히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앞으로 매매 거래 증가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 거래가 성사되기는 쉽지 않다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설 연휴 이후 부동산 시장 분위기에 대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등 영향으로 매물이 나올 것”이라면서도 “나온 매물들이 실제 매도로 이어지기도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박 위원은 “얼마 전까지 소외 공포감(FOMO)이 컸던 것과 반대로 최근엔 집값을 비싼 시점에 매수한다는 불안감(FOOP), 더 나은 선택지가 있다는 공포(FOBO), 지금 매수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할 것이란 두려움(FOJI) 등 심리가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 아파트값은 횡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임대차 시장은 실거주 중심 정책이 강화되면서 전월세 공급을 구조적으로 줄이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실거주하는 집주인들이 많아질수록 세를 주는 물량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 6·27 대책으로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이 금지되는 등 갭투자(전세 낀 매매)성 자금 유입 차단 움직임이 본격화됐고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주택 매입 시 실거주 의무가 단서로 따라붙은 상황이다.


올해 들어서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급감해 전세대란이 예상되기도 했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난해(3만1856가구) 대비 반토막 난 1만6412가구에 불과하다.


특히 한시적으로 다주택자의 갭투자 매물이 풀린다는 점도 임대차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양도세 중과 부활과 관련해 토허제와 규제가 충돌하는 부분을 개선하고자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은 실거주 의무를 최대 2년 유예했다. 실수요자인 무주택자가 해당 주택을 매수한 뒤 임차인의 계약이 종료되면 실거주하는 조건을 인정해 거래를 허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임차인의 계약 갱신 청구권 행사가 어려워져 임대주택이 자가주택으로 전환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전월세 매물은 토허제와 집주인들의 실거주 등으로 공급이 막혀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며 “아파트 전셋값이 뛰면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수요자들이 월세로 움직이기 때문에 월셋값 급등도 뒤따라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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