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반발에 李대통령 제동…대전·충남 통합 무산 수순?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입력 2026.02.26 00:30  수정 2026.02.26 00:30

국회 법사위, 대전·충남 특별법 논의 보류

李대통령도 "공감 없는 일방적 강행 안 돼"

민주당 연일 압박…"2월 국회서 처리하자"

국민의힘 협상 거절…"졸속 법안 폐기해야"

더불어민주당 충남·대전 통합 및 충청발전특위 위원들이 25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연좌 농성에 돌입하기에 앞서 충남·대전 행정통합에 대한 국민의힘의 공식 입장 표명과 당론 채택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연말 이재명 대통령이 조속한 추진을 언급하면서 급물살을 탔던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암초를 만났다. 시도지사와 시도의회가 강하게 반발한 데 이어, 이 대통령 역시 지역 동의 없는 강제 통합에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6월 지방선거 내 통합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 "야당과 충남 시도의회가 통합을 반대하고 있다"며 "천년의 역사를 가진 광역 행정구역의 통합을 충분한 공감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100%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해당 지역이 대체적으로 공감하고, 정치권 역시 대체로 동의해야 통합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충남 특별법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됐으나 야당의 반대로 처리가 보류됐다. 국민의힘은 주민 의견 수렴이 부족하고 권한과 재정 이양 내용도 미흡한 졸속 법안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전날 법사위 회의에서 "행정 통합이 이렇게 졸속으로 처리할 문제냐"며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쳤냐"고 지적했다. 또 "자세히 보면 전남·광주만 유일하게 좋게 하고, 대전·충남과 대구·경북을 차별했다"고 주장했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도지사 등 해당 지역 광역단체장과 대전시의회, 충남도의회도 통합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두 단체장은 민주당이 특별법을 발의한 이후 지속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왔으며, 양 의회는 지난 19일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고 행정통합에 대한 의견 청취 안건을 상정해 각각 반대 의견으로 가결했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이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대전·충남 졸속 통합 반대 범 시·도민 총궐기대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지역 반발이 거센 가운데 이 대통령까지 강제 통합에 선을 그으면서, 6·3 지방선거 전 통합 추진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법사위는 전날 광주·전남 통합법만 처리하고 대구·경북와 대전·충남 통합법은 지역 여론을 추가로 수렴하겠다며 표결 대상에서 제외했다.


민주당은 특별법 처리가 보류되자 연일 국민의힘을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 충남대전통합 및 충청발전 특별위원회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을 강력 규탄했다. 특위 상임위원장인 황명선 의원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정파적 이익을 떠나서 반대 논리에 있지 말고 함께 통합할 수 있도록 2월 임시국회 중 반드시 함께 처리하자"며 "김 지사와 이 시장도 조속히 이 통합 논의에 함께 해달라"며 촉구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지역 통합이 선거에 불리하다고 판단해 반대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대전·충남이 통합될 경우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의 통합시장 후보 공천이 유력해지면서 입장을 선회했다는 주장이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대전시의회, 충남도의회의 거의 절대 다수 의석을 국민의힘이 장악하고 있다"며 "(통합이) 선거에 불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역 단체장들은 통합 반대 공세를 높이고 있다. 이 시장은 "대통령이 말씀하신 것과 달리 행정통합에 반대한 적 없다. 민주당이 낸 엉터리 법안에 반대한 것"이라며 "여야가 특위를 설치하고 이에 대한 논의를 국회에서 충분히 해서 다음 총선이든, 차기 대통령 선거 때 결론을 내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이 시장과 김 지사에게 이번 회기 내 협상 테이블에 나설 것을 촉구한 것에 대해서는 "시기를 정하지 않겠다"며 "법안을 워낙 졸속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재논의는) 불가하다. 법안을 폐기해야 한다"고 했다.


김 지사 역시 "'통합시계'를 조금 늦추는 한이 있더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야 한다"면서 "지금이라도 국회 내에 여야 동수의 통합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실질적인 통합 법안을 성안하고, 실행 시기와 방법 등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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