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파고' 속 흔들리는 의협…집행부 책임론 '확산'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2.26 11:21  수정 2026.02.26 16:51

의협 대의원회, 28일 임시대의원총회 개최

의과대학 정원 증원 등 대응 방안 논의

집행부 탄핵까지 거론…의협 회장 “끝까지 책임질 것”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월 13일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에서 열린 제3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저는 현재 의협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인들이 안 움직이면 정부가 정책을 내놓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료계가 해야 하고, 의협이 해야 하는 겁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대변인을 지낸 최안나 강릉의료원장은 지난 25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의료정책포럼에서 이같이 말하며, 의협이 의료 현안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국회 논의는 의료 인력 공급에만 치우쳐 있고, 한정된 의료 자원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부족하다”며 “의협 차원에서 흩어진 의료계 의견을 모아 실효성 있는 정책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의료계 안팎에서 정책 논의의 공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주요 의료 현안을 둘러싼 의협의 역할과 대응을 놓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의대 정원 증원 과정에서 의협 집행부가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불만이 확산되며 내부 갈등 역시 깊어지는 분위기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 대위원회는 오는 28일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관련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의대 증원이 확정된 이후에도 집행부 차원의 대응이 지연되면서, 대의원회가 직접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임시총회 안건에는 ▲의대 정원 증원과 관련된 긴급 현안 보고 및 대처 방안 ▲의대 정원 증원과 관련된 비대위 설치 등이 포함됐다. 의협 대의원회가 비대위 구성을 추진하는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앞서 의협 대의원회는 지난해 10월 ‘긴급 임시총회’를 열고 성분명 처방 강제화 법안과 한의사 엑스레이(X-ray) 사용을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 저지, 검체 수탁 고시 정상화 등을 위한 비대위 설치 안건을 상정했지만 부결된 바 있다.


김택우 의협 회장을 향한 비판도 잇따르면서 내부에서는 집행부 탄핵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최근 한 대의원은 김 회장과 박영하 상근부회장에 대한 불신임과 함께, 주요 현안에 대한 전권을 가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제안해 대의원 동의를 받았으나, 최종적으로는 대의원회에서 반려됐다. 안건 중 임원 불신임 후 구성되는 비대위가 종료될 때까지 모든 의료계 선거를 연기한다는 내용이 정관상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회장 불신임 안건은 요건만 충족되면 언제든 상정될 수 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은 선거권이 있는 회원 4분의 1 이상 또는 재적 대의원 3분의 1 이상이 동의해야 하며, 대의원 80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불신임 안건이 발의되면 해당 시점부터 당사자의 직무는 정지되고, 총회에서 불신임이 결정될 경우 직위를 상실하게 된다.


한편 김 회장은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일 회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의협 43대 집행부는 거취에 대해 거듭 고심했다. 여기에는 집행부 총사퇴도 포함돼 있었다”면서 “집행부의 공백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보건의료정책 논의에서 의료계 대표가 부재하게 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적으로 검체수탁, 성분명처방, 한의사 엑스레이(x-ray) 허용 등은 정부나 국회가 언제 일방적으로 결정을 내려도 이상하지 않은 위기 상황”이라며 “3대 집행부는 고심 끝에 엄중한 시기임을 고려해 주어진 소임을 책임 있게 수행하고자 한다”고 회원들의 지지를 부탁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