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피플라운지] “펫푸드도 기술 전쟁”…우리와, ‘사이언스’로 K-펫푸드 새 기준 세운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6.02.27 07:00  수정 2026.02.27 07:00

생산부터 검증까지 내재화…품질 중심 경영 체계 구축

글로벌 기준 넘어…‘한국형 펫푸드’ 새 잣대 제시

동남아 교두보로 ‘서진·남진’…글로벌 시장 가속

지난 25일 최광용 우리와주식회사 대표가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3층에 위치한 우리와주식회사 본사에서 데일리안과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우리와주식회사

“펫푸드는 반려동물의 삶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중요한 먹거리입니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문화가 일상이 되면서, ‘펫푸드’의 기준도 달라졌다. 원료 선정부터 제조 공정까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수준’을 기준으로 삼고, 과학적 검증을 통해 안전성과 영양이 설계된 사료만 선별해 먹이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펫푸드를 단순한 상품이 아닌, 반려동물의 건강과 보호자의 책임이 담긴 결과물로 바라보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산업의 방향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구 역량과 데이터 축적, 품질 검증 체계를 갖춘 기업만이 신뢰를 확보하는 구조가 됐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사이언스’라는 새로운 기준을 전면에 내세운 기업이 있다. 바로 ‘우리와주식회사’다. 우리와는 1947년 대한사료를 모태로, 2018년 펫사업 부문이 분리돼 설립됐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1000억원 수준이다.


이 같은 성장 배경에는 단순 제조를 넘어선 전례 없는 혁신이 자리한다. 우리와는 업계 최초로 펫푸드 전문 연구소를 설립하고, 연구개발부터 생산·검증까지 전 과정을 내재화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해외 기준과 데이터 의존도가 높았던 국내 펫푸드 산업의 구조 전환에 나섰다.


이를 이끈 인물이 바로 최광용 대표다. 2020년 11월 영업본부장으로 합류한 그는 2022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뒤 연구·생산·품질을 하나로 묶는 체질 개선에 속도를 냈다. 감성 중심 마케팅 경쟁에서 벗어나 데이터와 기술로 승부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판단이 컸다.


그가 그리는 K펫푸드의 청사진은 단순한 제품 혁신을 넘어 산업 전반의 기준을 재정의하겠다는 구상에 가깝다. 기자는 지난 25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3층에 위치한 우리와주식회사 본사에서 최 대표를 만나 ‘한국형 펫푸드 기준’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에 대해 들어 봤다.


지난 25일 최광용 우리와주식회사 대표가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3층에 위치한 우리와주식회사 본사에서 데일리안과의 인터뷰 포즈를 취하고 있다.ⓒ우리와주식회사
◇ 설비 혁신·데이터 내재화…‘원스톱 R&D’로 품질 경쟁력 강화


이날 만난 최 대표는 취임 이후 가장 공을 들인 부분으로 기술·연구 역량의 내재화와 품질 체계 구축을 꼽았다. 그는 펫푸드 산업이 단순 제조를 넘어 과학적 검증과 데이터 기반 품질 관리 체계로 전환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최 대표는 충북 음성에 위치한 최첨단 생산시설 ‘우리와 펫푸드 키친’을 핵심 경쟁력으로 꼽았다. 이곳은 ‘연구·생산·품질관리를 유기적으로 연결한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 원료 입고부터 생산·포장·출고까지 전 과정을 추적 관리하는 스마트 공정을 도입했다. HACCP 기반 위생·안전 관리 체계도 갖췄다.


최광용 대표는 “제조업의 기본은 설비 경쟁력”이라며 “특히 식품·사료를 압출가공하는 익스트루더 기술 분야와 관련해 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최신 설비를 도입했고, 해당 장비는 전 세계적으로도 극히 제한된 수량만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료 보관 시스템인 ‘사일로(Silo)’ 설계에도 차별화를 뒀다”며 “일반적으로 해외 공장에서는 원료 창고와 생산 설비를 연결하는 배관이 외부에 노출돼 있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와는 외부 먼지나 공기 유입에 따른 오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내부에 배치했다”고 자부했다.


이어 최 대표는 국내 최대 규모의 펫푸드 전문 연구소를 출범시키며 ▲원료 평가 ▲생산 공정 검증 ▲품질·안전성 분석까지 자체 수행하는 구조를 완성했다. 그 결과 데이터 축적과 품질 경쟁력 확보는 물론 신뢰도 제고와 글로벌 시장 진출의 기반을 마련했다.


그 동안 자체 연구개발을 진행하면서도 품질 검증은 외부 기관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펫푸드 제조 전반을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바라봤다.


최 대표는 “산업이 기술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더 이상 단순 제조 경쟁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이른바 ‘기술 전쟁’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펫푸드 역시 연구 역량과 데이터 축적 여부가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분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내 반려동물의 생활환경과 식습관, 보호자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기 위해서는 외부 데이터를 가져다 쓰는 방식에서 벗어나 자체 데이터를 축적·분석·고도화하는 구조가 필요했다”며 “연구소 설립이 ‘데이터 내재화’ 전략의 출발점이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보호자 니즈가 빠르게 세분화·고도화되고 있다는 점도 연구소 설립을 결단한 배경으로 꼽았다. ▲기능성 원료 ▲알레르기 관리 ▲체중·연령별 맞춤 설계 등 요구 수준이 높아졌지만, 기획·연구·개발이 분절된 구조로는 이를 즉각 제품에 반영하기 어려웠다는 판단이다.


연구소 출범 이후에는 보호자 요구를 데이터로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배합 설계와 공정 검증까지 일괄 연계하는 체계를 갖추면서 제품 개발 속도와 완성도를 동시에 개선했다. 내부에서 원스톱 설계를 수행함으로써 시행착오를 줄이고, 신제품 출시 주기도 단축하는 효과도 거뒀다.


최 대표는 이날 기자를 향해 “연구소 설립은 단순한 조직 확대가 아니라, 수요 분석부터 제품화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R&D 체계’를 구축한 것”이라며 “이 구조가 우리와의 차별화된 경쟁력이자 속도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반이 되고 있다”고 자부했다.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우리와 펫푸드 연구소의 모습.ⓒ우리와주식회사
◇ ‘한국형 펫푸드 기준’…글로벌 스탠다드 위에 더 엄격하게


최광용 대표는 연구소를 기반으로 ‘한국형 펫푸드 기준’을 정립하겠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미국사료관리협회(AAFCO)와 유럽펫푸드산업연합(FEDIAF) 등 글로벌 기준을 기본 토대로 삼되, 이를 단순히 준용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는 해외 기준에 한층 더 엄격한 검증 체계를 더해 국내 반려동물의 실내 중심 생활환경과 보호자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맞춤형 영양 설계 기준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한국 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세밀한 데이터 축적을 통해 정밀한 영양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자 한다.


최 대표는 “그동안 프리미엄이나 기능성이라는 용어가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기 위해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실제로는 가격 정책에만 근거하거나 과학적 검증이 충분하지 않은 사례도 적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와가 말하는 ‘과학 기반 펫푸드’는 250여 가지 항목에 대한 분석 데이터와 검증 체계를 토대로 설계한 제품”이라며 “영양학적 균형과 안전성, 기호성까지 과학적으로 확인된 결과를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펫푸드 전문 인력과 정밀 분석 장비를 적극 활용해 원료 단계부터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으로 검증하고 있다. 업계가 ‘프리미엄’, ‘기능성’이라는 용어를 앞세워온 것과 달리, 우리와는 ‘과학 기반 펫푸드’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운다.


우리와가 말하는 ‘과학 기반 펫푸드’는 250여가지 항목의 분석 데이터와 검증 체계에 기반한 설계로, 영양학적 요소, 안전성, 기호성 등이 과학적으로 뒷받침 한다. 이를 위해 펫푸드 분야의 전문 인력과 정밀 분석 장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우리와는 총 160억원의 투자를 통해 파일럿 익스트루더(Pilot Extruder)를 비롯해 GC-MS/MS, LC-MS/MS, ICP-OES 등 최신 연구·시험·분석 장비를 갖췄다. 13명의 석·박사급 반려동물 영양학 전문 연구진이 근무한다. 지난해 12월 기업부설연구소로 인증받았다.


최 대표는 “파일럿 익스트루더는 제품 개발 단계에서 실제 생산 조건과 동일한 환경을 구현할 수 있는 제조 장비”라며 “연구 단계에서 생산 공정 조건을 그대로 구현해 볼 수 있어 개발 시간 단축, 품질 안정성 확보, 리스크 감소 효과가 크다”고 소개했다.


베트남 호치민 브이오엠 알엑스 런칭 행사의 모습.ⓒ우리와주식회사
◇ K-컬처 타고 확장…국내 넘어 글로벌 시장 확장에도 속도


이 같은 연구 인프라와 품질 검증 체계는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진출의 기반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베트남, 대만,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7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동남아 시장을 교두보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우리와의 펫푸드 수출은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됐다. 1993년을 전후해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며 기반을 다졌고, 이후 현지 유통 파트너와 협력해 시장을 확대해 왔다. 현재는 동남아를 거점 삼아 인도, 러시아, 동유럽, 서유럽으로 확장하는 ‘서진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미국 법인을 통해 북미를 중심으로 멕시코 등 중남미 시장으로 내려가는 ‘남진 전략’도 병행 중이다. 과테말라 진출도 이뤄졌으며, 칠레는 협상이 진행 중이다. 러시아 역시 정부 차원의 협력이 논의되고 있으며,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의가 추진되고 있다.


우리와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영양 설계와 안전성, 데이터 기반 품질 검증을 앞세운 ‘탑 티어(Top Tier)’ 포지셔닝으로 접근했다. 이에 동남아시아의 중산층 확대와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변화, K-컬처 확산에 따른 한국 제품 선호도 상승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최 대표는 “K-팝과 K-푸드가 먼저 시장을 열어줬고, 한국 제품에 대한 신뢰가 형성된 상황에서 K-펫푸드 역시 자연스럽게 주목 받을 수 있었다”며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한국 기업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국가 브랜드 신뢰로 확장됐다”고 웃어보였다.


마케팅 전략도 전환기에 있다. 그간 국가별 독점 유통사 중심으로 운영해 왔지만, 최근에는 본사가 직접 브랜딩 가이드라인과 키 비주얼 전략을 제시하고 공동 투자 방식으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단일 메시지 전략과 로컬라이제이션 전략을 저울질 하고 있다.


끝으로 그는 향후 전략으로 기능성 제품 강화와 데이터 기반 경쟁을 제시했다. 소비자 니즈 변화에 맞춘 기능성 설계는 물론, AI를 활용해 소비자 목소리를 수집·분석하고, 연구·생산·영업 데이터를 연계하는 모델도 구상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K-펫’의 차별화 요소를 발굴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한국적 원료 활용과 정교한 품질 관리 체계를 바탕으로 글로벌 스탠다드를 넘어서는 차별화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최 대표는 “이제는 단순히 글로벌 기준을 따르는 단계를 넘어, 한국형 차별화 모델을 제시해야 할 시점”이라며 “우리와는 K-펫푸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하나의 기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VR(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해 생산 공정과 연구 설비를 사전에 시뮬레이션하고, 교육·훈련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설비 투자나 공정 변경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점검하고, 직원들이 실제 현장과 동일한 환경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자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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