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올해 성장률 목표 4.5~5%로 낮췄다…국방예산 증가율도 소폭 감소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6.03.05 15:34  수정 2026.03.05 15:34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4차회의 개막식에서 정부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 AP/뉴시스

내수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35년 만에 최저 수준인 ‘4.5~5%’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3년 간 유지해온 ‘5% 안팎’ 목표에서 소폭 낮춘 것인데, ’4.5%‘를 제시했던 1991년 이후 가장 낮다. 국방예산 증가율도 2021년 이후 최저인 7%에 그쳤다.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국회 격) 4차회의 개막식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경제성장률) 4.5~5%를 목표치로 설정해 실무에서 더 나은 결과를 얻고자 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사태 이후인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5% 안팎’의 성장률 목표를 제시했고 실제 성장률은 5.2%, 5.0%, 5.0%를 기록했다.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하향 조정한 것은 성장률 숫자에 집착하기보다 내수 부진과 부동산 침체, 지방부채 위기, 고령화, 높은 청년실업률 등 구조적 과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관리 가능한 성장 속도로 전환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미국의 대(對)중국 기술·공급망 제재와 관세 압박 등 대외변수를 반영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재정정책은 전년에 이어 확장적 기조를 이어갔다. 재정적자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GDP 대비 4% 수준이다. 적자 규모는 작년보다 2300억 위안 증가한 5조 8900억 위안(약 1254조원)으로 계획했다. 역대 최고 수준 재정적자율을 유지함으로써 올해 성장률 목표치 달성을 위해 재정지출 물꼬를 열어두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목표를 지난해와 같은 ‘2% 안팎’으로 설정했다. 지난해 중국은 내수 부진과 디플레이션(물가의 지속적 하락) 압박을 의식해 2004년 이후 처음으로 물가 목표를 3%에서 2%로 낮췄다. 다만 ‘기술 굴기’를 위해서는 전폭 지원하기로 했다.


중국은 올해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은 지난해보다 10% 늘어난 4264억 위안(약 90조 6825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미·중 기술패권 경쟁 속 기술자립과 일부 첨단산업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높은 증가폭을 유지한 것이다. 핵심기술 산업으로는 양자컴퓨팅과 휴머노이드 로봇,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6세대 이동통신(6G) 등이 거론된다.


중국의 국방예산 증가폭은 소폭 감소했다. 국방예산은 지난해보다 7% 증가한 1조 9095억 6100만 위안으로 책정됐다.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으나 증가폭은 오히려 지난해(7.2%)보다 줄었다. 2027년 건군 100주년을 앞두고 있는 데다 미·중 패권 경쟁이 지속되면서 국방비 증액폭이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실제로는 보수적인 증액에 머문 것이다.


중국 국방비 증가율은 2020년 6.6%, 2021년 6.8%, 2022년 7.1%로 높아졌고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는 7.2%를 유지했다. 다만 중국 국방예산은 5년째 7%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고, 미국 국방부는 중국의 실제 국방비 지출액은 발표 수치보다 최대 90% 높을 수 있다고 추산한다.


리창 총리는 “올해는 제15차 5개년(2026~2030년) 계획의 출발점”이라며 “경제구조 조정과 위험방지, 개혁추진을 위한 여유를 확보하고 향후 발전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장률 목표는 2035년 장기 비전과도 전반적으로 연계되며 중국 경제의 장기 성장 잠재력과도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을 향해서는 “독립 자주의 평화 외교정책을 견지하고 평화발전의 길을 걸어야 한다”며 “글로벌 동반자관계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패권주의와 강권 정치를 단호히 반대해 국제 공평·정의를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트워크 확장’은 새로등장한 표현으로, 중국이 우군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자료: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연합뉴스

그렇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오는 31일~4월2일로 예고돼 있는 만큼 미국에 대한 메시지는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전쟁을 개시한 직후였던 지난해에는 “모든 형식의 일방주의·보호주의에 반대한다”고 반미 목소리를 높였다.


리창 총리는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는 ‘대만 독립 분열 타격’을 언급해 기존의 ‘대만독립 분열 반대’보다 강경 기조를 한층 끌어올렸다. 그는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을 단호히 타격하고 외부 세력의 간섭에 반대해야 한다”며 “양안(兩岸·중국과 대만)관계의 평화·발전을 추동하고 조국통일 대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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