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보도…“美·이란 전쟁 장기화 대비한 예방적 차원”
지난 5일 경북 성주군의 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기지에서 발사대가 하늘을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미 정부가 한국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일부를 중동으로 이동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 패트리엇 포대에 이어 사드 반출까지 사실상 확인되면서 안보 공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미 위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정부 관계자는 9일(현지시간) “미 전쟁부(국방부) 결정으로 한국에 배치된 사드가 중동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의 드론(무인기)과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한 방어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도·태평양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보유한 패트리엇 요격미사일도 차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조치는 중동 지역의 즉각적인 무기 부족 때문이 아니라 분쟁이 일주일 넘게 진행되면서 감소했던 이란의 보복 공격이 급격히 증가할 경우에 대비한 예방조치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패트리엇과 사드는 주한미군의 핵심 미사일 방어체계로 분류된다. 핵심 시설을 방어하는 ‘포인트 방어망’인 패트리엇과 달리 사드는 한반도의 최대 2분의 1에 달하는 ‘지역 방어망’의 역할을 하고 있다. 패트리엇의 요격 고도는 15~40㎞로 사드보다는 낮으며 신형 패트리엇(PAC-3) 미사일은 한 개에 54억원 수준이다.
사드는 적의 탄도미사일을 40~150㎞ 고고도에서 요격한다. 미사일 1기당 175억원에 달한다.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발사대 6기)의 요격 범위(최대 사거리)는 200km로 알려졌다. 사드는 2024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전쟁 당시에도 중동 이전 요구가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인도·태평양 일대 미군의 방공 자산이 반출될 경우 이 지역에 안보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마크 칸시안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사드와 패트리엇을 (중동에서) 더 많이 소모할수록 인도·태평양과 우크라이나에서 감수해야 할 위험은 더 커진다”고 지적했다. 대중국 억제력과 우크라이나 지원역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경기도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식별됐던 미군 대형 수송기들이 최근 줄줄이 한국을 떠난 것으로 파악되면서 주한미군의 방공자산이 중동으로 차출됐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최근 주한미군 포대나 방공무기 반출이 논란이 되고 있다”며 “정부는 주한미군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전적으로 기여하기를 기대하고, 또 지금까지 그래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기에) 주한미군이 자국의 군사적 필요에 따라 일부 방공무기를 반출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반대 의견을 내고는 있지만, 우리 의견대로 전적으로 관철할 수 없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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