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안보위기' 경계 격상…에너지 대응 수위 높아져
공공기관 차량 5부제, 8일부터 홀짝제 2부제로 강화
한국전력 손실·적자 폭 우려에 절전 당부 이어지고
추경안 시정연설서도 기름·비닐 언급하며 절약 주문
오일영 기후에너지환경부 기후에너지정책실장이 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오는 8일부터 공공기관은 2부제, 공영주차장은 5부제를 시행하고 민간은 자율적 5부제를 유지한다고 발표하고 있다.ⓒ뉴시스
중동발 에너지 수급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에너지 위기 대응이 교통과 전기 사용 등 생활 밀착 영역으로 넓어지는 양상이다. '자원안보위기'라는 표현까지 등장하며 경계 수위가 높아지고, 민간 차량에 대한 공영주차장 5부제와 출퇴근 시간대 노인 무임승차 제한 검토, 전기 절약 당부 등이 잇따라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사회적 연대와 자발적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 다만 대응의 무게는 점차 일상과 맞닿은 조치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0시를 기해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했다. 에너지 공급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정부는 18년 만에 공공기관 승용차 2부제 카드도 꺼내들었다.
이에 따라 오는 8일부터 현재 시행 중인 공공기관 차량 5부제는 홀짝제인 2부제로 강화되며,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공영주차장에는 5부제가 적용된다. 민간 차량은 자율적인 5부제가 유지되지만, 5부제 해당 요일에는 공영주차장 이용 시 5부제 적용을 받는다. 지방자치단체 단위를 넘어 전국적인 공공부문에서 고유가로 인한 승용차 2부제가 다시 시행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물론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 중동 리스크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편성 등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한 거시적 대응도 병행하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생활 밀착 영역과 맞닿은 조치들이 연이어 부각되고, 이 같은 흐름은 차량 부제에만 머무르지 않는 모습이다. 출근길 노인 무임승차 제한 언급도 이와 같은 흐름에서 등장해 고령층의 이동권과 복지 축소 논란으로 번지기도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자원위기 대응과 관련해 출퇴근 시간대에 한해 노인 무임 이용 제한 방안을 언급한 바 있다. 승용차 부제 확대에 따라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혼잡이 심화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취지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지난 26일 이에 호응해 "'노인 등의 무료 이용을 출퇴근 피크시간에 한두 시간만 제한하는 것은 어떤가. 연구해 보자'라고 하신 대통령의 말씀은 초고유가 시대, 국민들이 대중교통을 보다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을 조성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통뿐 아니라 전기 사용 문제도 전면에 부상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전기요금은 웬만하면 유지하려 한다 하면서도, 요금을 유지할 경우 한국전력 손실과 적자 폭이 커질 수 있다며 국민의 절전 협조를 요청했다.
또 최근 에너지 수급 불안으로 나프타 수급이 불안해지면서 종량제 봉투 부족 우려가 커졌고, 곳곳에서 사재기까지 벌어지고 있다. 전날 정부는 종량제 봉투 사재기 방지를 위해 1인당 구매량 제한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오자마자 구매 제한은 없다고 수습했지만, 일부 판매점에서 일시 품절과 판매 제한이 나타나는 등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이 대통령은 연일 절약 관련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에너지 절약과 대중교통 이용 등으로 불편을 감내하는 국민에게 감사의 뜻을 밝힌 데 이어, 이날 국회에서 열린 추경안 시정연설에서도 기름과 비닐까지 언급하며 절약을 거듭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위기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만큼, 긴 안목과 호흡으로 지금의 위기를 넘고 내일을 대비해야 한다"며 "기름 한 방울이라도 아끼고, 비닐봉지 하나라도 허투루 쓰지 않으며, 서로를 배려하고, 함께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더해질 때 위기의 터널을 안전하게 그리고 신속하게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서도 대중교통 이용, 생활 절전과 같은 일상생활 속 에너지 절약 실천에 적극 동참해 주시기를 간곡하게 호소드린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함께 아끼고, 함께 나누고, 함께 이겨내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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