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국가적 재난 상황이 왔을 때
국민은 다시 팔을 내밀 수 있는가
무너진 신뢰에는 그 어떤 백신도 효과가 없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병 속 액체 사이로 검은 물질이 떠다니고 흰색 이물질이 보인다. 공포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닌, 2021년 대한민국 온 국민이 팔을 걷어붙이고 맞은 코로나19 백신의 실제 모습이다.
지난 2월 23일, 감사원이 공개한 '코로나19 대응실태 진단 및 분석' 감사 보고서는 국민을 속였던 K-방역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질병관리청은 의료기관으로부터 총 1,285건의 백신 이물질 신고를 접수했다. 고무마개 파편이 835건으로 대다수였지만, 곰팡이·머리카락·이산화규소 등 '위해 우려'가 있는 이물질 신고도 127건에 달했다.
더 충격적인건 규모다. 위해 우려 이물질이 발견된 제조 환경에서 생산된 백신은 전체 접종량의 약 29.6%에 해당하는 4,291만 회분이었다. 그중 이물질 신고 접수 이후에도 아무런 조치 없이 계속 주사된 것만 1,420만 회분이다.
알고도 외면한 정부
매뉴얼에 따르면 이물질 신고가 접수되면 질병관리청은 즉시 식품 의약품안전처에 통보하고, 해당 백신의 품질 검사를 의뢰해야 한다. 하지만 질병관리청은 식약처에 단 한 건도 통보하지 않았다. 제조사에 "알아서 조사해보라"고 떠넘겼고, 그 사이 아무런 접종 보류 조치 없이 국민의 팔에 바늘이 꽂혔다.
몰랐던 것이 아니다. 알지 않기로 선택한 것이다.
선택지 없는 '자발적' 접종
정부는 '방역패스'를 만들어서 백신 접종 확인서 없이는 카페, 식당, 헬스장 어느 곳도 들어가지 못하게 막았다. 자라나는 청소년에게까지 확대 적용하여 학원과 독서실, 도서관 출입마저 차단했다.
백신 접종을 하지 않으면 사회에서 걸러지게끔 만들어 놓고 강제하지 않았다고 한다. 선택지를 없애놓고 자발적이라고 부른다. 참으로 세련된 강요이다.
백신 접종을 망설이는 사람은 '개인주의자'가 됐고, 이상반응을 호소하는 사람은 '음모론자'가 됐다. 방역수칙은 기준도 없이 바뀌었고, 혼란은 일상이 됐다.
책임지지 않은 자에게 더 넓은 책상을
정은경, 백신 이물질 신고가 쌓이고, 유효기간 만료 백신이 투여되고, 식약처 통보가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던 문재인 정부 시기 질병관리청을 이끌었던 사람이다.
2022년 퇴임 후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총괄 선대위원장을 맡았고, 2025년 6월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로 지명됐다. 배우자의 코로나 수혜주 투자 의혹이 불거졌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재명 정부 보건복지부 장관 자리에 앉았다.
잘못된 결정을 했으면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게 공직자의 기본이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는 그러한 자에게 더 넒은 책상을 줬다.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선례가 쌓이는 이 정권에서 다음 위기는 더욱 조용히 그리고 더욱 깊숙이 들어올 것이다. 다음 국가적 재난 상황이 왔을 때 국민은 다시 팔을 내밀 수 있을까.
뒤늦게 밝혀진 진실은 감사원 보고서 위에 검은 글씨로 쓰여져 있다. 그리고 무너진 신뢰에는 그 어떤 백신도 효과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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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채수 국민의힘 중앙대학생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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