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꺼진 거 아닙니다" S26 울트라, '사생활'과 'AI 비서' 사이 [체험기]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6.03.13 07:00  수정 2026.03.13 07:00

시야각 제한으로 강화된 프라이버시, 보안성과 사용성 사이의 절충

하드웨어 제어는 ‘빅스비’·연동은 ‘퍼플렉시티’, 에이전트별 특화 영역 뚜렷

생성형 AI의 높은 창작 활용도 UP…발열·초기 설정의 허들 공존

갤럭시 S26 시리즈 제품 이미지ⓒ삼성전자

사생활 보호 기능과 '에이전틱(비서형) AI'를 장착한 3세대 AI 폰 '갤럭시 S26 울트라'. 개인용 PC도 울고 갈 만큼 강력하고 다양한 AI 기능을 품은 장본인이다. 슬림한 실물을 손에 쥐니 가벼우면서도 단단한 그립감이 느껴졌다. 인기 색상인 '코발트 바이올렛' 모델을 일주일간 경험해봤다.


커튼 친 듯 어두워지는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모바일폰 최초라는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Privacy Display)' 기능이 가장 궁금했다. 상단 창을 내려 해당 기능을 켜자 얇은 커튼이 쳐진 것처럼 화면이 살짝 어두워졌다. 이리저리 좌우로 기울여보니 잘 보이던 화면이 측면에서는 폰이 꺼진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옆 좌석에서 "일부러 화면을 보려고 고개를 돌렸는데도 안보인다"고 반응했다. 앱 설정에서 '향상된 프라이버시 보호'를 켜면 더 안보인다. 그만큼 각도에 크게 영향을 받는데 무의식중에 스마트폰을 옆으로 옮겨놓으면, 나도 모르게 안보이는 화면을 보려고 고개를 크게 틀게 된다.


보안상 조심스러워 대중교통 이용 시 자제했던 금융 앱 확인, 사생활이 담긴 대화, 개인 작업 등을 한결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물론 바로 뒤에서 타인이 내 화면을 '직관'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Privacy Display)' 기능ⓒ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셔터만 눌렀을 뿐인데"…2억 화소·나이토그래피로 살아나는 디테일

삼성이 자랑하는 카메라 성능 검증을 빼놓을 수 없다. '갤럭시 S26 울트라'는 2억 화소 광각과 5000만 화소, 광학 줌 수준의 10배 줌 망원 카메라에 전작비 더욱 넓어진 조리개를 탑재했다. 해상도가 개선돼 공연장 끝자리나 학원 뒷좌석에서도 인물 표정이나 칠판 글씨를 비교적 선명하게 담아낼 수 있다.


촬영 기술에는 문외한이지만 이번 기회에 야간 촬영 최적화 기술인 '나이토그래피(Nightography)'를 시도해 봤다. 공연장 '포토 타임'에서 조명 장비가 세팅된 천장을 찍은 결과는 놀라웠다.


빛이 공기를 투과해 퍼지는 순간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음영이 도드라진 무대 장치의 질감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그저 셔터만 눌렀을 뿐인데 전문가가 된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나이토그래피(Nightography)' 기능. 음영이 도드라진 무대 장치의 질감 확인이 가능하다.ⓒ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남은 음식으로 복원"…사진 편집부터 삽화 생성까지 AI 창작 도구

'포토 어시스트(Photo Assist)'에서는 깜빡한 '맛집 인증샷'을 복원하는 복원하는 재미가 있다. 뷔페에서 절반 이상 비워낸 접시 사진을 띄운 뒤 원래대로 복원해달라고 하자 남은 음식을 토대로 수북이 접시를 채워줬다.


이번에는 인물 사진 옷을 바꿔달라고 하자 감쪽같이 다른 옷을 입혔다. 다만 한 번에 하나의 명령을 수행하며, 2가지 이상의 복합 명령은 알아듣지 못한다. 삼성이 향후 극복해야 할 과제다.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Creative Studio)'는 갤러리 사진 등을 토대로 나만의 개성 있는 스티커를 제작하거나, 텍스트를 입력해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 수 있다. 만들어두면 이모티콘 대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실제 '부모님 칠순에 어울리는 축하 배너'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니 포토샵으로 만든 것과 같은 고품질 이미지를 뚝딱 구현했다.


그림책에 넣을 삽화도 쉽게 만들 수 있다. 간단한 스토리를 입력한 뒤 생성을 누르면 요청에 부합하는 결과물이 몇 초 만에 나타난다. 실제 '도토리를 찾아 떠나는 다람쥐 여행' 스토리 삽화를 즉흥적으로 주문하자 여러 장이 5분 만에 제작됐다.


종이 문서를 디지털로 변환하는 '스캔(Document Scanner)' 기능도 진화했다. 상대적으로 뚜렷하게 텍스트를 포착해 가독성을 높였다. 이제 화질 탓을 하며 업무나 공부를 미루는 핑계는 통하지 않게 됐다.


'포토 어시스트(Photo Assist)' 기능. 절반 이상 비워낸 접시 사진을 남은 음식을 토대로 원래대로 복원한 모습. 완성도는 다소 떨어졌다.AI 이미지
"말만 해"…빅스비·퍼플렉시티·제미나이 'AI 에이전트' 경쟁

삼성은 갤럭시 S26 핵심 기능으로 '사용자의 맥락과 의도를 파악해 능동적으로 반응'하는 에이전틱 AI 기능을 앞세운다. 탑재된 세 가지 에이전트(빅스비·퍼플렉시티·제미나이)는 저마다의 특화 기능이 달랐다.


빅스비(Bixby)의 경우 기기 제어 영역에서 강점을 보였다. "하이, 빅스비"라고 호출하거나 측면 버튼을 누른 뒤 날씨를 묻거나 화면 밝기를 조정하면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특정 이메일 주소를 언급하며 "내일 오전 10시에 일정 있다고 메일을 보내줘"라는 복합적인 요청도 정확하게 수행했다.


퍼플렉시티는 서비스 연동 면에서 가장 영리했다. "우버로 여의도역 가는 택시불러줘" 라고 요청하자 "출발지를 현재 위치로 잡을까요?"라며 구체적인 픽업 장소를 되물었고 경로가 명확해지자, 즉시 우버 앱을 실행해 예상 경로와 금액을 제시했다. 사용자가 차량 서비스 종류와 결제 방식만 선택하면 호출이 완료된다.


반면 제미나이는 아직 베타(BETA) 단계 탓인지 '작업 처리 중'이라는 화면만 떠 사용자로 하여금 인내심의 한계를 경험하게 했다. 국내 앱인 카카오T는 현 시점까지 연동하지 못했다. 다만 제미나이 라이브를 통해 화면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대화하는 기능은 용이했다. 화면에 '택배 운송' 정보 사진을 띄우자 예상 도착을 가늠해줬다.


퍼플렉시티에 '여의도역 가는 우버 택시 불러줘'라고 명령하자 구현한 우버 앱 화면.우버 앱 캡처
"충전은 가점, 발열은 감점"…AI폰 성능의 명암

방열 제어 성능은 기대와 실제의 간극이 있었다. 울트라에 '베이퍼 챔버(Vapor Chamber)'를 탑재해 안정성을 높였다지만 기대와는 달랐다.


고사양 게임을 설치·실행하거나, 생성형 AI와의 실시간 대화에서 카메라 주변을 중심으로 발열이 느껴졌다. 겨울철 손이 시릴 때나 유용한(?) 이 기능은 고성능 AI폰이 해결해야 할 오랜 과제다.


다만 빠른 충전 기능은 이런 아쉬움을 상쇄한다. 타사 충전기로 30분간 충전하자 28%이던 배터리 잔량이 95%로 금새 차올랐다. 30분 새 70%에 가까운 배터리 잔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스마트폰 사용량이 잦은 사용자에게 큰 매력이다.


"가장 쉽고 직관적?"…잦은 오응답은 인내심 시험대

삼성은 S26을 첫 '에이전틱 AI폰'이라 명명하며 '역대 가장 쉽고 직관적인 갤럭시 AI 경험'을 강조한다. AI 기능을 단순 과시하는 것에서 나아가, 실생활에서 비서처럼 자유자재로 쓸 수 있도록 사용성을 개선했다는 의미다.


강조한대로 다양한 기능을 시도하고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확인하는 재미는 분명하다. 다만 '쉽고 직관적'이라는 홍보 문구에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갤럭시 S26 울트라 화면ⓒ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일단 초기 세팅 단계부터가 허들이다. 삼성 계정 가입과 구글 연동 등 필수 작업이 줄을 잇는데, 기성세대에게는 상당히 까다롭고 번거롭다. 초기 세팅을 더 간소화하거나 직관적으로 구현하기 힘들다면 처음부터 대화형 음성 안내를 탑재하는 것도 방법이다.


생성형 AI와의 대화에서 발생하는 오·미응답은 AI를 통한 편리함을 주기 보다는 인내심의 바닥을 먼저 경험하게 만든다.


간단한 기능 구현이나 단어 설명, 날씨 확인은 쉬운 편이나, 명령이 복잡해지면 중간에 말을 끊거나 음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엉뚱한 답변을 제공하는 경우가 잦다. 이런 지루한 시행착오를 기꺼이 감내할 주인을 만나야만 궁합이 맞을 듯하다.


"AI+프라이버시=최강?"…삼성 DX 운명 짊어진 '갤럭시 S26'

몇 가지의 아쉬움에도 사생활 보호 기능과 AI 성능을 개선한 점에서는 타사 기기와의 차별점이 뚜렷하다. 사전예약에서 최상위 라인업인 울트라 비중이 70%에 달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특히 이번 신작은 전 세트를 아우르는 DX 부문의 생존 여부를 짊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남다르다. 가전, TV 등의 부진이 뚜렷한 상황에서 스마트폰 신작 흥행은 삼성 에게 간절할 수 밖에 없다. DX부문 실적을 실질적으로 이끌기에 '맏아들' '가장'과도 같은 상징성을 지닌다.


경쟁사들의 AI폰 공세, 갤럭시 S26 시리즈 가격 인상 등 대내외적으로 녹록치 않은 여건에서 S26 판매고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에이전틱 AI'라는 승부수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다시 한번 '기술 삼성'의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갤럭시 S26 시리즈'는 '코발트 바이올렛', '화이트', '블랙', '스카이 블루' 4종의 색상이다. 삼성닷컴과 삼성 강남에서만 구매 가능한 전용 색상인 '핑크 골드'와 '실버 쉐도우'도 함께 출시됐다.


'울트라' 모델은 12GB 메모리에 256GB, 512GB 스토리지와 16GB 메모리에 1TB 스토리지를 탑재한 모델이 출시됐으며, 가격은 각각 179만7400원, 205만400원, 254만54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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