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날 휘두르는 '이정현 공관위'에…오세훈 추가 후보등록 멀어지나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6.03.17 00:10  수정 2026.03.17 00:10

'혁신 선대위' 두고 삐걱거리는 張·吳

현역 단체장 칼질 예고에 혼란 가중

"오세훈, 지도부 향한 신뢰 갖기 힘들 것"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영환 충북도지사에 대한 지방선거 공천 컷오프를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복귀한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을 향해 칼을 빼들면서 서울시장 선거 경선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동혁 대표와 오세훈 시장의 입장차가 뚜렷한 상황에서 공관위까지 마찰을 일으키면서 오 시장이 추가 후보 등록에 쉽게 나서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다는 지적이다.


공관위는 16일 서울시장 후보 추가 공천 접수를 받겠다고 공지했다. 이날 공고를 내고 17일까지 접수를 받은 뒤 20일에 면접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세 번째 후보 공모로, 오 시장은 △혁신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인적쇄신 등을 요구하며 두 차례 후보 등록에 응하지 않았다.


다만 오 시장이 이번 후보 등록에 나설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혁신 선대위 출범을 두고 지도부와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세훈 시장의 핵심 요구인 혁신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거듭 피력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아직 선대위를 논의하기는 이른 시기라고 생각한다. 보통 선대위는 공천이 끝난 이후에 구성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공천 후보자가 결정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대위원장이나 선대위 구성을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딱잘라 말했다.


또 "당이 (오 시장 외) 다른 (서울시장) 후보도 존재하는 상황에서 특정인을 위해 많은 편의를 제공하고 후보에게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공천이 공정성을 핵심으로 한다는 점에서 적절한지 의문이 든다"며 오 시장의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단 의지를 드러냈다.


당에서는 이 문제를 두고 오 시장 측과 물밑 조율에 나서고 있으나, 지도부는 선(先) 후보 등록 후 선대위 출범을 주장하는 반면 오 시장 측은 신뢰 문제를 거론하며 혁신 선대위가 우선 출범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개로 당내 여러 인사들이 지도부와 오 시장을 향해 각각 한 발씩 물러설 것을 주문하며 설득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적쇄신 부분에서는 어느정도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 또한 장 대표가 장고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면서 이견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부 최고위원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임기가 만료된 인적쇄신 대상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을 비롯한 대변인단의 재임명 보류를 결정했다. 여러 목소리를 듣겠다는 이유에서다.


이 가운데 당사자인 박민영 대변인 본인이 이날 페이스북에 "30대 당직자를 인적 '쇄신'하고 원로급 인사들을 데려와 '혁신 '선대위를 꾸리겠다니"라며 "그야말로 언어도단, 해외 토픽감 코미디"라고 오세훈 시장을 비롯한 개혁파 인사들을 겨냥해 비난을 쏟아내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여기에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혁신 공천'을 명분으로 현역·중진을 겨냥한 '컷오프'(공천 배제) 칼날을 들이밀기 시작하면서 오 시장이 결국 세 번째 후보 등록 역시 고사할 것이란 관측도 정치권 안팎에서 나온다.


앞서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김영환 도지사를 컷오프한 데 이어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이 같은 방식을 적용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이 부산시장 공천 방식에 '혁신 공천'이 필요하다 주장했는데, 현역인 박형준 시장과 주진우 의원 간 경선을 진행하는 대신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주 의원에게 단수공천을 주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 과정에서 이 위원장과 공관위원들이 이견을 보이며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박 시장이 "이정현 공관위원장의 당을 망하게 하는 행위"라고 반발했을 뿐만 아니라, 단수공천 대상으로 거론된 주 의원 본인조차 "경선을 진심으로 원한다. 경선을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하기도 했다.


결국 당내 파열음이 커진 만큼 이정현 공관위 체제가 유지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을 지켜보며 오 시장이 잡음이 정리될 때까지 후보 등록을 미룰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직 단체장들을 겨냥한 '칼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오 시장 또한 지도부에 대한 신뢰를 더욱 갖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오 시장이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당 분위기가 컷오프로 인해 다시 험악해지지 않았느냐"라며 "공관위의 박형준 부산시장 등에 대한 시도를 보면 지도부에 대한 신뢰를 갖기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